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병원과의 갈등 끝에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국종 교수가 5일 취재진을 만났다. 이날은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의 욕설 파일이 언론에 공개된 후 이 교수가 처음으로 출근한 날이다.

이 교수는 ”병원이 계속 돈을 따오라고 요구했다”며 취재진에게 그동안의 어려움에 대해 작심 토로했다.

이 교수는 한숨을 내쉬며 ”닥터헬기 출동 의사 인력 증원 문제도 사업계획서상에는 필요 인원이 5명인데 (인력 부족으로) 1명만 타왔다”며 ”병원에서 나머지 인원은 국도비를 지원받을 경우 채용 가능하다는 조건을 달았는데 결국 돈을 따오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인력 부족으로) 간호사가 유산되고 힘들어해도 돈을 따오라고 했는데, 이제 더는 못하겠다”며 ”말을 해도 속이 하나도 시원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대화 내내 ”이번 생은 망한 것 같다” ”한국에선 안 된다” 등등 힘든 심경을 쏟아냈으며 ”병원장이라는 자리에 가면 네로 황제가 되는 것처럼 ‘까라면 까’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외상센터장 자리를 내려놓고 평교수로 돌아간 이 교수는 ”외상센터에서 나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병원은 저만 없으면 잘 될 것이라는 입장인 것 같은데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고 복잡한 상황을 토로했다.

한편, 경기도는 아주대병원을 상대로 한 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5일 경기도는 △중증외상환자 진료 방해와 진료 거부 △진료기록부 조작 등 그동안 불거진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반을 꾸렸으며 조사 후 결과에 따라 필요한 법적 조치나 대책을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