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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9일 18시 00분 KST

미래를 잃어버린 세대 : 전 세계 Z세대는 코로나19 없는 2021년을 꿈꾼다

전 세계 청년들에게, 2020년은 많은 소중한 기회를 박탈 당한 한 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학교, 대학, 스포츠, K-pop 콘서트가 큰 부분을 차지했던 Z세대(Gen Z)의 일상은 사라져버렸다.

고령층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말들이 많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에 태어난 이들을 가리키는 Z세대 역시도 2020년에 삶이 뒤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로이터는 전 세계 10명의 Z세대로부터 코로나19가 이들에게 끼친 영향을 들어봤다.

 

다수의 청년들은 독립 생활을 끝내고 부모님의 집으로 돌아와야만 했고, 방에 갇혔다. 학생, 운동선수, 노동자였던 몇몇 청년들은 코로나19에 걸린 가족을 돌보거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만 했다. 한 10대는 엄마가 되기도 했다. 팬데믹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그렇 듯, 공평한 건 없었다. 각자가 처한 상황이나 지역, 바이러스 통제 상황에 따라 누군가는 다른 이들보다 더 큰 타격을 입었다. 

2021년을 바라보는 지금, Z세대들은 자신들의 삶이 밀레니얼들이 2008년~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난관을 겪었던 것보다 더 크게 흔들렸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Z세대들에게 교육과 일자리 전망이라는 당장의 충격보다도 수입과 훈련, 직업 전망, 정신건강에 이르는 장기적인 ‘흉터’가 남을 위험이 크다고 말한다. 

 

Flavio Lo Scalzo / Reuters
엘리사 도세나, 23세. 학생. 크레마, 이탈리아. 2020년 12월15일.

 

크레마, 이탈리아

 

2020년이 밝아오면서 엘리사 도세나씨는 23세가 됐고, 학부 졸업장을 딴 뒤 이탈리아 최고 명문대 중 한 곳의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었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유행을 겪었다. 이는 그의 삶을 뒤흔들었다. 계획은 보류되어야 했고 그는 타격을 입은 가족을 대신해 사실상 가장이 됐다.

도세나씨가 밀란에서 공부를 하는 동안, 코로나19는 이탈리아 최초의 ‘레드존’이었던 북부 롬바디 지역에서 50km 떨어진 도시 크레마에 살고 있던 그의 가족과 친척들을 뒤집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가족을 돕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59세인 이모와 90세인 할머니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코로나19 때문이라는 진단을 받은 적은 없었지만 아버지는 극심한 호흡곤란에 시달렸다.

″내가 집안을 돌봐야만 했다. 엄마가 아빠와 할머니, 이모님 댁 식구들을 돌보느라 바빴기 때문에 내가 온 식구의 모든 것들을 책임져야 했다. 큰 부담과 큰 책임감을 느꼈다.” 그가 말했다.

3개월 간의 봉쇄조치가 끝난 6월이 되어서야 도세나는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러나 끊임없이 계속되는 감염 우려가 모두를 사로잡았고, 이탈리아인들이 즐기는 허그나 키스 같은 촉각적 소통 문화는 사라져버렸다.

″사람들은 마음놓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악수를 하거나 허그를 하지 않는다.” 그가 말했다. ”폐쇄된 공간에 들어가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한 걸 느낄 수 있다. 분명 무언가 달라졌다.”

늦가을에 바이러스가 재유행하면서 대학교 졸업식은 화상으로 치러졌다. 온 가족과 친척들이 참여해 축하했을 테지만, 그런 졸업식은 열리지 않았다.

현재 온라인으로 경영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그는 2021년에는 약간의 일상이라도 회복되기를 바란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집을 나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친구와 커피를 마시러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학교 책상으로, 대학 연구실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가 말했다.

″많은 걸 바라지는 않고 그것만 되면 좋겠다.”

(By Alex Fraser, Emily Roe and Phillip Pullella)

 

Monicah Mwangi / Reuters
재클린 보시보리, 17세. 중학생. 나이로비, 케냐. 2020년 12월16일.

