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이던 현역 해병이 목욕탕에서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은 60대 노인을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군에서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7일 해병대에 따르면 경북 포항의 해병대 1사단 소속 윤대원(23) 병장은 휴가 첫 날인 지난달 25일 경기도 남양주의 한 목욕탕 욕실 바닥에 홍모(65) 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윤 병장은 아버지와 함께 목욕탕을 찾아 등을 밀어주던 중이었으며 홍 씨 주변에는 10여 명이 서 있었지만 모두 당황해 손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쓰러진 홍 씨는 목욕탕 안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의식을 잃으면서 물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
윤 병장은 신속히 홍 씨에게 다가가 의식과 호흡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119를 불러달라"고 외친 다음 심폐소생술을 하기 시작했다.
심폐소생술을 받은 홍 씨는 이내 물을 뱉어내고 의식을 되찾았으며 10여분 만에 도착한 119 구급대에 인계됐다. 그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며 나흘 뒤인 5월 29일 무사히 퇴원했다.
윤 병장이 부대에 복귀한 이후에도 부대원들은 이 사실을 몰랐지만 홍 씨가 지난 1일 부대에 직접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표시하고 국민신문고에도 자신이 겪은 일을 공개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홍 씨는 "윤 병장의 빠른 응급 조치가 나를 살렸다. 사고 당시 윤 병장이 곁에 있었던 것이 천만다행"이라며 고마워했다.
윤 병장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 분을 보자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심폐소생술을 했다"며 "구급법을 수시로 훈련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