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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정말 수소폭탄을 가지고 있는 걸까?

  • 허완
  • 입력 2015.12.11 06:46
  • 수정 2015.12.11 06:49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말처럼, 북한은 정말 수소폭탄을 가지고 있는 걸까?

수소폭탄은 원자폭탄보다 파괴력이 수십 배까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자탄은 핵분열, 수소탄은 핵융합을 통해 폭발력을 내는데, TNT 수만 톤 수준의 원자탄에 비해 수소탄은 TNT 100만 톤을 넘을 만큼 폭발력이 엄청납니다.

땅속에서 터뜨리면 지각이 변동될 정도여서 수소탄은 지하 핵실험도 어렵습니다. (SBS 뉴스 12월10일)

10일 전해진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각국 정부는 이런 반응과 분석을 내놨다.

한국

이에 대해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했다는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면서 "핵탄두 소형화에도 성공하지 못한 북한이 수소폭탄 제조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핵 활동을 추적 감시하고 있다"면서 "김정은이 수소폭탄을 언급했다면 이는 수사(修辭)적인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2월10일)

그러나 정보 당국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보 당국자는 “수소폭탄은 원자폭탄에 비해 위력이 크기 때문에 실험을 하면 강력한 지진파와 기체에서 핵 물질이 포집되는데 아직까지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도 “발언의 형식과 시점을 볼 때 블러핑(bluffing·엄포)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앙일보 12월11일)

미국

미국 정부는 10일(현지시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양 평천혁명사적지를 시찰한 자리에서 '수소폭탄'을 언급한 데 대해 "우리가 파악한 정보로는 상당히 의심스럽다"며 북한의 수소폭탄 개발 주장을 일축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정권의 역내 불안정 야기 행위 및 정책에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연합뉴스 12월11일)

중국

중국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소폭탄 보유' 발언에 대해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것"을 촉구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우리는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며 취약하다고 판단한다"면서 "관련 당사국이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2월10일)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상원 국방안보위원회 제1부위원장 프란츠 클린체비치는 김정은의 수소폭탄 발언에 대해 "허풍일 가능성이 크다"며 "오늘날 모든 세계가 모르게 비밀리에 수소폭탄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전에도 유사한 위협적 발언을 했음을 상기시켰다. (연합뉴스 12월10일)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대내외 과시용일 것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내년 큰 행사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자신의 국방 관련 업적을 자랑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도 김정은은 자주 수소폭탄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12월10일)

러시아 외무부 산하 모스크바국립국제관계대학(MGIMO) 동양학과 과장 드미트리 스트렐초프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발언은 대외 선전용으로 상대를 놀라게 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북한이 국제 관계에서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12월10일)

2. 협상용 발언일 것이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개보수를 마친 평천혁명사적지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수소폭탄을 거론함으로써 북한은 '우리의 핵 기술이 이만큼 발전했으니 빨리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편이 좋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던지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김정은이 수소폭탄 기술을 과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12월10일)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 아시아 전략센터 게오르기 톨로라야 소장은 김정은의 발언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략)

그는 그러면서 "어쩌면 순전히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들이고 그들이 어떤 식으로든 반응하도록 하기 위한 발언일 수도 있지만 한반도 지역 정세를 불안정하게 하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12월10일)

3. 어쩌면...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CNS) 소장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쓰이는) 중수소나 리튬6와 같은 물질을 이용해 기존 핵무기의 폭발력을 증강시키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루이스 소장은 이어 "북한이 기본적인 핵실험을 영원히 계속할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학 방문연구원도 이날 "수소폭탄 제조에 쓰이는 물질을 기존 핵폭탄의 폭발력을 늘리는데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위트 연구원은 "북한은 오래전부터 수소폭탄과 관련된 핵물질을 다루는 데 쓰이는 시설을 영변 핵시설 내에 건설해왔다"며 "북한은 그러나 단기간 내에 수소폭탄을 만들기보다는 기존 핵물질의 폭발력을 강화하는 데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2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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