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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우리가 쓰겠습니다" : 문예창작과 학생들의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이유

  • 허완
  • 입력 2015.10.16 13:12
  • 수정 2015.10.16 13:18

이보다 더 간결하고 명확한 한국사 국정교과서 반대 이유는 아마도 없을 게 분명하다.

중앙대 관련 페이스북 페이지 '의혈하다'가 16일 소개한 이 대자보를 보자. 이 학교 문예창작학과 문학동아리 '진군나팔' 이름으로 게재된 글이다.

한국사 국정화 불복종 선언 열네 번째 대자보가 안성캠퍼스 곳곳에 붙었습니다. 문예창작과 동아리인 '진군나팔'입니다. 안성캠퍼스에서도 한국사 국정화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안성캠과 흑석캠 의혈학우 여러분 모두...

Posted by 의혈하다 on Thursday, 15 October 2015

마지막 문단은 한 번 더 읽어보자.

"우리가 반대하는 이유는, 대통령이 싫어서가 아닙니다.

김일성이 좋아서도 아닙니다.

소설이 아닌 역사를 가르쳐야하기 때문입니다.

소설은 우리가 쓰겠습니다."

야당과 몇몇 시민사회단체들은 '박근혜 정부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려고 한다'는 구호를 앞세워 국정교과서 반대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은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교과서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며 야당을 비난하고 있다. 증명할 수 없는 소모적 논쟁만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도다.

반면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한국사)는 지난달 쓴 칼럼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안타깝게도 국정화가 실현된다면,

독재를 넘어 민주화를 이룩한 ‘자유민주주의’ 나라 중에서

단 하나의 교과서로 국가주의 역사교육을 실시하는

유일한 사례로서 세계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김한종 한국교원대 교수는 또 이렇게 적었다.

"보수 학자건 진보 학자건 역사 해석이 하나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수많은 역사 이론서들이나 글들이 강조하고 있는 것이

역사적 사실은 해석이라는 점이다.

학교 역사교육은 학생들에게 정해진 하나의 해석을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 가지는 이런 성격을 깨닫게 해야 한다."

그러니까, 이건 '친일 독재 미화'나 '종북'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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