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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31일 16시 36분 KST

금융권 휘저은 '지라시'는 사실일까?

"세컨더리 보이콧(경제 제재)이 가해진다"

30일 금융권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에 소문, 소위 ‘지라시’가 돌았다.

뉴스 예상 시기: 미국 11월 6일 이전 (before midterm election)

뉴스 내용: 한국국적의 은행 한곳에 대한 미국 정부의 secondary boycott 제재 (북한 송금 위반)

뉴스 이유: 진척이 없는 북한과의 협상에 escape goat 이 필요. D. 트럼프는 한국때문에 북한과의 협상에 진척이 없다는 핑계를 대고 midterm 선거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시도를 한다고 함.

이 루머에 대한 근거는?

U.S. Treasury Department (미국 재무부) 에서 이미 10월 12일 관련내용을 한국내 은행들에게 입장을 전달했고, 어느 특정 은행이 제재대상이 될지는 현재 아무도 모른다고 함.

주가가 무려 20% 가까이 폭락하는데도 연기금이 투여되지 않은 이유도 이 secondary boycott 뉴스가 언제 터질지 몰라서 라고 함.

외인들이 뭇지마 매도 하고 있는 이유도 금리 때문 보다 이 핵폭탄급 뉴스 때문이라고 함.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한국 금융권이 대북제재를 위반하면서까지 북한에 투자를 고려중이고 이는 미국의 대북제재법 위반이기 때문에 미국이 한국에 제재(Secondary boycott)를 가할 것이며 이 때문에 주식시장이 급격하게 빠지고 있으며 주가 폭락 사태에도 정부는 팔짱을 끼고 지켜보고만 있단 것.

실제로 지난 17일 중앙일보는 비슷한 뉘앙스의 기사를 게재했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 은행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북투자와 관련해서 떠도는 소문을 물은 뒤 이에 대해 ‘대북제재 위반일 수 있다’는 취지로 압박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미 재무부는 한국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하나씩 짚어가며 확인했다. ‘금강산 지점 개설 준비가 사실인가’ ‘개성공단 지점은 재개를 검토 중인가’ ‘수익 중 일부를 통일기금에 기부한다는 새 금융상품을 실제 판매하느냐’고 물었다. 마지막엔 아주 상냥한 목소리로 ‘미국의 대북제재법이 살아있음을 알려드린다’며 전화를 끊었다.”

[중앙시평] ”한국 은행 개성공단 지점 내나” 美 차관 전화 저승사자 같았다

10월 17일

물론 앞서의 루머는 사실과 꽤 다른 측면이 있었다. 미국이 한국에 제재를 가하는 대형 이벤트가 벌어질 예정이라면 외국인들은 한국에 투자한 돈을 찾아 나가는 ‘셀 코리아’ 현상이 나타나야 할 텐데 그러지는 않았다. 외국인들이 10월 내내 주식을 매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채권과 선물 시장에는 돈이 계속 유입됐다. 돈이 한국 밖으로 유출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중앙일보의 보도가 사실이라고 해도 이를 곧 ‘세컨더리 보이콧‘이라고 해석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다. 미 재무부가 국내 은행에 직접 전화를 걸어 대북사업과 관해 압박을 한 것은 이례적이며 어쩌면 무례한 행위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과한 경계의 제스쳐로 봄이 타당하다. ‘세컨더리 보이콧’과 경계의 제스쳐는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중앙일보도 은행 임원과의 인터뷰 내용이라며 기사 말미에 아래와 같은 내용을 덧붙였다. 이는 한국의 대북 사업 계획에 경계를 촉구하는 일종의 ‘압박’의 신호라고 해석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

“오히려 다행인 측면도 있다. 국제금융을 잘 모르는 통일부·국토부 등이 남북사업을 마구 밀어붙여 사실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미 재무부의 예방주사를 미리 맞았으니 대북 사업이 정부 마음대로 안 될 것이다.”

 

 

지라시가 돈 다음날인 31일, 청와대 출입기자는 김의겸 대변인에게 “‘미국 정부가 우리 은행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하려고 했다’ 이런 지라시가 돌았다. 그러면 청와대가 파악하고 있기에 미국 정부가 우리 기업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거론하거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논의하거나 이런 전례는 전혀 없었다라고 저희가 봐도 되느냐”고 물었고 김 대변인은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지라시에 난 내용을 가지고 출입기자가 공식 질문하고 거기에 공식 답변해야 하는지, 그런 가치가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공식 답변을 거부한 셈이다.

미디어오늘은 이에 대해 해당 질문에 어떤 식으로 답변하든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하려고 ‘답할 가치가 없다’는 답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례적인 청와대의 ‘답변 거부‘에 대해 출입기자들은 ‘지라시를 물은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반응과 ‘이미 잘못된 시그널이 확산된 마당에 청와대가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가운데서 기자가 이에 입장을 물을 수 있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 갈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위도 이번 ‘지라시’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고 ”근거도 없는 허위사실을 퍼트리는 행위는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동에 포함될 수 있다”며 ”이번 헛소문에 대해 위법행위가 밝혀지면 엄중 조치할 것”이라며 강하게 대처할 것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