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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율법과 전통 따르는 교복 디자인 결정될 때까지 등교를 금지한다": 여전히 여성 교육권 억압 중인 2022년 탈레반

"과거와 다를 것"이라던 탈레반은 1996년 집권한 당시와 똑같다.

카불의 학생.
카불의 학생.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이번 달부터 6학년 이상 여학생들의 등교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발언했던 탈레반이 새 학기 첫날, 다시 말을 바꿨다.

CNN에 따르면 교문을 열기 몇 시간 전, 탈레반은 학교에 연락을 취하며 다시 문을 닫으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은 재집권 후 남학생과 저학년 여학생들의 등교를 차례로 허용해왔지만 6학년 이상의 중, 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등교는 여전히 막아왔다. 그로 인해 아프가니스탄의 10대 여학생들은 187일 동안 교육권을 억압당했던 상태였다.

등교 중인 아프가니스탄의 학생들. 
등교 중인 아프가니스탄의 학생들.  ⓒJAVED TANVEER via Getty Images

이에 대한 국제적인 압박이 가해지자 탈레반은 여학생을 포함한 모든 학생들에게 다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수차례 공언했었다. 하지만 새 학기가 시작된 지난 23일, 여학생들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와 아프간 전통에 따른 교복의 디자인이 결정될 때까지 집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통보를 들어야 했다.

탈레반의 이러한 결정은 국제적인 비난을 받으며, 미국 외교부 또한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CNN과 인터뷰한 한 여학생은 “8개월 동안 수업을 들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만큼, (등교 전날인) 어젯밤은 너무 설레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 교문에 도착하자 여학생들 모두 귀가해서 다른 공지가 전해질 때까지 집에서 기다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반 친구들 모두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23일, 설레는 마음으로 등교했으나 이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학생들은 23일, 설레는 마음으로 등교했으나 이내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AHMAD SAHEL ARMAN via Getty Images

아프간의 교육부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국민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라고 밝혔다. 아프간 주재 유엔사절단은 트위터를 통해 “6학년 이상 여학생들의 학교 복귀 허가를 무기한 금지한 탈레반의 결정을 ‘개탄’한다”는 입장을 전하며 그들을 비판했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집권했던 당시에도 여성의 직장 및 학교 내 출입을 금한 적 있다. 지난해 9월, 탈레반의 대변인 자비울라 무하지드는 CNN에게 여성 또한 교육권을 제공받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이후 12월에 발표된 ‘여성 권리 포고령’에는 여성의 교육에 대한 권리는 물론, 일할 권리 또한 보장되지 않았다.  

이에 더해 탈레반은 작년, 아프간 내에서 45마일(약 72km) 장거리 이동을 하는 여성에게는 가까운 남자 친척의 동행이 있어야 하며, 이를 어길 시엔 통행권을 부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문혜준 기자: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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