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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활동을 연장해달라고 호소했다

  • 김태우
  • 입력 2016.10.06 17:47
  • 수정 2016.10.06 17:49

"내일이 아빠 돌아가신 지 1년 되는 날이에요. 1년만에 아빠 모시고 나왔어요.” 6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아버지를 잃은 김미란(41)씨는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저희 아빠가 마스크를 너무 많이 써서 얼굴이 다 패였어요. 나중에 돌아가실 때에야 마스크를 떼고 돌아가셨어요. 이정현 대표님 단식하신 거 아무것도 아니에요. (저희 아빠는) 아무것도 못 드시고 가시고 마지막에 물 한모금만 달라고 그러셨어요.” 김씨의 호소에 우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눈물을 훔치며 간담회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6년 전 이유를 알 수 없는 폐질환을 앓게된 아버지가 5년의 투병 끝에 숨진 뒤, 김씨는 자주 눈물을 흘렸다. 정치권이 김씨의 눈물을 닦아줄 기회가 없지 않았다. 지난 7월 여야의 합의 속에 출범한 국회 ‘가습기 살균제 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우원식)가 제대로 조사를 마칠 수 있었다면 김씨는 가슴에 담긴 슬픔을 덜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1994년부터 20여년간 누적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 구제,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모두 매듭짓기엔 90일의 특위 활동기간은 너무 짧았다. “활동기간을 연장해달라”고 가족들과 야당 특위 위원들이 여당에 촉구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특위는 지난 4일 전체회의를 열어 최종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모임을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처음에 우상호 원내대표님을 만났을 때 ’속도 많이 상하고 마음 아픈 일이 많이 생길 것’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정진석 원내대표님을 만났을 때 저희를 보고 우는 걸 보고 우 원내대표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가습기 특위 첫 회의에도, 청문회에도, 전체회의에도 참석하지 않는 새누리당 쪽을 보며 가족들은 피가 마르고 살이 타들어갔다. 그때 정진석 원내대표님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었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피해자 가족들에게 “가습기 피해자 진상 규명과 피해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절실한 민생문제여서 원구성 협상을 양보하면서까지 개원을 앞당겼다”며 “지금이라도 여당이 특위 활동기간을 연장하는 데 합의해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우원식 가습기특위 위원장을 비롯한 야3당 특위위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특위에게 주어진 90일은 가습기살균제가 처음 개발된 지난 1994년부터 지금까지 우리사회에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기에 이런 대형 재난이 발생했는지를 밝히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며 한 달 간의 특위 연장을 요구했다. 우 위원장은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피해 발생 5년 만에 국회 특위가 가서 옥시 레킷벤키저 영국 본사의 사과도 받아냈고 가해 기업들도 한 자리에 모아 한 차례 회의를 열었을 뿐인데 그 진상 규명의 주체가 사과를 받은 지 열흘 만에 사라졌으니 옥시는 우리를 얼마나 우습게 보겠냐”며 “절대로 정치 쟁점화하지 않을 테니 부디 피해 재발방지 본연의 업무를 할 수 있게 가습기특위를 재구성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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