 

나이로비, 케냐

 

케냐의 10대인 재클린 보시보리(17)양은 엄마에게 임신 사실을 최대한 숨기기 위해 헐렁한 체육복을 입었다. 가족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기 싫어서였다.

″학교에 다녔다면 임신은 안 했을 거다.” 그가 말했다.

11월에 출산한 보시보리양에게 2020년에 벌어진 가장 큰 사건은 학교 폐쇄였다. 다수의 케냐 시민단체들은 부모가 일을 하느라 집을 비운 동안 집에 머물게 된 소녀들이 늘어나면서 청소년 임신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가 낳은 어린 딸의 아빠(성인이다)는 임신 사실을 듣고나서부터 보시보리양의 가족들을 피했다. 케냐 대통령은 지난 7월 봉쇄조치 기간 동안 미성년자 강간을 포함한 성폭력이 증가했다는 보도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

학교 폐쇄로 변호사가 되겠다는 보시보리양의 꿈은 더 멀어진 것만 같다.

″올해 나는 전혀 발전하지 못한 기분이다.” 그가 한탄했다. ”학교에 다녔으면 내 목표를 달성해나갔을 거다.”

방이 하나 뿐인 집에서 여섯 식구와 함께 사는 그는 이런 상황들 때문에 불안이 심해졌다고 했다.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 오랫동안 떠나있어서 집에 머무르는 데 적응이 되어버렸다.” 아이가 잠든 틈에 공부를 하던 그가 잠시 짬을 내어 말했다.

″우리 엄마도 일자리를 잃었다. 지금은 집세 낼 돈도 없다.” 그가 덧붙였다.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그는 ”내게 2020년은 안 좋은 한 해였고 좋은 한 해였다”고 말했다. ”좋은 해였던 건 뜻하지 않게 임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를 잘 낳았고 딸이 건강하기 떄문에 좋은 한 해이기도 했다.”

(By Ayenat Mersie, Monicah Mwangi and Jackson Njehia)

 

Kim Hong-Ji / Reuters
이가현, 17세. 고등학생. BTS 팬. 천안, 한국. 2020년 12월16일.

 

천안, 한국

 

서울에서 100km 떨어진 도시에 살고 있는 이가현(17)양에게는 2021년 큰 새해 소원이 하나 있다. 마침내 방을 탈출해서 BTS의 공연을 직접 보러가는 것이다.

“BTS는 내게 비타민과 같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이걸 빼앗아가서 정말 화가 났다.” 그가 BTS 사진들과 인형, BTS 멤버 진의 얼굴이 새겨진 담요로 둘러싸인 자신의 방에서 말했다.

코로나19로 BTS는 아시아와 유럽, 미국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2020년 월드투어를 취소해야만 했다. 새해 전야 콘서트는 온라인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양의 삶에서 서울로 콘서트를 보러 가는 일도, 친구들과 만나는 일도 사라졌다. 많은 것들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한국의 높은 인터넷 연결 수준 덕분에 그는 지난 3년 동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BTS 행사들을 소개해왔다.

 “BTS를 만날 수 있는 게 이 방뿐이라는 게 너무 슬프다.” 그가 말했다.

한국은 초기에 코로나19를 잘 막아냈다. 그러나 가장 매서운 3차 유행이 진행되면서 K-pop 팬들은 ”잃어버린 한 해” 동안 디지털 세계에 머물러야만 했다.

학교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한국에서는 삶을 규정 짓는 큰 이벤트로 간주되는 대입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양은 내년에는 수능이 코로나19 없이 제 때에 치러지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 수능은 한 달 가량 연기됐었다. 50여만명의 수험생들은 8시간 동안 마스크를 쓴 채 시험을 치렀다.

2020년은 떨어져 있더라도 친구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 한 해이기도 했다. 그는 새해에는 매스커뮤니케이션과 법학을 공부하겠다는 꿈을 이뤄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작년에는 쉬는시간과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마주앉아 수다를 떨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올해는 전혀 못했다.” 그가 말했다. ”그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이제야 깨달았다.”

(By Minwoo Park and Daewoung Kim)

 

Brandon bell / Reuters
발레리아 무르기아, 21세. 대학생. 맥팔랜드, 캘리포니아주, 미국. 2020년 12월17일.

