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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 선생 후임으로 KBS '전국노래자랑' 진행하게 된 김신영이 적임자인 이유

"송해 선생님의 후임이라 어깨가 무겁겠지만 잘해낼 것”

 

송해 선생 후임으로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게 된 김신영. 출처: 뉴스1
송해 선생 후임으로 '전국노래자랑'의 진행을 맡게 된 김신영. 출처: 뉴스1

“벌써 재밌다!” “노련미는?”

코미디언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한국방송1·KBS1) 진행자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청자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평소 김신영의 끼를 좋아해 온 시청자는 그와 참가자들이 벌일 티키타카(사람들 사이에 합이 잘 맞아 빠르게 주고받는 대화를 뜻함)를 머릿속에 그리며 <전국노래자랑>의 세대 통합을 기대한다. 반면, 송해 선생과 다른 ‘어린 김신영’의 농담을 주요 시청자인 어르신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제작진은 김신영한테서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한국방송>의 한 예능 피디는 <한겨레>에 “<전국노래자랑> 진행자는 멀리 내다보고 오래오래 진행할 뿐 아니라 경험을 쌓을수록 노련해지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해 선생의 34년 향기를 담고 가면서도 자신만의 향기를 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노래자랑> 김상미 책임 피디(시피)는 “대중들과 함께하는 무대 경험이 풍부해 새 진행자로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송해 선생님의 후임이라 어깨가 무겁겠지만 잘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영과 <전국노래자랑>의 궁합 포인트를 따져봤다.

김신영은 2018년 프로젝트 걸그룹 ‘셀럽파이브’로 활동하면서  연말 특집에 출연해 송해와 함께 무대에 섰다. 출처: KBS  캡쳐.
김신영은 2018년 프로젝트 걸그룹 ‘셀럽파이브’로 활동하면서 연말 특집에 출연해 송해와 함께 무대에 섰다. 출처: KBS <전국노래자랑> 캡쳐.

6살 때 참가자 인연이?

<전국노래자랑>은 가수 등용문이다. 임영웅이 2016년 ‘포천’편에, 별은 초등학교 5학년 때인 1994년 ‘서산’편에 출연했고, 장윤정은 8살 때인 1988년 ‘평택’편 예선에 도전했다. 현재 활동하는 가수 중에 <전국노래자랑> 참가자 경험자가 많다. 김신영도 이 프로그램과 인연이 깊다. 1989년 6살 때 아버지, 오빠와 팀을 이뤄 예심에 참가했다. 아버지는 김신영한테 개다리춤과 ‘ 숭구리당당춤’(코미디언 김정열이 유행시킨 춤)을 열심히 연습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결과는 땡! “아버지가 (긴장한 듯) 약주를 하시고 갑자기 뒤로 돌아 텀블링을 하는 바람에, 이후 숨이 차 노래를 잘 못 부르셨다.” (김신영) 그로부터 33년 뒤 김신영은 이 프로그램을 여닫는 역할을 맡게 됐다. 그는 “<전국노래자랑>의 시작과 끝을 제가 알린다는 게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힘든 어린 시절이 준 공감력!

“<전국노래자랑>은 참가자가 주인공이다. 진행자는 전국 팔도의 다양한 사연을 가진 참가자와 직접 만나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역할에 김신영은 적임자다.”

김상미 시피의 말이다. 39살 김신영은 송해 선생에 견줘 어린 편이다. 참가자의 인생에 공감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김신영은 진행을 맡은 소감을 묻자 “출연해주실 많은 참가자분께 인생을 배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인생과 견줄 수는 없겠지만, 그 나름대로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 아버지 사업이 기울면서, 초등학교 2학년 때는 한 학기 동안 이사만 8번 다닌 적도 있다. 비닐하우스에도 살아봤다. 전라남도 목포 외할머니댁, 경상북도 청도 친할머니댁에서도 지냈다. 김신영은 “힘든 유년시절은 지금의 김신영을 있게 했다”고 말해왔다. 할머니들과 보낸 경험이 <전국노래자랑>에도 보탬이 될 것이다. 다양한 방언 구사력과 친화력 등은 <전국노래자랑> 진행자로서 큰 자산이다. 김신영은 “참가자의 눈높이에 맞춰 동네 동생, 손녀, 이모가 될 수 있어서 (<전국노래자랑> 진행자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송해와 김신영 평행세계?

송해 선생과 김신영은 희극인이라는 점 외에도,  진행자로서 닮은 점이 많다. 출처: 뉴스1
송해 선생과 김신영은 희극인이라는 점 외에도, 진행자로서 닮은 점이 많다. 출처: 뉴스1

김상미 시피는 “송해 선생이 살아생전에 후임은 ‘희극인’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김신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했다. 송해 선생과 김신영은 희극인이라는 점 외에도, <전국노래자랑> 진행자로서 닮은 점이 많다. 둘 다 가수, 연기, 라디오 진행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동했다. 송해 선생은 1955년 창공 악극단에서 가수로 연예 활동을 시작했다. 악극단의 특성상 연기, 진행으로 영역을 넓혔다. 20~30년간 코미디언으로 활동했고, 17년간 택시운전사들을 위한 라디오 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를 진행했다. 김신영도 그 인생을 따른다. 2003년 <에스비에스>(SBS)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셀럽파이브, 트로트 가수 다비 이모 같은 캐릭터로 가수로도 활동했다 .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 > (문화방송)를 10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연기했다. 김상미 시피는 “송해 선생님이 처음 <전국노래자랑>을 맡았을 때도 라디오 프로그램 <가로수를 누비며>를 오래 진행하고 계셨다. 김신영씨 또한 매일 청취자들을 생방송으로 만나는 라디오 진행자여서 순발력과 성실성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신영이 만들어 갈 <전국노래자랑>은?

김신영이 만들어갈 <전국노래자랑>은 어떤 그림일까. 김상미 시피는 “지금껏 그래 왔듯이 최대한 시청자 여러분 가까이에서 여러분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를 만들 것이다”고 밝혔다. 김신영은 “<전국노래자랑>은 여러분의 호흡대로 갈 수 있는 프로그램, 전국 팔도 많은 분과 가장 가까이 소통하면서, 향토색을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 색깔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 여러분들이 ‘그만해라 재미없다’ 그러면 안 하고, ‘재밌네! 더해라’ 그러면 더하겠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유 퀴즈 온더 블록>에서 김신영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의지의 김신영이다. 실행력이 대단하다. 예능, 연기, 코미디, 다이어트까지 끝장을 보더라. 세상과 맞짱뜨면서 여기까지 왔다.”

한겨레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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