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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은행에 장난감 총을 들고 난입해 돈을 가져가려는 이가 등장했으나, 이유를 밝힌 후 영웅으로 거듭났다

은행 돈의 진짜 주인은 따로 있었다.

출처: 콘트레 앗타크, 카림 체하예브  트위터 
출처: 콘트레 앗타크, 카림 체하예브 트위터 

레바논 베이루트의 은행에 권총을 든 여성이 등장해 은행원을 협박했다. 그런데 해당 여성은 현재 레바논의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은행 털이범이 영웅이라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출처: 콘트레 앗타크 트위터 
출처: 콘트레 앗타크 트위터 

사진 속 주인공인 살리 하페즈가 든 권총 역시 진짜가 아닌 조카의 장난감 총인 것으로 밝혀졌다. 16일(현지시각) AP에 따르면 살리 하페즈는 언니의 암 치료비 마련을 위해 돈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살리 하페즈는 돈을 찾기 위해 은행에 여러 차례 방문했으나, 레바논 은행들에 인출 제한이 걸려있어 큰 금액의 돈을 한 번에 찾지 못했다. 최근 레바논에 심각한 경기 불황이 이어져 현지 파운드화 가치가 90%이상 폭락하고, 대부분의 은행들이 예금 인출을 제한하게 된 것이다.

살리 하페즈는 “은행의 지점장에게 돈을 인출하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또한 언니가 죽어가고 있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애원도 통하지 않자 살리 하페즈는 결국 더 이상은 잃을게 없다고 생각했다.

출처: 카림 체하예브 트위터
출처: 카림 체하예브 트위터

하페즈는 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블롬 은행에 난입해 앉아 있는 남성을 인질로 잡고 위협하고, 책상 위에 올라가 총을 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그들은 은행 직원에게 약 1,800만 원을 건네도록 강요했다. 당시 하페즈의 통장에는 약 2,700만 원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페즈는 이미 개인 소지품을 많이 팔았으며, 언니를 위해 신장을 파는 것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당시 목격자인 나딘 나할은 “내부 곳곳에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이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하페즈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라이브 영상을 통해 “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내 권리를 얻기 위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페즈는 현재 레바논 소셜 미디어에서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으며, 하페즈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본인의 돈을 은행에서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남유진 기자 : yujin.na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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