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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8월 24일 16시 33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8월 24일 16시 33분 KST

'공포 소설' 작가들은 무엇을 무서워할까?

공포소설 작가 다섯명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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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량특집’이라는 단어도 이젠 고리타분한 옛날 말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드문 드문 개봉하는 할리우드 공포영화만 가끔 찾는 요즘, 그럼에도 꾸준히 공포 소설을 써내고 있는 작가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단지 ‘무서운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보다 ‘현실적인 공포’를 고민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기로 했다.

 

작가에게 아래와 같은 공통 질문을 던졌습니다.

- 무서운 이야기에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게 된 이유는?
- 본인이 직접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 첫 작품은 어떤 내용이었는지? 쓰고 나서 기분이 어땠는지?
- 작품에 쓰이는 소재는 어디서 찾는지?
- 본인이 들어본 괴담, 전설 중에서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은?
- 요즘 본인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 한국에서 공포영화/소설이 인기 없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작품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계속 쓰는 이유는?
- 앞으로 공포 소설가로서 계획이 있다면?
-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공포 관련 컨텐츠 (영화, 만화, 소설, 게임 등)이 있다면?
- 본인에게 있어 ‘괴담‘이란? 그리고 ‘공포’란?
-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선민 (30대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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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이야기에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게 된 이유는?

그로테스크한 설정과 소재를 이용해 사회적 문제들과 어두운 측면을 드러내는 창작 방식이 좋았다.

 

- 본인이 직접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살면서 가장 집중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창작을 하는 일이 적성에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다양한 창작을 시도해 보았다. 대학교에 가서 영화도 찍어보고, 연극도 하고, 글도 썼다. 그 중에서 소설을 쓰는 게 제일 돈도 안 들고 가성비가 좋은 것 같아서 소설을 쓰게 됐다.

 

- 첫 작품은 어떤 내용이었는지? 쓰고 나서 기분이 어땠는지?

대학교 전공이 국문과였는데, 고전 수업 시간에 배웠던 것 중에서 콩쥐팥쥐 고전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시키는 기획 수업이 있었다. 그때 팥쥐를 주인공으로 콩쥐와 콩쥐 아버지, 팥쥐의 어머니의 관계에 대해 서술한 ‘그림자 공주’라는 단편 소설을 완성했었다. 학교 학사보에서 문학상을 받아 그 때부터 소설을 쓰면서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 작품에 쓰이는 소재는 어디서 찾는지?

주로 고전에서 많이 차용한다. 한국 신화, 민담, 전설, 구비 문학 등을 보면 우리가 모르는 재미난 소재들이 많다. 문제는 원전을 보면 내용들이 정리가 잘 되어 있지 않아 2차 가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중국과 일본의 자료들은 콘텐츠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2차 가공 소재들이 많은 편이다.

 

- 본인이 들어본 괴담, 전설 중에서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주 오래된 얘기보다 도시 괴담이 현실적으로 무섭게 다가왔다. 어디를 갔더니 납치당해서 사지가 잘리고 평생 앵벌이를 시키는 범죄조직이 있다던지 하는 진실과 괴담이 섞인 이야기가 가장 무섭게 다가온다.

 

- 요즘 본인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카카오 페이지에 곧 연재를 시작하는데 악플이 달릴까봐 무섭다. 다른 신작들을 보니, 오래 쓰신 기성 작가 분들 작품에도 악플들이 많더라. 악플이 만개쯤 달리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하면 밥이 안 넘어간다.

 

- 한국에서 공포영화/소설이 인기 없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르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구적 호러가 공포상황, 잔혹성 자체에 집중해 말초신경을 자극 한다면, 동양적 공포담은 괴이한 일이 발생하게 된 원인과 그 원인에 얽힌 이유에 더 집중하며 공포와 연민까지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한국에서 나온 공포 콘텐츠는 무서운 상황과 잔인한 장면 자체에 집중하는 서구적 호러에 가깝기 때문에 대중적 인기도가 낮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 작품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계속 쓰는 이유는?

