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곳보다 위생과 청결이 중요시되는 병원. 그런데 서울 강남의 한 대학병원 천장에서 대소변 등의 오물이 쏟아져, 대기 중이던 환자 가족을 덮치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라북도 전주에 사는 환자 가족 A씨는 지난 15일 오후 9시25분쯤 모친이 입원한 서울 강남 S 대학병원 중환자실 앞 복도에서 대기하던 중 천장에서 쏟아진 오물을 뒤집어썼다. 

당시 천장에서 쏟아진 오물과 하수는 악취와 함께 바닥을 통해 퍼져나갔고, 일부는 중환자실 내부로도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해당 사고는 병원 화장실에서 각종 오물이 섞여 흘러나오다 하수관이 막혔고, 오물이 역류하다 터지면서 천장 마감재를 무너뜨려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오물을 뒤집어쓰는 피해를 입은 A씨. 그러나 A씨에 대한 병원 측의 조치는 미흡했다. 사고 후 제대로 된 조치를 받기는커녕 사과조차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현장에 있던 간호사와 직원들이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고, 전화 상담실에 연락했으나 근무자가 없어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나서야 수술방 샤워실에서 간단히 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모친이 퇴원하는 지난 18일 병원 측에 사과를 요구했으나, 병원 측은 19일 전화를 걸어와 세탁비를 물어주겠다는 말을 했을 뿐 사과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연합뉴스에 “자칫하면 천장이 무너지면서 인명피해까지 있을 수 있었던 사고”라며 “그저 전화 한 통으로 무마하려고 했던 우리나라 최고 상급병원의 사고대응은 참으로 개탄스러웠다. 신적인 충격으로 건물 안의 천장만 보아도 불안하며, 아무리 씻어도 몸에서 냄새가 계속 나는 것 같다”고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음을 토로했다. 

반면 병원 측은 “환자 가족분이 매우 불편하셨을 것 같다”면서도 “늦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최대한 빨리한다고 했지만, 조금은 시간이 걸렸을 가능성은 있다.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보상도 하고 싶었으나, 잘 연락이 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사과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