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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반지하 살던 일가족의 사망 : 40대 여성이 70대 모친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우리의 마음을 너무 먹먹하게 만든다

사회가 막을 수 있었던 참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간밤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8.9/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간밤 폭우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다세대 주택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8.9/뉴스1

"엄마 물살에 현관문이 닫혀버렸는데 수압 때문에 안 열려"

지난 8일 오후 관측 사상 115년 만에 기록적 폭우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참변을 당한 작은 딸은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에게  울먹이며 전화했다. 이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 가족 3명이 빗물에 고립돼 목숨을 잃었다. 이곳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침수 피해 현장으로 방문한 곳이다. 

중앙일보 10일 단독 보도에 따르면, 40대 자매의 어머니는 "둘째 딸이 내 병원 일정에 맞춰 하필 이날 휴가를 냈다"며 "병원에 입원하지만 않았어도 얘는 (회사로 출근해) 살았을 텐데 난 엄마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어머니는 8일 오전 대학병원에 입원해 화를 피했다. 발달장애가 있는 큰딸 A씨(48)와 작은딸 B씨(47), B씨의 딸(13)은 거센 폭우로 갑자기 집안에 들이닥친 물살을 피하지 못하고 고립돼 참변을 당했다.

작은 딸 B씨는 외국계 의류 유통업체 노조 전임자로 일하며 다운증후군이 있는 언니와 딸, 노모를 돌보며 생계를 책임졌다.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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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과 함께 일했던 동료들도 죽음을 추모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서비스연맹)은 "언제나 밝게 웃던 부장의 비보에 서비스연맹의 많은 이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며 "남은 가족들의 슬픔을 감히 헤아릴 수도 없다"고 애도했다. 서비스연맹은 고인이 성실하고 따뜻한 조합원의 울타리였으며, 노동자가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던 훌륭한 활동가이자 귀한 동지였다고 소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SNS를 통해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장 의원은 "반지하 방에서 딸과 발달장애인 언니, 편찮으신 어머니를 돌보며 살던 여성노동자의 삶, 동생 가족과 함께 살아온 장애여성의 삶, 엄마와 이모와 함께 씩씩하게 자라온 어린이의 삶을 생각한다"고 글을 남겼다. 이어 "가슴아프게 추모하고 애도한다"며 "그 삶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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