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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서 가족 인정받은 동성부부가 "기대도 안했다"며 기뻐했다

이들은 가족 자격으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함께 쓸 수 있게 됐다.

close up of wedding of a lesbian couple
close up of wedding of a lesbian couple ⓒManuel-F-O via Getty Images

대한항공이 최근 한국 국적의 동성 부부를 가족으로 인정했다. 이 가족은 ”기대도 안 했다”며 기뻐했다.

서울신문은 16일 대한항공에 가족 등록을 신청해 성공한 아콘네(부부의 영어 이름 첫 글자를 따 만든 가족 이름)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9일 캐나다에서 발급받은 혼인증명서를 제출한 한국 국적의 40대 여성 부부에 대해 스카이패스 가족 등록을 허가했다. 한국에서는 동성혼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소식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대한항공은 가족 마일리지 제도 시행 시점부터 개인 성별을 구분하는 별도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동성애를 인정하는 국가의 공식 서류를 제출하면 가족 등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콘네 역시 캐나다에서 받은 혼인증명서를 제출해 가족 등록을 마쳤다.

이에 대해 아콘네는 “‘설마 될까’ 싶었는데 오히려 너무 쉽게 인정됐다”면서 “처음엔 혹시 실수가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 취소당할까 봐 되묻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 부부는 ”그냥 어디서든 인정받고 싶었다”며 설마 하는 마음에도 가족 등록 신청서를 낸 이유를 밝혔다. 아콘네는 2013년 캐나다에서 부부의 연을 맺었지만,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여전히 남남이다. 이들은 서울신문에 전세자금 대출 등 가족 우대 정책에 병원 진료까지 번번이 가로막혔다고 밝혔다.

아콘네는 지난해 부부로서 미국 영주권을 받았으며, 이날 미국으로 이주한다. 사회적 시선은 물론 가족들의 차가운 반응도 이들을 상처입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주교 성소수자 모임을 이끄는 이들은 앞으로도 종종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아콘네는 “일부 종교계가 ‘동성애는 죄’라고 가르치며 ‘혐오를 위한 혐오’를 하고 있지만 내가 자라면서 배운 종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 활동을 시작했다”며 “동성애에 대한 천주교의 입장을 묻고 싶어 용기를 내고 있는데 여전히 쉬쉬하는 분위기에 더 슬퍼졌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아콘네는 “퀴어문화축제에 일반 시민들도 나와 응원하고 함께 즐기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느낀다”면서 “성소수자가 더이상 숨지 않도록, 이들이 고립돼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다 함께 연대한다면 우리 사회도 변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희망적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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