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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의 익숙한 공식 포스터 속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대반전'의 정체가 밝혀졌는데 전혀 상상도 못했다

'이웃집 토토로'의 원형은 1975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그린 3장의 이미지였다.

이웃집 토토로 한국 포스터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이웃집 토토로 한국 포스터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1988년 공개된 스튜디오 지브리의 히트작이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 '이웃집 토토로'는 한국인에게도 친근하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이자 캐릭터다.

그런데 '이웃집 토토로'의 대표적인 이미지이자 공식 포스터 속 '대반전'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고 있는가? 

1988년 공개된 '이웃집 토토로'의 대표 이미지 출처 : 안도 켄지
1988년 공개된 '이웃집 토토로'의 대표 이미지 출처 : 안도 켄지

지브리 공식 사이트의 작품 소개에도 사용되고 있는 이 공식 이미지는 수차례 여러 곳에서 공개됐는데 많은 사람들이 사실 토토로 옆에 서 있는 소녀가 누구인지 막상 모른다. 대부분 그냥 주인공 자매인 메이나 사츠키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는데, 막상 그 둘 중 누구냐라고 물으면 말문이 막힌다.

허프포스트 일본판의 뉴스룸 기자들에게도 의견을 물었다. 대부분 "주인공 메이 아니야?"라고 말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보면 이 소녀는 메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사츠키도 아니다.

이 소녀는 극 중에 등장하는 메이나 사츠키와 비교해 보면 미묘하게 모습이 다르다. 얼굴은 메이와 비슷하지만 연령은 좀 더 높은 것 같다. 복장은 오렌지색 멜빵 치마로, 극 중에서 사츠키가 입고 있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대체 누구란 말인가? 

이웃집 토토로 메이와 사츠키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이웃집 토토로 메이와 사츠키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결과적으로 스튜디오 지브리 홍보부는 이렇게 답했다. "이미지 속 소녀는 사실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다. 사실 너무 오래전 그려진 그림이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메이와 사츠키의 특징을 합친 '가상의 소녀'다." 왜 그런 선택을 한 것일까? 자료를 살펴 본 결과 흥미로운 결론이 나왔다.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이웃집 토토로'의 원형은 1975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그린 3장의 이미지 보드였다. 이때 이미 버스 정류장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는 소녀와 머리 위에 잎을 얹은 수수께끼의 생물이 그려져 있다. 

원래 그림책으로 제작할 생각으로, 주인공 소녀는 1명뿐이었다. 하지만 1979년도에 TV 특별 프로그램으로 기획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가 한 번 무산됐다. 그리고 1986년 말부터 '이웃집 토토로' 제작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이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한 명이던 주인공을 두 명으로 늘리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유를 알고 보면 사소하면서도 빵 터진다.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당시 '이웃집 토토로'와 동시 상영 예정이던 작품 중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반딧불이의 묘'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그런데 '반딧불이의 묘'의 상영 시간이 원래 '이웃집 토토로'가 계획하던 상영 시간보다 길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에게 경쟁심을 보이며 '작품을 길게 할 방안이 없을까' 고민했다. 

반딧불이의 묘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반딧불이의 묘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주인공을 자매로 만들어 총 애니메이션의 분량을 늘리는 선택을 했다. 즉, 메이와 사츠키 자매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지기 싫어하는 성격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1987년 여름경에 '이웃집 토토로'의 포스터 원화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그렸다. 당시 '이웃집 토토로'의 제작 담당자였던 키하라 코츠키에 따르면 원래는 토토로 옆에 사츠키가 서 있는 이미지가 여러 개 그려졌다.

결국 제3안이었던 현재의 이미지가 메인으로 결국 채택됐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도 주인공을 자매로 변경하면서 과연 메인 이미지에서 사츠키 혼자 토토로 옆에 있는 게 좋을까라고 고민하며 사츠키와 메이의 특징이 섞인 소녀를 그린 것으로 추측된다.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키하라는 "이 이미지 속 소녀를 메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사츠키라고 생각하는 사람 등이 있지만 사실 어느 쪽도 아니라고 할 수도, 또는 두 캐릭터가 다 섞인 인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를 공식 포스터로 사용한 건 '이웃집 토토로'가 전대미문일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이웃집 토토로의 한 장면 출처 : 스튜디오 지브리

흥미로운 사실은 '이웃집 토토로'가 공개된 당시에는 스튜디오 지브리에 '포스터의 소녀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키하라는 이에 대해 허프포스트 일본판에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지금처럼 인기 있는 작품이 아니었다. 그래서 포스터 속 소녀의 캐릭터가 그렇게 눈길을 끌거나 많은 사람이 신경을 안 쓴 것 같다." 

현재 '이웃집 토토로'는 일본에서 여러 번 TV에서 방영하며 오히려 개봉 당시보다 더 큰 인기를 오랫동안 누리고 있다. 이제서야 공식 포스터 이미지 속 소녀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는 것도 그 인기를 반영하는 셈이다. 

 

 

 

*허프포스트 일본판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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