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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상식이 통하는 나라인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절규하며 무릎까지 꿇던 그 시각, 국민의힘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유가족은 대통령실에 면담을 신청했으나, 한 달여 넘게 회답은 오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1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유가족 간담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 7인은 전원 불참했다. ⓒ뉴스1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1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유가족 간담회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 7인은 전원 불참했다. ⓒ뉴스1

"유족들이 호구로 보이십니까."

1일 국회를 찾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정치권을 향해 '눈물 섞인 질타'를 쏟아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준비모임' 소속 희생자 유가족 20여명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3당 소속 위원들로만 진행됐으며,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위원 7인은 전원 불참했다.

유가족들은 1시간 가량 진행된 공개 발언에서 정부·여당의 미흡한 후속 조처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희생자 배우 이지한씨의 부친 이종철씨는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때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보겠다고 했는데 이게 공정과 상식인가"라며 "나라의 어버이로서 자식들이 158명이나 죽었는데 이게 상식이 통하는 나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날 특위에 불참한 국민의힘을 향해 "윤 대통령 사저 집들이는 참석하시고 왜 우리는 외면하느냐"며 비난했다.

이태원 참사 직후 유족들이 사망한 가족의 시신을 찾아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는 대목에서는 회의장이 울음바다로 변하기도 했다. 

이씨는 유가족이 대통령실에 면담을 신청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회답이 오지 않았다면서 "우리 유족들이 호구로 보이시느냐", "저희도 똑같이 세금을 내는 국민"이라고 울음을 터뜨렸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1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유가족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1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유가족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1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유가족 간담회에서 무릎을 꿇고 절규하고 있다. ⓒ뉴스1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이 1일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유가족 간담회에서 무릎을 꿇고 절규하고 있다. ⓒ뉴스1

희생자 박가영씨의 모친 최성미씨는 2014년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희생자 부모를 위로했던 때를 언급하면서 "저는 세월호 엄마 손을 잡고 힘내시라고, 세월이 약이라고 정말 마음 깊게 위로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제 입을 찢고 싶다. 가슴을 찢고 싶다"고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 끝나지 분노해달라. 끝까지 정부가 하는 일을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들은 특위에 △국회 내 희생자 추모공간 설치 △국정조사 기간 유가족 소통 공간 마련 △유가족이 추천하는 전문위원 및 전문가 국정조사 참여 △국정조사 진행경과 설명 및 자료 제공 △국정조사 전 과정 유가족 참여 보장 △행정부 차원의 희생자 추모공간 및 유가족 소통공간 마련 6가지 요구사항을 요구했다.

우상호 특위 위원장은 "국조특위의 설립목적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소재 규명, 재발방지대책에 있다고 규정돼 있다"며 "각각 위원님들이 최대한 능력을 발휘해서 여러분들의 염원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우 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이날 불참한 것에 대해 "적어도 유가족을 만나는 자리만큼은 정쟁과 무관하게 만났어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점에서 위원장으로서 유감을 표시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향해 "국조와 연관해 거취 문제가 거론되는 것조차 부끄러운 일"이라며 "당장 물러날 수 없다면 국조가 끝나고 사퇴하겠다는 약속이라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자진사퇴를 거듭 압박했다.

 

최동현 기자,전민 기자,강수련 기자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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