 

맥팔랜드, 캘리포니아주, 미국

 

코로나19가 닥쳤을 때, 캘리포니아주립대 프레즈노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면서 학교 의료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발레리아 무르기아(21)씨는 3학년이 막 끝나던 참이었다.

갑자기 수업은 모두 온라인으로 전환됐고, 학생들에게 건강 정보를 전하는 학내 의료센터의 소셜미디어 운영을 담당하면서 받았던 적은 수입은 사라져버렸다.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이자 집값이 계속 오르는 프레즈노에 계속 사는 건 너무 큰 부담이었므로 무르기아씨는 결국 작은 농촌 마을인 맥팔랜드의 부모님댁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미국의 많은 대학생들처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의 삶은 침울한 변화를 맞이했다. 그와 그의 친구들은 건강을 더 챙기게 됐고, 아르바이트나 과제를 더 열심히 했으며, 진지한 관계들에 더 큰 관심을 쏟게 됐다.

집에 머무는 동안 그는 학교 과제에 집중하는 한편 졸업 후에 필요할 기술을 갈고 닦는 데 열중하고 있다. 웹사이트 구축 방법을 배웠고, 그래픽 디자인 실력을 향상시켰으며, 이벤트 플래닝을 공부했다. 멕시코 이민자 출신인 부모와 함께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의 포토밭에서 포도 따는 일을 돕기도 했다.

″사람들이 더 진지해졌다.” 그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해 말했다. ”느슨하고 그런 건 없어졌다. 팬데믹은 분명 우리 세대에 흔적을 남기게 될 거다.”

그는 5월에 졸업을 한 뒤 치열한 취업시장으로 뛰어들 예정이다. 광고업은 다른 분야에 비해 그나마 일자리가 덜 줄어들었지만 5월부터 전반적으로 고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일자리는 사실상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 시민사회 기관들의 고용도 2월에 비하면 여전히 30%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무르기아씨에게는 그나마 학자금 대출을 갚아야 할 부담은 없다. 코로나19 백신 출시 덕분에 경제학자들은 2021년과 그 이후의 전망을 점점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무르기아씨 같은 사람들의 바람과는 달리, 고용시장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전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세기 만에 실업률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서 많은 대학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고를 수 있었던 시절과는 달라졌다.

그럼에도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미래를 낙관한다.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한다. 부정적인 것들을 보다보면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그가 말했다.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

(By Sandra Stojanovic, Jane Ross, Sharon Bernstein and Daniel Burns) 

 

Aly Song / Reuters
슝펑, 22세. 댄서. 우한, 중국. 2020년 12월14일.

 

우한, 중국

졸업생 슝펑(22)씨는 우한의 유일한 보깅(Voguing) 강사다. 보깅은 1980년대 후반 미국 게이 커뮤니티에서 인기를 모았던 스타일리쉬한 댄스의 일종이다.

1월23일, 우한은 갑작스러운 봉쇄조치에 돌입하면서 중국 나머지 지역과 차단됐다. 이 때는 다른 국가들이 코로나19의 고통을 아직 느끼기 훨씬 전이었다. 봉쇄조치는 76일 동안 이어졌다. 

슝씨는 우한에 살고 있는 다른 많은 Z세대들처럼 삶과 교육, 커리어가 혼란에 빠져버리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그는 친구들과 함께 졸업식에 참석하지도 못했고, 삶의 중요한 시기에 친밀한 우정을 쌓을 기회를 박탈 당했다.

″친구들을 좀 잃은 것 같다. 코로나19가 유행하는 동안 서로 연락을 하지 못해서 관계가 멀어진 것 같다.” 그가 말했다.

우한은 대체로 정상으로 돌아왔다. 강력한 방역조치 덕분에 5월 이후 신규 확진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우한의 Z세대들은 다른 국가의 동년배들보다는 경제 전망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사업체와 사무실들이 다시 문을 열었고, 중국이 2021년에 주요 국가들 중 경제 성장을 기록하는 유일한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한의 지역 사업체들은 소비자들이 느리지만 분명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몇 개월 동안 꼼짝하지 못했던 젊은층 사이에서도 취미 활동이나 사회적 활동에 더 시간을 쏟으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첫 1인 비즈니스에 나선 슝씨 같은 이들에게, 코로나19 이후의 혼란은 새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 반면 중국이 상대적으로 바이러스를 잘 통제했음에도 해외에서 유학 중인 이들을 비롯해 다른 중국인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다.

