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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박근혜, 2대에 걸친 '굴곡의 관계'(사진)

ⓒ연합뉴스

22일 서거한 김영삼(YS)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딸인 박근혜 대통령과도 2대에 걸쳐 굴곡진 관계를 형성해왔다.

김 전 대통령은 5·16 군사정변 이후 민주화 운동을 벌이며 야당의 지도자로 부상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왔다.

김 전 대통령은 1963년 군정 연장 반대 집회로 서대문형무소에 23일간 수감됐고, 1969년에는 박 전 대통령의 3선개헌 반대투쟁을 주도하다가 괴한들로부터 초산테러를 당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72년 유신선포와 1973년 '김대중 납치사건' 당시 박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유신 막바지인 1979년에는 신민당 총재 직무집행이 정지된 데 이어 의원직에서 제명을 당했다.

2013년 2월 25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장에 앉아 있는 김영삼, 전두환, 이희호 여사.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2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장에 들어서며 김영삼 전두환 전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당시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일성(一聲)은 두고두고 회자되며 명언으로 자리잡았다.

김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서거 후 박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을 맺지 않았으나, 박 대통령의 정치 입문 후부터 껄끄러운 관계를 형성해왔다.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직후인 1998년 4월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공식적으로 입문했다.

1975년 5월 청와대에서 당시 김영삼 신민당 총재를 접견하는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

둘 사이의 껄끄러운 관계는 1999년 당시 재임중이던 김대중(DJ)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 대해 재평가를 시작한 데 대해 김 전 대통령이 시국성명을 내면서 시작됐다.

김 전 대통령은 시국성명에서 "오늘의 독재자, 김 대통령이 5.16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민주정부를 전복시키고 민주헌정을 중단시킨 박정희씨를 찬양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독재자가 독재자를 미화하는 것은 가소로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YS를 겨냥, "자신이 한 일은 옳고 다른 사람이 한 일은 모두 그르다는 반사회적 성격이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 정치지도자가 되면 국민이 불행해진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 박근혜 부총재가 2001년 4월 13일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집을 찾아와 김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또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업적면이나 도덕성면에서나 박 전 대통령이 1등을 차지한 반면, 김 전 대통령은 꼴찌로 나타나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그러다가 김 전 대통령은 2001∼2002년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여러차례 "나는 18년 동안 박 전 대통령과 싸웠고 그는 내게 못할 짓을 많이 한 사람"이라고 하면서도 "그러나 아버지와 딸은 다르다"고 호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2004년 8월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방문을 받고 악수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모습.

이후 잠잠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김 전 대통령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시 박 대통령과 경쟁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면서 다시 거리가 멀어졌다.

김 전 대통령은 경선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면서 사실상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김 전 대통령은 2012년 7월 대선을 앞두고도 박 대통령을 상대로 "사자가 아니다. 아주 X푼이다. 사자가 못 돼", "유신시대의 퍼스트레이디로 사실상 유신의 2인자 역할을 했던 사람으로 대통령이 되기에는 결격사유가 있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 후보가 2012년 8월 22일 오전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예방, 악수하고 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현철씨는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으로 당권을 잡고 있던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출마를 희망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김 전 대통령이 상당히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같은 해 8월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결정된 뒤 김 전 대통령을 방문하면서 불편했던 관계는 화해무드를 타기 시작했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대선 직전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의사를 나타냈고, 박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한 다음날 김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 인사를 했다.

이어 2013년 2월 박 대통령 취임식에는 전직 대통령 자격으로 김 전 대통령이 참석했고,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당시 박 대통령이 취임사를 낭독하는 동안 김 전 대통령은 두 눈을 감은 채 경청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김 전 대통령의 생일 때마다 축하 난을 보내는 등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다만, 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현재까지 공식석상에서 김 전 대통령을 별도로 만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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