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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이슬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뒤 이어 첫 여성 우주인이 탄생했다

올 하반기 국제우주정거장서 10일 간 임무수행 할 예정.

우주로 가는 사우디인들. ⓒSSC 트위터
우주로 가는 사우디인들. ⓒSSC 트위터

사우디아라비아 첫 여성 우주인이 탄생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에서 여성 우주인이 나오리라는 예상은 하기 어려웠다. 여성에게는 운전면허도, 해외여행도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2018년 '계몽 군주'를 표방한 무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실권을 잡은 뒤 남녀 격차는 일부 누그러졌다. 집권 해에 여성 운전이 허용됐고 이듬해에는 여성이 여권을 만들 수 있게 해 여행이나 혼인, 출생, 이혼 신고를 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내셔널 뉴스에 따르면 사우디 여성의 노동 참가율은 2018~202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해 35%를 기록했다.

[자료사진]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제2왕위 계승자와 박근혜 대통령. ⓒ뉴스1
[자료사진] 무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제2왕위 계승자와 박근혜 대통령. ⓒ뉴스1

그럼에도 사우디 사회에서 남녀 간 격차는 컸다. 2022년 기준 일하는 여성은 여전히 남성의 절반이었지만 여성 실업률은 21.9%로 남성의 세 배였다. 가부장적 가족주의도 굳건했다. 가장이 여성의 결혼을 결정하며 여성이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는 것도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우디 내부에서 익숙한 사회적 관습과 새로운 가치가 서로 충돌하는 사이,  옆 나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2021년 4월 아랍 국가 최초로 여성 우주인을 선발했다.

[자료사진] 우주로! ⓒ뉴스1
[자료사진] 우주로! ⓒ뉴스1

그로부터 2년 뒤인 지난 12일(현지시각), 아랍뉴스에 따르면 사우디 우주위원회(SSC)는 여성 우주인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의 여성 우주인이 우주로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사우디의 우주 진출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1985년 공군 조종사인 사우디 왕세자 술탄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가 미국 주도 우주 임무에 참여, 아랍계 무슬림 최초로 우주에 다녀온 바 있다.

이후 사우디는 2018년 SSC를 설립해 국가 주도 우주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슬람 국가 최초의 여성 우주인 배출은 아랍에미리트(UAE)에 한발 뒤졌지만 말이다.

이번 임무에 선발된 여성 우주인의 이름은 라이야나 바르나위(33)다. 바르나위는 생체의과학으로 뉴질랜드에서 학사를, 사우디에서 석사를 마치고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병원에서 암 줄기세포를 연구했다.

바르나위는 올 하반기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하는 10일짜리 우주 비행 임무에 투입된다. 동료 남성 우주인 알리 알카르니와 함께다. 여기에 두 명의 후보 우주인 알리 알감디와 마리암 파르두스도 합류, 총 네 명이 선발돼 우주인으로 훈련 중이다. 이들의 성별 구성은 각 여성 2명에 남성 2명이다. 

(왼쪽부터)마리암 파르두스, 라이아나 바르나이, 알리 알카르니, 알리 알감디. ⓒSSC 트위터
(왼쪽부터)마리암 파르두스, 라이아나 바르나이, 알리 알카르니, 알리 알감디. ⓒSSC 트위터

다가올 우주 임무는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해부터 이끌어온 사업 다변화 정책 '비전 2030'의 하나다. 한편 프랑스 24는 사우디의 여성 우주인 선발을 보수적인 왕국의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시도로 해석하기도 했다.

유해강 기자 haea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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