2021년을 앞두고 슝씨는 우한에서 규모를 점점 키워가는 LGBT 댄스씬의 개척자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봉쇄조치 해제 이후 그의 보깅 수업에는 이전보다 더 많은 학생이 몰렸다. 라이프스타일과 레저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덕분이다.

″여유 시간에 우한 최초의 (보그 댄싱 무도회 이벤트를) 개최해보려고 한다. 상하이나 청두 같은 다른 중국 도시들에는 훌륭한 무도회 문화가 자리잡았은데 우한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

코로나19의 진원이었던 우한은 2020년 1분기 동안 깊은 트라우마를 겪었다고 주민들은 말한다. 그러나 슝씨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경험이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젊은이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고 했다.

″세상에 더 많은 평화와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더 이상 서로 싸우지 말고.”

(By Sun Cong and Cate Cadell) 

 

Siphiwe Sibeko / Reuters
놈불라 음바타, 23세. 남아프리카공화국 여자 사브르 1위. 소웨토, 남아프리카공화국. 2020년 12월14일.

 

디에프클루프,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펜싱선수 놈불라 음바타(23)씨는 2019년에 열린 여성 사브르 전국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20년 4월에 이집트에서 개최될 아프리카 챔피언십을 거쳐 올림픽 진출은 따 놓은 당상인 것처럼 보였다.

그 때, 코로나19가 들이닥쳤다. 모든 대회는 중단됐고, 3월 말부터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됐다. 음바타씨와 소속팀 선수들의 훈련은 큰 타격을 입었다.

″우리에게 팬데믹은 재앙이었다.” 그가 요하네스버그 남서쪽 디에프클루프에 위치한 자택에서 말했다. ”기본적으로 우리에게는 성취할 게 아무것도 없었다. (운동선수들의 삶에서) 올해는 사라진 것과 다름없다.”

대회가 재개됐고, 17개의 금메달로 1위에 올랐음에도 그는 2021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한 발판이 될 국제대회 출전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 소웨토펜싱클럽 회원이기도 한 그는 대회 출전에 필요한 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차세대 스타 선수들 중 하나다. 남아공 경제는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의 늪에 빠졌고, 특히 젊은층의 실업률은 평균보다 높다.

남아공 통계청에 따르면, 7월부터 9월 사이, 15세-24세의 실업률은 61.3%까지 치솟았다. 이전 3개월은 52.3%였다.

정부 당국자들이 고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음바타씨는 다음 아프리카 챔피언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코로나19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최근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확진자 급증으로 새로운 봉쇄조치가 도입되고 있는 것이다.

″봉쇄령으로 되돌아가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가 말했다. “2021년 새해 소원 같은 건 없다. 아무 것도 없다. 너무 두려워서다.”

(By Nqobile Dludla, Shafiek Tassiem and Olivia Kumwenda-Mtambo)

 

Gonzalo Fuentes / Reuters
소렌느 띠쏘, 19세. 대학생. 파리, 프랑스. 2020년 12월11일.

 

파리, 프랑스

혼자 파리의 비좁은 스튜디오(원룸)에 살고 있으면서 남자친구를 보러 출국을 할 수도 없고, 친구들과도 만나지 못하며,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는 소렌느 띠쏘(19)씨는 코로나19 팬데믹의 무게에 점점 더 크게 짓눌리고 있다고 느꼈다.

″이 모든 것들에 압도당하는 건 순식간이다. 순식간에 질식하는 거다.” 그가 말했다.

파리정치대학(Sciences-Po)에 진학해 2년 전 파리에 온 띠쏘씨는 요즘 심리상담사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우울증과 불안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는 코로나19 봉쇄조치로 인한 외로움 때문에 촉발된 일이라고 말한다.