종이책 단행본 출간을 목적으로 작품을 쓸 때는 사실 금전적 이득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종이책 자체를 많이 만들지도 않고, 잘 팔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계속 글을 쓰는 이유는 종이책 출간을 통한 작가 레퍼런스를 쌓기 위함이다. 책은 안 사지만, 책에 대한 권위는 인정하는 사회적 통념 때문에 종이책 작업 역시 필요하다.

 

- 앞으로 공포 소설가로서 계획이 있다면?

‘괴이 학회’ 라는 괴담, 공포 전문 출판 레이블을 만들었으니 열심히 앤솔로지와 관련된 중·단편집 들을 제작해서 출간할 계획이다. 이 분야를 들여다보면 좋은 작품과 멋진 작가님들이 많은데, 마이너한 장르라는 인식 때문인지 책을 제작하는 출판사가 거의 없다. 앤솔로지 시리즈가 잘 되서 괴담, 공포, 호러 분야의 콘텐츠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 앤솔로지 (Anthology) : 시나 소설 등의 문학 작품을 하나의 작품집으로 모아놓은 것.

 

-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공포 관련 컨텐츠 (영화, 만화, 소설, 게임 등)이 있다면?

나홍진 감독의 <곡성>은 미스터리 스릴러로 선전이 되었지만, 전형적인 호러 장르 콘텐츠다. <곡성>을 공포, 호러 영화라고 생각하고 다시 보면 신선한 느낌으로 접근할 수 있다.

 

- 본인에게 있어 ‘괴담‘이란? 그리고 ‘공포’란?

괴담은 그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통로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무의식 속에 자리 잡은 사회적 문제들이 무서운 이야기라는 배출구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이다. 공포는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힘에 짓눌린 상황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감정이다. 공포를 통해 사회는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되고 이를 괴담이라는 형식으로 풀어낸다고 생각한다. 괴담의 이면을 잘 들여다보면 그 시대 사람들의 화두와 관심사, 사회적 문제들을 읽을 수 있다.

 

-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서운 이야기와 유머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유머 없이 무서운 감정을 쏟아내기만 하면 아무도 그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무서운 이야기를 보는 이유는 공포를 친숙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공포물의 매력을 더 느끼고 싶다면 그 작품 속에 숨어 있는 유머코드를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김선민 작가가 집필한 소설 '파수꾼들'

 

 

 

배명은 (30대 / 호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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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이야기에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게 된 이유는?

얼마 전에 호러를 좋아하는 분들과 모여서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데 서로 “으악, 무서워!” 하면서도 웃고 있는 모습에 ‘이런 재미로 글을 쓰는가 보다.’ 라고 생각했다.

 

- 본인이 직접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내가 무서워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무서워하는 것은 이런데, 이걸 이렇게 쓰면 어떨까? 이렇게 해서 시작하게 됐다.

 

- 첫 작품은 어떤 내용이었는지? 쓰고 나서 기분이 어땠는지?

중국으로 신혼여행을 가서 아내가 납치 되는 단편소설이었다. 괴담을 모티브로 해서 쓴 건데, 무척 짧은 시간에 썼었다. 그땐 내가 원하는 글을 단시간에 쓸 수 있다고 자신했고, 지금도 그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어설픈 문장과 내용으로 쓴다면...

 

- 작품에 쓰이는 소재는 어디서 찾는지?

토속적인 호러를 쓰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항목들을 찾아 읽는다. 그곳에서 무속 신앙, 민간 신앙이나 세시풍속 관련 항목들을 보면서 신기한 게 있으면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 소재로 쓴다.

 

- 본인이 들어본 괴담, 전설 중에서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은?

어느 밤, 주인공이 산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불이 켜진 집을 발견하고 주인장이 내어준 음식을 아주 맛있게 먹었는데 알고 보니 그 음식이 인간의 살이나, 장기였다. 라는 종류의 이야기를 무서워한다. 귀신보다 무서운 인간이라는 설정과 인육은 현실에 정말 있고, 내가 마주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까. 같은 이유로 납치되어서 장기가 밀매되는 이야기도 너무 무섭다.

