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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롯데택배 노동자가 숨졌다.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노동자의 죽음은 올해 벌써 16번째다

바로 지난달 정부가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소용이 없었다.

자료사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차장에 롯데택배 차량이 주차돼 있다. 2020.10.28
자료사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차장에 롯데택배 차량이 주차돼 있다. 2020.10.28 ⓒ뉴스1

30대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 택배노동자가 숨졌다. 이번에도 과로사로 추정된다. 올해 과로사로 보이는 택배노동자만 16명이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롯데택배 수원 권선 세종대리점 소속 34살 남성 A씨가 지난 7월1일 입사한 뒤 과로에 시달리다 전날(23일) 사망했다.

키 190cm에 몸무게 110kg로 건장했던 A씨는 입사 5개월 만에 몸무게가 20kg 가까이 빠졌다. 몸을 돌볼 틈 없이 바빴던 A씨는 평소 가족들에게 ‘그만두고 싶다‘, ‘너무 힘들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대책위는 A씨가 매일 아침 6시에 출근해 밤 9~10시에 퇴근하면서 14~15시간 장시간 노동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책위가 공개한 A씨의 생전 메신저 내용에서 그의 평소 업무량을 짐작할 수 있다. 

A씨는 생전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과도한 업무량을 토로했다.
A씨는 생전 지인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과도한 업무량을 토로했다. ⓒMBC

고인은 지난달 지인과 나눈 대화에서 ”뭔가 마음이 급하다”고 하소연했고, 지인은 “300개 근처 때로 가면 쫄려”라고 그를 다독인다. 다음 달에도 A씨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숨지기 약 일주일 전인 지난 15일 A씨는 오후 6시24분쯤 지인에게 “152개”, ”오늘도 300개 넘음”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롯데택배는 과로사 주장에 대해 일단 반박하는 모습이다.

롯데택배 측은 한겨레에 ”고인은 하루 평균 270~280개 물량을 배송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자세한 내용은 파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롯데택배는 스스로 마련했던 과로 방지 대책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롯데택배가 약속했던 분류작업 인력이 단 한명도 투입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정부가 1일 작업시간과 심야배송을 제한하는 등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부랴부랴 내놨지만 한 달 만에 비극은 또다시 반복됐다.

A씨뿐만이 아니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7일에는 부산 롯데택배에서 택배노동자가 배달 중 쓰러졌고, 14일에는 한진택배 택배노동자가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고 여전히 누워있다. 그리고 지난 22일에는 로젠택배 택배노동자가 레일에서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도 있었다.

도혜민 에디터: hyemin.d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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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택배 #롯데 #과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