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애연가로 잘 알려져 있다. 조선중앙TV와 노동신문 등에서는 김 위원장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어땠을까. 이 날 우리 측 관계자들에게 김 위원장의 흡연 장면이 포착된 건 단 한 번이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만찬 도중 자리를 비우고 별도의 장소에서 담배를 피웠다고 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상징성과, 남북 인사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공개적인 흡연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초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독대하는 도보다리 탁자에 재떨이를 준비했으나, 김 위원장은 담배를 꺼내지 않았다.
청와대 참모는 ”김 위원장은 문대통령이 자신보다 한참 연장자라는 것을 고려한 듯하다”고 전했다.
대신 김 위원장은 만찬장에서 적잖은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만찬 참석자들은 ”김 위원장이 단 한 번도 술을 거절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지난 3월 5일, 평양에서 열린 한국 특사단 만찬자리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에 금연을 권유한 바 있다. 이날 자리에 동석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 등의 표정이 굳어졌으나, 리설주 여사는 이 발언에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리 여사는 이 자리에서 ”항상 담배를 끊기를 바란다고 부탁하는데,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라고 말했고, 김 위원장도 이 말에 웃은 것으로 전해졌다. 단 하루였지만 리 여사는 김 위원장의 흡연 자제가 무척 기뻤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