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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한자 병기를 두고 몸싸움까지 벌어진 이유

  • 박세회
  • 입력 2015.08.25 10:08
  • 수정 2015.08.25 10:10
ⓒ한겨레DB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느냐를 두고 정부가 주최한 공청회에서 몸사움까지 벌어졌다. 교육부는 교육 과정 개정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초등 3~6학년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반대하는 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회는 24일 한자교육 공청회를 열었고 그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한자 교육이 왜 문제가 되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교육의 증가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용규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교수는 "교육부가 한자단체들의 요구에 굴복해 초등학교 교과서의 한자병기를 추진하고 있다”며 “한자교육 활성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희정(서울 유현초) 교사는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면 학습 부담이 커진다. 우리 아이들을 학습하는 기계, 괴물 같은 존재로 키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 국민일보(8월 25일)

그러나 한자 병기를 찬성하는 측은 오히려 공교육으로 편입되어 사교육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진태하 인제대 교수는 “어려서 문자를 많이 아는 것은 개인 생애에 도움이 된다. 많은 학부모들이 한자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고 사설학원을 찾아 한자교육을 시키고 있다”며 “한자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에 넣어 (사교육 수요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일보(8월 25일)

한자 병기가 필요한가?

애초에 한자가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 볼 필요도 있다. 찬성 쪽은 학생들의 떨어지는 어휘 수준을 올리기 위해 한자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자 교육을 찬성하는 전광진 성균관대 중문과 교수는 “학생들의 어휘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학력 저하가 심각한 실정”이라면서 “한글은 음을 표기하는 데 탁월한 기능이 있고, 한자는 뜻을 나타내는 데 뛰어난 기능이 있다”고 주장했다.-해럴드 경제(8월 25일)

반면, 반대 측에서는 한자와는 무관하게 우리글만으로 교육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치매’를 ‘癡呆’라고 한자로 쓸 수 없는 사람은 우리 국민 대부분일 테고, 이를 읽을 줄 아는 사람도 드물다. 하지만 우리는 이 말을 아무 어려움 없이 사용하고 있다”면서 “신문과 책뿐 아니라 법원 판결문에서조차 한자가 다 사라진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해럴드 경제(8월 25일)

한편 해럴드 경제에 따르면 김경자 국가교육과정개정연구위원장은 “한자 병행 학습이 국어능력을 유도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초등학교에서 가르쳐야 할 적정 한자수로 300~600자를 제시하며, 사교육 증가와 학습량 가중이란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도록 평가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을 당국에 주문했다고 한다.

*해당 사진은 개학을 맞이한 신광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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