봉쇄조치는 프랑스 젊은층의 정신건강에 큰 피해를 남겼다. 프랑스 보건당국에 따르면, 봉쇄조치가 다시 도입됐던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18세-24세 중 우울중 환자 비중은 11%에서 21%로 증가했다.

띠쏘씨는 더 이상 대면수업을 들으러 가지 않는다. 학교 측이 수업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동제한 조치에 따라 친구를 만나러 친구집에 가는 것도 불법이 되기 일쑤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뵙지 못한 지는 1년이 되어간다. 학위 과정에 따라 인턴을 해야 하지만 다수의 기업들이 원격근무를 하고 있어서 그는 인턴을 할 곳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년에 그는 남자친구가 살고 있는 레바논에서 수업을 들을 예정이지만 여행제한 조치가 그 때까지 해제될 지는 불투명하다.

졸업을 하더라도 코로나19 때문에 일자리를 찾는 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5세-24세 프랑스인의 22%는 올해 3분기 동안 취업을 하지도, 교육을 받지도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9%보다 상승한 수치다.

그럼에도 그는 미래를 꿈꾼다. 계획대로 되기를 기대하며 준비 차원에서 아랍어를 공부하고 있다.

″조금은 더 정상적인 그런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친구네 집에 가는 게 불법이 아니게 되어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그런 삶 말이다.” 그가 말했다.

“2020년에 기분 좋은 일들이 별로 없었던 건 사실이다. (새해에는) 다시 그런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By Yiming Woo, Maxime Lahuppe and Christian Lowe) 

 

Mohamed Abd El Ghany / Reuters
압둘라 엘-베리, 22세. 수습 스포츠기자. 카이로, 이집트. 2020년 12월20일.

 

카이로, 이집트

수습 스포츠기자인 압둘라 엘-베리(22)씨는 2020년을 시작하면서 꽤 고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각한 무릎 부상으로 매일 물리치료를 받아야 했고, 집이 있는 쉬빈 엘 콰나테르에서 카이로까지 3시간 걸리는 통근에도 지장이 컸다.

코로나19가 덮친 뒤로, 그는 물리치료를 계속 받을 수 없었다. 이집트 병원들이 환자들로 넘쳐났기 때문이다. 졸업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도, 오랫동안 기다렸던 졸업식에 참석할 수도 없었다. 스포츠 경기 중단으로 그가 일을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해졌다. 매일 같이 이어지는 통근길도 야간 통행금지령으로 큰 혼란에 빠졌다.

그는 2021년은 이보다도 훨씬 더 고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국영 언론사에서 매우 적은 월급을 받고 일했던 그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그 전에도 일자리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와 경제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상황이다. 우리 모두에게 분명 영향을 미칠 거다.”

이집트 인구는 빠르게 증가해왔으며, 유엔 자료에 따르면 1억200만명에 달하는 인구 중 절반 이상은 25세 이하다.

젊은층과 여성, 졸업생의 실업률은 특히 높은 수준이다. 통계 기관 CAPMAS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15세-19세 실업률은 19.7%를 기록했다. 20세-24세 실업률은 13.9%였다. 반면 전체 실업률은 7.7%다. 20세-24세 여성과 졸업생의 실업률은 50%에 육박한다.

몇 년 동안 이어진 험난한 경제 개혁과 긴축 조치들 속에서도 살아남았던 많은 이집트인들은 코로나19라는 폭풍을 어떻게 견뎌야 할 것인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봉쇄조치는 관광업을 비롯한 주요 산업분야를 마비시켰고,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으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깎아내렸다.

베리씨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가 2021년에도 계속해서 삶을 지배할 것이고, 자신히 속한 세대의 젊은이들은 여행을 떠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 탐험을 덜하게 될 것이라고 본다. 

2021년 그의 새해 소망 중 하나는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학업과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방치했던 유튜브 채널을 재개하는 것이다.

(By Ahmed Fahmy, Mai Shams El-Din and Aidan Lewis)

 

Maxim Shemetov / Reuters
갈리나 악셀로드-골리코파, 23세. 모스크바, 러시아. 2020년 12월14일.