 

- 요즘 본인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요 몇 달 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더워서 그랬는지, 슬럼프였는지 잘 모르겠는데, 그래도 잘 하는 게 글 쓰는 일인데 그마저도 못쓴다면 어떻게 하나 싶어서 무서웠다.

 

- 한국에서 공포영화/소설이 인기 없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왜 돈을 내고 봐야하지?’ 라는 생각과 함께 ‘뻔하다.’ 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갈수록 변화와 자극적인 요소를 찾는데서 발생한 생각 같다. 또한 미국과 우리나라의 공포는 정서적인 면에서도 큰 차이가 있기에 다를 것 같다. 미국은 그저 이유 불문 무차별 살인이지만, 우리나라는 인과응보라는 개념의 내용과 그 속에서 오는 교훈을 주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뻔하다, 재미없다 등과 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나 싶다.

 

- 작품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계속 쓰는 이유는?

글을 쓰다가 한 번 막히면 그걸 깨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 시간동안 ‘내 글 구려 병’으로 좌절감과 다른 작가를 부러워하면서 다시는 글을 쓰지 못할 거라는 불안감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내가 잘 하는 게 글 쓰는 일이라서 그만두질 못한다.

 

- 앞으로 공포 소설가로서 계획이 있다면?
단편으로 한정짓지 말고 장편을 써서 한권의 책으로 내는 것이 계획이다. 많지 않지만, 공모전에도 도전하고 또 이번 ‘괴이 학회’ 관련 프로젝트의 다음 앤솔로지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제일 중요한 건 호러를 포기하지 않는 것이고.

 

-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공포 관련 컨텐츠 (영화, 만화, 소설, 게임 등)이 있다면?

영화로는 정식, 정범식 감독의 <기담>, 만화로는 이마 이치코의 <백귀야행>과 유키 미도리카와의 <나츠메 우인장>을 추천한다. 서정적이면서도 잔잔한 내용과 호러가 어우러지는 내용이라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울기도 했다.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서.

 

- 본인에게 있어 ‘괴담‘이란? 그리고 ‘공포’란?

괴담은 주위에서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소문같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너 그 얘기 들어봤어? 어디서 일어난 일인데...” 라면 독자들은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에 반해 공포는 작가가 만든 글의 세상에서 독자들이 이입해서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작가가 가이드로 깃발을 들고 “독자님들 자, 저를 따라 이곳으로 오세요!”, 이런 식으로.

 

-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혀 무섭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호러 작가들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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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란 (위기의 중년 /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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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이야기에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게 된 이유는?

글을 쓰고자 검색을 했는데 중고등학생 위주의 글쓰기 카페가 대부분이어서 어쩔 수 없이 성인들 비중이 높은 유령의 공포문학에 가입했다. 누가 누가 더 무서운 이야기를 쓰나 경쟁이 붙길래 동참했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본인이 직접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삶이 너무 지루했다. 나에게는 활력소가 필요했다.

 

첫 작품은 어떤 내용이었는지? 쓰고 나서 기분이 어땠는지?

첫 작품이 어떤 글이었는지도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아마 두 노파에 관한 이야기였던 거 같은데 분명 공포물은 아니었다.


- 작품에 쓰이는 소재는 어디서 찾는지?

나에겐 일상이 공포다. 그러기에 일상적인 것에서 주로 찾는다. 인터넷 검색만 해도 공포가 넘쳐난다.

 

- 본인이 들어본 괴담, 전설 중에서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은?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 물귀신이 되면 물 속에 서 있다는 이야기가 가장 무서웠다. 일단 상상해보라. 얼마나 무서운지. 근데 이게 나름 과학적 이유가 있는 이야기라고 한다.

 

- 요즘 본인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곧 부과될 전기세 고지서가 가장 무섭다. 여름 내내 15시간 씩 에어컨을 돌렸다.

 

- 한국에서 공포영화/소설이 인기 없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전설의 고향>이 한 몫 하지 않나 싶다. 공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전설의 고향은 나 어릴 때도 ‘유치하다’, ‘안 무섭다.’ 라는 이야기를 허세삼아 떠벌이고 다녔다. 한국의 공포는 소복에 산발한 귀신부터 떠오르다보니 남부끄러운 취향 같은 이미지가 좀 있다.

