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적인 남성용 경구피임약 개발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성별 간 피임법 격차가 62년 만에 없어질지도 모른다. 

필요할 때마다 섭취할 수 있는 이 피임약은 섹스 직전에 복용하면 되며, 24시간 동안 생식 단백질을 차단한다. 과학자들은 남성용 피임약이 여성들이 지난 60년 동안 매일 복용해 온 약보다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약을 쥐에 실험해 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로니 레빈 교수는 "인간에게 더 적합한 sAC(가용성 아데닐릴 고리화효소) 억제제를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마침내 여성이 호르몬 대혼란을 겪지 않고, 남성에게 피임 지휘봉을 넘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도 모른다. 영국 최고의 성 건강 플랫폼인 '더 로우다운(The Lowdown)'의 설립자 앨리스 펠턴은 지금이야말로 피임법에 진전이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60년간 피임 혁신은 매우 적었다. 지금이 새로운 남성용 피임 방법을 개발해야 할 때다. 현재 남성에게 주어진 피임 선택지는 콘돔이나 정관수술뿐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여성들은 피임에 대한 책임을 졌고, 그 결과로 부작용 등을 겪어야만 했다"라고 덧붙였다.

사람들은 실제로 이 혁신적인 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모두가 이 약에 열정적일까?

통계는 적잖이 놀랍다. 남성들은 여성들이 십수 년 동안 겪었던 부작용이 자신에게 현실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커플 바이브레이터의 선두 제조업체인 위바이브(We-Vibe)와 하버드 이노베이션 랩(Harvard Innovation Lab)의 미국 기관인 YLabs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남성의 78%, 영국 남성의 65%가 가능하다면 피임약을 복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요한 건 47%의 영국 남성이 피임약의 부작용을 용인할 의지가 없다고 밝혔다는 점이다. 특히, 성욕에 영향이 있다면 말이다.

영국 남성이 꼽은 피임약에 대한 주요한 두려움은 '알려지지 않은 장기적 영향'(28%)과 '부작용'(22%)으로, 사실은 두 가지 모두가 여성용 피임약으로부터 발생해왔던 증상이다.

영국 남성의 대다수(67%)가 남성용 피임법이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지만, 매일 복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4분의 1 미만(22%) 이었다.

위바이브 연구에 참여한 여성들은 파트너가 정기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을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파트너에게 약을 먹으라고 말할 것이지만, 정말 (지금 시점의 파트너가) 피임이 가능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호르몬성 피임약을 수년간 먹고 부작용을 경험했기에 그만두고 싶지만, 파트너가 피임약을 항상 복용할 것이라고 쉽게 믿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마음의 평화를 위한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술을 마신 후에 약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복용하는) 타이밍이 변수겠지만, 나는 남성용 피임약을 먹을 것이다. 약이 알코올 등과 함께 섞이면 잘못된 시점에 (피임 효과가) 작동하거나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정관 수술이라는 선택지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남성용 피임약을 복용하고자 하는 사람도 있었다. 트레콸티스타 컨설팅(Trequartista Consulting)의 설립자 크리스 윌슨은 "어렸을 때 나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들에게 감사를 느끼지 못했다. 그게 그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빠가 된 이후로, 나는 내 아내가 불필요한 호르몬 변화를 겪지 않도록 정관수술을 하고 싶었다. 남성용 피임약은 한 알로 피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라고 허프포스트 UK에 전했다.

남성용 경구 피임약은 그 획기적인 개발 과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초기 단계에 놓여 있다. FDA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위의 통계에서 보이는 이중잣대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허프포스트 영국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