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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개각이 진보·보수 언론의 대통합을 이루어냈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부르짖던 '국민대통합'은 항상 의외의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청와대의 개각 발표 이튿날인 17일, 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경향이 모두 한 목소리로 개각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본문만 읽으면 모두 같은 사람이 썼다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이럴 거면 총선 후 넉 달을 뜸들이더니 개각은 왜 했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 사설, 8월 17일)

전면 개각으로 국정을 일신해 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분출했음에도 넉 달여 만에 나온 응답이 이 정도라니 실망스럽다. (동아일보 사설, 8월 17일)

끝내 수첩 인사를 고집한다면 대한민국 대통령이 아니라 계파 수장으로 기억되지 않겠는가. (중앙일보 사설, 8월 17일)

더욱 심각해진 박 대통령의 오만과 불통의 모습을 다시금 확인할 뿐이다. (한겨레 사설, 8월 17일)

사실 대선 캠프·인수위 출신들의 '돌려막기'나 이미 장관을 했던 사람들을 다시 다른 부처 장관으로 임명하는 '회전문 인사' 모두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경향신문의 지적은 이번 개각이 격한 비판을 받는 이유를 한 마디로 설명하고 있다.

온 나라가 바꾸라는 사람은 안 바꾸고, 엉뚱한 사람들만 바꿨다. (경향신문 사설, 8월 17일)

이번 개각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그대로 뒀다는 데 있다.

우 수석의 처가가 넥슨에 매각한 강남역 금싸라기 부동산을 두고 아직까지도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는 그대로 직진을 택한 것이다. [관련기사]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동아일보는 이미 특별감사를 받고 있는 우병우 수석이 아직까지 정상 근무를 하고 있는 것부터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이번 개각의 인사 검증을 책임진 우 수석은 1300억 원대의 처가 부동산 거래 현장에서 관여한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한 사람이다. 이것만으로도 그는 대통령을 보좌할 자격이 없다. 어느 기관이든 감찰을 받게 되면 피감자의 업무가 정지되는 것이 상식인데 특별감찰 중인 그가 정상 근무를 하는 것도 납득되지 않는다. 진경준 전 검사장의 인사 검증 부실에도 책임이 있는 우 수석을 대통령이 언제까지 감싸고 갈 건지 궁금하다. (동아일보 8월 17일)

외교·안보 라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박근혜 정권 내내 미·중·일과의 관계가 모두 극에서 극으로 널뛰기를 했건만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심지어 헌정 사상 최장수 장관 기록까지 노리고 있는 실정.

최초의 호남 출신 새누리당 대표의 '영예'를 안은 이정현 당대표도 체면을 구겼다. 지난 11일 대통령과의 청와대 오찬에서 '탕평·균형·능력·배려 인사'를 건의했건만 이번 개각 인선자 명단에서 호남 출신은 단 하나, 그것도 차관급인 국무조정실 2차장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1년 반 동안도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는 접는 게 좋겠다. 그런데 이정현 대표야 송로버섯에 샥스핀까지 먹었다지만 우리 국민은 뭘로 만족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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