 

- 작품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계속 쓰는 이유는?

삶에 치여 글을 쓸 여유가 없는 것. 아무 소재도 떠오르지 않는 것. 그럼에도 나는 ‘관종’이라 글을 쓴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재미있다고 해주는 게 좋다.

 

- 앞으로 공포 소설가로서 계획이 있다면?

작품 활동을 거의 못하고 있는 처지라 일단 쓰기나 하자는 계획을 갖고 있다.

 

-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공포 관련 컨텐츠 (영화, 만화, 소설, 게임 등)이 있다면?

요즘 공포 웹툰이 많다. 꽤 재미있고 정통 호러부터 코믹 호러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원하는 대로 골라보면 된다.

 

- 본인에게 있어 ‘괴담‘이란? 그리고 ‘공포’란?

괴담은 소재. 공포는 현실.

 

-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포 소설을 읽는다고 부끄러워 할 필요 없다. 많이 읽어 주세요~

 

사마란 작가가 단편 [그네]로 참여한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



엄길윤(38세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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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이야기에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게 된 이유는?

무서운 이야기에 흥분과 쾌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것들이 공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 본인이 직접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그럴듯한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 첫 작품은 어떤 내용이었는지? 쓰고 나서 기분이 어땠는지?

악마 숭배자들이 인신 공양을 하는 이야기였다. 다 쓰고 나서 몹시 실망했던 기억이 난다. 제 자신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해서 그랬다.

 

- 작품에 쓰이는 소재는 어디서 찾는지?

인터넷에서 찾는다. 기본적으로 인터넷 소문이라는 게 예전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무서운 이야기들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 그 과정에서 없던 설정이 덧붙여지기도 하고, 아예 새로운 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 본인이 들어본 괴담, 전설 중에서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은?

어떤 사람이 야근하다 화장실에 들어왔는데 문 밑으로 왼팔 두 개가 쑥 들어와 주변을 더듬었다는 괴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게 무서운 이유는 왜 같은 팔 두 개가 들어왔을까 상상력을 자극하고 끝내 정체가 밝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 요즘 본인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긋나는 게 제일 무섭다.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니까.

 

- 한국에서 공포영화/소설이 인기 없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장르 소설 시장이 미국처럼 다방면으로 활성화되어 있지 않고, 사회 분위기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공포영화/소설이 생산성 없는 저질 문화라고 생각했다면, 요새는 현실이 더 무섭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 작품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계속 쓰는 이유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게 제일 어렵다. 그래서 새로운 이야기를 쓰는 데 성공하면 깊은 행복과 성취감을 느낀다.

 

- 앞으로 공포 소설가로서 계획이 있다면?

개인 공포 단편집을 준비 중이다. 공포 및 괴담은 아무래도 현재 장르 시장에서 장편으로 연재하거나 종이책으로 내기가 쉽지 않다.

 

-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공포 관련 컨텐츠 (영화, 만화, 소설, 게임 등)이 있다면?

게임 ‘이블 위딘1’과 ‘SOMA’를 추천한다. ‘이블 위딘1’은 공포의 한 장르인 ‘고어’에 충실하고, ‘SOMA’는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공포를 묻는다. 무엇보다 게임이라는 특성상, 직접 플레이함으로서 상당한 몰입감을 얻을 수 있다.

 

- 본인에게 있어 ‘괴담‘이란? 그리고 ‘공포’란?

삶이자 휴식처. 예부터 사람들이 무서운 이야기를 함으로써 일종의 안도감을 얻은 것처럼.

 

-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포를 즐겨 달라. 공포는 흥미롭고 즐거움이 가득한 감정이다. 적어도 현실이 아니라면.

 

 

엄길윤 작가가 집필한 소설 '멸종'

 

 

엄성용 (30대 / 서비스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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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운 이야기에 지속적으로 관심 가지게 된 이유는?