 

모스크바, 러시아

2020년 초, 갈리나 악셀로드-골리코바(23)씨는 마케팅·PR 일자리를 얻기 위해 모스크바를 떠나 이탈리아 베니스 비엔날레의 러시아관으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행사 자체가 연기됐고, 일자리는 사라졌으며, 해외로 떠나는 대신 그는 4월에 갑작스럽게 개시된 봉쇄조치로 친구나 가족과 떨어져 모스크바의 아파트에 격리됐다.

이 충격은 그에게 깊은 흔적을 남겼다. 스트레스성 질병을 겪을 정도로 조바심이 밀려왔다. 그러나 동시에 삶을 되돌아보고 생각을 할 시간을 갖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처음으로 삶의 속도를 늦췄다는 그는 남자친구와 함께 살고 있는 아파트를 멋진 장식품과 앤티크 가구, 화분 등으로 꾸미는 일에 에너지를 쏟았다.

″올해는 처음으로 집에 많은 시간을 들이기 시작한 한 해였다. 소품들도 사고, 집에 머물면서 내 공간에 대해 생각해보고 이를 통해 나 자신을 표현해본 거다.” 그가 말했다.

새 직장을 찾는 일을 서두르지는 않을 계획이다. 회고의 시간을 갖는 동안 그는 자신이 내년에는 로마에서 식품학 박사학위 과정에 지원하고 싶어한다는 걸 깨달았다.

러시아는 코로나19의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2차 봉쇄조치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실업률은 8월에 6.4%로 정점을 찍었고, 실업자들 중 젊은층이 22%를 차지했다.

악셀로드-골리코바씨는 대격변이 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도 있다고 믿는다. 물론 젊은 사람들이 더 쉽게 상황에 적응할 수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자원을 소중히 여기고, 그 시간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더 많이 쓰기 시작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부모님과 친구들을 알아가고 있기도 하다.”

(By Lev Sergeev, Maxim Shemetov, Maria Vasilyeva, Rinat Sagdiev and Tom Balmforth)

 

Amanda Perobelli / Reuters
조아우 비트로 카아부칸치, 19세. 정비소 직원, 사이클 선수 지망생. 상파울루, 브라질. 2020년 12월19일.

 

상파울루, 브라질

조아우 비트로 카아부칸치(19)씨는 프로 사이클선수가 되기 위해 2019년 내내 고된 훈련을 견뎌냈다. 2020년은 최고의 한 해가 될 거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그 꿈을 앗아간 지금, 그는 자동차 정비소 일자리를 구했으며 사이클선수가 되겠다는 계획은 포기한 상태다.

″사이클은 쉽지 않고, 고통스럽다. 그 고통을 즐기긴 했지만 말이다.” 그가 로이터에 말했다. ”더 이상은 그것에 의지해서 살지 않으려고 한다. 그 대신 그걸 위해 살고 싶다.”

카아부칸치씨는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로 꿈을 크게 바꿔야 했던 수백만 브라질 Z세대들 중 하나다.

브라질 비영리기구들이 자금을 지원한 조사에 따르면, 15세-29세 브라질인들 중 23%는 코로나19로 사라진 임금수입을 보전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약 60%는 공식적인 직업이 없는 전 국민에게 최저임금의 절반 가량을 지급하는 정부 긴급지원금을 신청했다.

그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첫 봉쇄조치 기간 동안 그의 부모는 옷가게 문을 닫아야 했고, 사이클 대회가 취소되자 스폰서도 그를 떠났다.

주머니 사정을 알고 있던 삼촌은 자신이 운영하는 자동차 정비소에 와서 일해보지 않겠냐고 물었다.

″그가 내 구세주였다.” 카아부칸치씨가 말했다. ”그 일자리를 잡지 않았으면 할 일도 없었을 거다. 작년에는 (사이클선수라는) 그런 꿈이 있었지만 그 시간은 지나가버렸다.”

그는 이제 하루에 8시간씩 차를 고친다. 그는 더러운 자동차 부품을 닦아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지금처럼 힘든 시기에 이 일자리 덕분에 가족을 부양할 수 있게 된 게 현실이다.

그는 2021년에 대회에 출전할 생각이다. 단, 아마추어 자격으로만.

“2021년에는 모든 게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친구와 가족을 다시 만나고, 그 친밀감을 소중히 여기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