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조선시대 왕보다 꽉 막힌 대통령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녹색당이 진행 중인 정보공개소송에서, 청와대는 '관례적으로 대통령에게 구두로 보고하고 구두로 지시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는 녹음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힌 바있습니다. 그렇다면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해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대통령이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를 알 방법조차 없습니다. 당대의 평가는 물론이고, 역사적 평가도 불가능하게 만든 것입니다.

  • 하승수
  • 입력 2016.01.21 06:10
  • 수정 2017.01.21 14:12
ⓒ연합뉴스

<녹색의 눈 ⑥> 조선시대 왕보다 꽉 막힌 대통령, 국회에 호통칠 자격있나?

요즘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탓을 국회로 돌리고 있습니다. 경제가 잘못되고 있는 것도 국회 탓이고, 자신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는 식입니다. 국회를 비난하는 박근혜 대통령은 과연 대통령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을까요?

문제는 지금도, 그리고 나중에도 대통령이 뭘 하고 있는지를 알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청와대가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있는 정보도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행태에 대해서는 불투명, 무책임, 무소불위 등등의 단어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고? 라며 깜짝 놀라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실입니다.

녹색당은 세월호 참사 당시에 청와대 내부에서, '대통령에게 어떻게 보고를 하고 대통령이 어떻게 지시를 내렸는지'를 밝히고자 정보공개소송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소송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의 청와대 기록 중, 대통령에게 구두로 보고하고 구두로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13건의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녹색당은 작년 8월 20일 그 사실을 공개했고, 당시에 한겨레신문에서 보도한 내용을 아래에 붙입니다.

<대통령 구두지시는 기록이 없다? 조선시대만도 못한 기록관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05231.html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녹색당이 진행 중인 정보공개소송에서, 청와대는 '관례적으로 대통령에게 구두로 보고하고 구두로 지시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에는 녹음을 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힌 바있습니다. 그렇다면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해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대통령이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를 알 방법조차 없습니다. 당대의 평가는 물론이고, 역사적 평가도 불가능하게 만든 것입니다.

사초(史草)를 통해 일거수 일투족을 기록했다는 조선시대의 왕보다도, 박근혜 대통령은 더 폐쇄적인 셈입니다. 그렇게 하면서 일방적으로 국회에 대해 호통을 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청와대는 국민세금 1,687억원을 쓰고 있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세금을 쓰면서도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녹색당이 진행하고 있는 정보공개소송에서,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1)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과 2) 청와대에서 사용하는 예산집행 관련 서류들입니다. 당연히 공개되어야 하는 정보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원의 명령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정보공개법에는 '비공개 열람'이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정보공개소송의 과정에서, 원고는 못 보더라도, 재판부는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판사 입장에서도, 어떤 정보인지를 봐야 공개하라고 할지 아닐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판사만 열람을 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정보공개소송에서는 법원이 '비공개열람을 하겠다'고 하면, 담당 관청이 재판부에 자료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담당 재판부가 몇 번이나 '비공개열람을 하겠으니 자료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는데도, 이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최고권력기관인 청와대가 법원의 명령도 거부하고, 모든 정보를 밀실에서 관리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사실은 국민들에게 감춘 채, 자신은 무결점의 통치를 하고 있는 것처럼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대통령이 국회에 호통을 칠 상황이 아닙니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호통을 쳐야 하는 상황입니다.

** <녹색의 눈>은 시민운동과 풀뿌리운동을 거쳐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필자(하승수)가 서울의 종로구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를 결심하면서, 그동안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경험하고 조사한 것을 시민들과 공유하려는 기획입니다.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알아야만 우리 삶을 더 낫게 만들고, 우리의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대안도 보입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청와대 #정보공개 #녹색당 #하승수 #정치 #박근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