어릴 때부터 남들과는 다른 그런 상황들을 겪어왔고,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내 성향과 맞물려 무서운 소재가 주가 되어 버렸다.

 

- 본인이 직접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사실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었지만, 여의치 않아 소설로 방향을 바꿨는데 죽 이어온 케이스다. 물론 무서운 이야기를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게 이유다.

 

- 첫 작품은 어떤 내용이었는지? 쓰고 나서 기분이 어땠는지?

악마와 거래하는 소심한 학생의 복수극. 고등학교 때 쓴 건데 그게 반 아이들 모두에게 돌려 읽어지고 당시 선생님까지 봐 버렸다. 기분이야 뭐, 당시에는 창피했다.

 

- 작품에 쓰이는 소재는 어디서 찾는지?

주 소재는 모두가 아는 괴담이다. 보편적인 게 가장 대중적이라 믿는 주의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에 교묘히 접목해 비틀고 꼬는 걸 즐긴다.

 

- 본인이 들어본 괴담, 전설 중에서 가장 무섭다고 생각했던 것은?

붉은 눈 괴담. 누가 지켜보고 있다는 관음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과 공포가 가장 잘 드러나는 괴담이라 생각한다. 마무리도 절망적인 임팩트가 강하고.

 

- 요즘 본인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항상 나는 현실이 가장 무섭다고 느낀다. 지금 이 현재 상황. 특히 지금처럼 공격적인 성향이 서로 맞부딪히며 폭력적인 시너지를 내고, 모 아니면 도라는 답을 내지 못 하면 가차 없이 탈락시켜 버리는 상황이 정말 무섭다.

 

- 한국에서 공포영화/소설이 인기 없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2000년대 초반 엽기와 괴담이 유행했을 때, 중구난방 무수한 괴담과 공포 글들이 쏟아졌는데 반짝 유행을 탔다. 그때 쉽게 소모된 경험이 무서운 이야기나 호러는 질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자리 잡게 만들었다고 본다. 미국이나 일본이 커다란 장르적 성취를 이룬 건 탄탄한 지지자들이 함께 한 그 역사가 있어서이다. 우리도 수십 년 한 우물을 팠다면 분명 고유한 시장을 만들 수 있었는데, 아직 새내기다. 그것도 첫 걸음을 잘못 시작해 오해를 받는 새내기 말이다.

 

- 작품을 쓸 때 가장 어려운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계속 쓰는 이유는?

생각을 표현한다는 부분은 아주 어려운 부분이다. 가독성, 재미, 주제, 소재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모든 창작자들이 다 그런 고통을 겪을 거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작을 놓지 않는 건 당연하다. 누군가는 내 이야기를 재밌게 보니까. 내 의견이 아니라 모두가 같은 생각이라 본다. 보라고 쓰는 거고 재밌으라고 쓰는 거지.

 

- 앞으로 공포 소설가로서 계획이 있다면?

‘괴이 학회’ 두 번째 작품을 준비 중이다. 작품은 꾸준히 쓰고 있으며, 개인 단편을 모아 연작 장편으로 변환하는 일이 있고, SF가 가미 된 중편 호러도 구상 중에 있다. 시나리오 작업도 틈틈 진행 중이다.

 

- 독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공포 관련 컨텐츠 (영화, 만화, 소설, 게임 등)이 있다면?

기시 유스케 작 <검은 집>. 일본 소설인데 몰입도가 장난 아니다. 사실 ‘무섭다.’라고 느끼는 부분이 많이 없는 편인데, 거의 유일하게 이 작품은 무섭다고 느꼈다. 단, 소설에 한정이다.

 

- 본인에게 있어 ‘괴담‘이란? 그리고 ‘공포’란?

괴담은 비현실적인, 공포는 현실적인.

 

-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공포는 모두에게 평등한 장르다. 호불호가 없다. 수위와 강도의 문제이지, 무서운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관심 가져주시고 봐주셨으면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모두가 재밌게 볼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

 

엄성용 작가가 원작가 이자 시나리오를 집필한 오디오클립 '인형괴담'

 

*이 글은 트웬티스 타임라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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