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9년 08월 30일 21시 07분 KST

타블로이드가 여성을 다루는 것처럼 남성을 다뤄봤다

미디어의 이중 잣대를 거울처럼 보여주는 트위터 계정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믿을 수 있는가?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또 노브라로 나타났다!

최근 등장한 트위터 계정 ‘데일리 메일’(Daily Male, 이하 일간 남성)은 타블로이드 미디어가 여성을 대상화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유명 남성의 사진을 같은 방식으로 묘사한다. 

Daily Male은 일간 남성이라는 뜻으로, 영국의 타블로이드지 데일리 메일(Daily Mail)을 패러디한 것이다.

특별 보도>> 파리를 방문한 아놀드가 폴로 셔츠에 노 브라로 화끈한 모습 보여

 

일간 남성은 더 록도 표적으로 삼았다. 

속보! 반팔 셔츠를 입은 더 록이 풍만한 가슴과 가슴골을 드러냈다

최신 소식 >>> 굴곡있는 몸매를 가리는 옷을 입고 커피와 전화를 들고 있는 크리스 에반스

 

여성 독자가 많은데도 여성의 신체를 훑어보는 투의 글을 쓰는 것으로 유명한 데일리 메일을 조롱하는 계정이다.

데일리 메일의 최근 헤드라인 중에는 ‘임신 8개월차인 앰버 로즈가 레오파드 프린트 비키니와 크롭 탑을 입고 튀어나온 배를 드러냈다’, 런던에서 열린 신작 시사회에서 ‘카라 델레바인이 팽팽한 복근을 보여주었다’ 등이 있었다.

베테랑 정치인들조차 예외가 아니다. 2017년 5월에는 테레사 메이 당시 영국 총리와 스코틀랜드 총리 니콜라 스터전의 사진을 1면에 실었다가 트위터에서 즉각 반발을 샀다.

브렉시트 따위. 누구 다리가 더 예쁘지?

 

이 두 여성은 헌법에 관해 의논하기 만난 것이지만, 데일리 메일의 헤드라인은 다리에만 초점을 맞추었다.

(솔직히 이건 타블로이드만의 문제도 아니다. 전혀 잘못이 없는 사이트는 드물고 우리 역시 잘못을 저지른 적이 있다. 몇 년 전 예전 경영진이 담당할 때, 허프포스트의 ‘옆 가슴’ 기사는 존 스튜어트의 ‘데일리 쇼’에서 자주 조롱당했다.)

데일리 메일에서 피어스 모건은 칼럼니스트고 신랄한 분석가이다(메간 마클을 자주 공격한다). 그러나 일간 남성에서 피어스 모건은 ‘유명한 모래시계 같은 몸매’를 자랑하는 남성일 뿐이다. 

단독>>> 피어스가 유명한 모래시계 몸매를 가리는 스웨터를 입었다

 

조지 클루니와의 결혼, 임신한 배 이야기가 더 많이 보도되는 인권변호사 아말 클루니에 대해 저런 헤드라인이 나왔다면 우리는 별로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저명한 인권변호사가 ISIS의 집단 학살 혐의를 조사하라고 UN에 촉구하고 있다’를 잘못 쓴 것 같다

TIME 헤드라인 : 아말 클루니가 UN에서 임신하여 튀어나온 배를 보이고 있다

 

모든 분야의 여성들은 음흉하게 바라보거나 조롱할 신체 부위의 조합인 것처럼 다뤄진다고 노팅엄 대학교의 영국학사원 박사 후 과정 연구원 자이 맥켄지는 말한다. 어떤 성취를 이루었든 상관없이. (맥켄지는 언어와 젠더를 연구하지만 일간 남성 트위터 계정과 관계는 없다.)

“이 문제를 지적할 때면 사람들은 다들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정치적 올바름의 문화가 미쳐돌아간다’ 라든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난리를 친다는 식으로 반응한다. 여성을 대상화하는 게 너무나 평범한 일이 되어서, 사람들은 그걸 인식조차 잘 못한다.”라고 맥켄지는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타블로이드가 특정 신체부위에 징그러울 정도로 집착하는 헤드라인을 쓰고 ‘보여주다’(display), ‘드러내다’(reveal), ‘휙 내보이다’(flash) 등의 단어를 쓰는 것은 해당 여성이 남들을 위해 몸을 보여준다는 관점을 보여준다. 이렇게 표현하면 해당 여성이 대상화에 조금은 동참하고 있다는 암시까지도 담긴다. 사소해 보이지만 언어는 아무리 미묘하다 해도 우리 일상에 영향을 주게 마련이다.

“여성의 신체를 분할하고 평가하는 걸 ‘정상’이라고 보게 되면, 우리는 거리를 걸어가는 여성이 남들을 위해 자기 몸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게 될 수 있다.”

이 패러디 계정이 보여주듯, 남성들은 이런 취급을 받는 일이 거의 없다.

오늘의 특종>>>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이스-T가 불타는 듯한 빨간 옷으로 유혹적인 포즈를 취했다

 

미디어의 이중잣대에 대한 글을 써온 미국 호프스트라 대학교의 PR 부교수 카라 S. 알레이모는 이 트위터 계정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여성들은 이런 취급을 받고 있고, 남성들은 그렇지 않다. 일간 남성은 그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모든 독자들이 보도의 이중잣대를 인식하고 해당 매체들을 비난한다면 우린 이걸 금방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최신! 맷 데이먼이 반바지와 샌들로 다리를 잔뜩 보여주었다

 

물론 남성 역시 대상화하는 게 해법은 아니다. 남성들 역시 그런 취급을 좋아하지 않는다. ‘매드 멘’의 주연 배우 존 햄은 꽉 끼는 바지와 운동복을 입어 성기 부분이 불룩하게 튀어나온 사진이 온라인에 돌았을 때 매우 불쾌해했다.

“괜히 은밀한 부분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 젠장, 바지를 입고 있지 않았나. 사람들이 내 성기에 대한 텀블러 계정을 만들 자유가 있다고 느낄 때, 나는 그건 아니라고 느낀다.” 햄이 2013년에 롤링 스톤에 한 말이다.

* 허프포스트 US의 기사를 번역, 편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