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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38.4% 안철수 34.9% : 중앙일보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새로 알게된 4가지 사실

  • 허완
  • 입력 2017.04.06 10:06
  • 수정 2017.04.06 12:43
ⓒ뉴스1

각 정당의 대선후보가 모두 결정된 지금, 대선 구도가 새로 짜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연달아 발표되고 있다. 이번에는 중앙일보의 여론조사다.

중앙일보는 6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독주체제가 끝나고 문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양강구도로 대선 레이스가 새로 짜이기 시작했다"며 "선거구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자체 조사연구팀이 4~5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29.4%, 신뢰수준 95%에서 표본오차 ±2.5%포인트) 결과를 인용해 "다자대결 시 문 후보는 38.4%, 안 후보는 34.9%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단일화 없이 현재 구도로 대선이 진행될 경우를 가정했을 때도 격차가 불과 3.5%p 차이라는 얘기다.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9.6%, 바른정당 유승민 2.7%, 정의당 심상정 2.1%, (무소속) 김종인 1.7% 순이었다.

중앙일보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민주당 경선의 승자는 안철수?

중앙일보는 지난달 18~19일에 실시했던 조사와 비교해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21.9%p 급등했다고 전한 뒤, 그 원인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안희정 후보 지지층의 상당수가 안철수 후보 쪽으로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문 후보도 지지율이 다소 올랐으나 상승 폭은 3.7%포인트에 그쳤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의 ‘컨벤션 효과’를 오히려 안철수 후보가 가져간 셈이다. (중앙일보 4월6일)

실제로 지난달 18~19일 본지 조사와 비교했을 때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전통적 보수층에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50대에서 27.8%에서 40.9%, 60대 이상에선 27.4%에서 44.6%로 뛰었다. 지역별로는 안희정 지사가 강세를 보였던 충청(25%→37.8%)과 대구·경북(21.4%→39.3%), 부산·경남(22.2%→31.3%)에서 크게 올랐다. (중앙일보 4월6일)

즉, 안희정 충남지사로 향했던 지지율 중 상당수가 문재인 대신 안철수에게 갔다는 얘기다. 안희정 지사가 중도 및 보수 진영에서 폭 넓은 지지를 얻어 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었던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20%p 넘게 오를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2. 홍준표가 버티면 문재인이 이긴다

중앙일보는 6명의 대선후보가 경합하는 다자구도 말고도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각 후보의 지지율 변동 추이를 함께 조사했다. 그 결과,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발견됐다.

만약 보수후보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홍준표와 유승민 중 누구로 단일화 되느냐에 따라 문재인과 안철수의 순위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화 이후 3자구도에서 홍준표가 나서면 문재인이, 유승민과 붙으면 안철수가 이긴다는 게 이 조사의 결론이다. 다만 그 격차가 크지는 않다.

일단 홍준표 후보로 단일화가 돼 문-안-홍의 3자 대결이 될 경우 문 후보는 41.9%, 안 후보는 40.8%를 기록했다. 두 후보가 오차범위(±2.5%포인트) 접전 양상이란 얘기다. 홍 후보는 12.2%를 얻었다.

홍 후보 대신 유승민 후보가 나서는 3자 대결에선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안 후보(45.0%)-문 후보(41.4%) 순이었다. 유 후보의 득표율은 7.4%로 홍 후보보다 낮았다. (중앙일보 4월6일)

중앙일보는 "영남권과 60대 이상 유권자의 결집력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영남권 유권자와 60대 이상 유권자들은 유승민보다는 홍준표를 훨씬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따라서 홍준표가 '탈락'하면 이 유권자들의 표가 (유승민이 아니라) 대거 안철수에게 쏠린다는 전망이다. 반면 홍준표가 보수 진영 단일 후보로 나올 경우, 이 유권자들은 홍준표를 지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안철수에게 갈 뻔한 표가 그만큼 사라지는 것.

다만 이런 구도는 성사되기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홍준표나 유승민 모두 이번 대선에 각 정당의 '생존'이 걸려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완주할 가능성이 높다. 두 정당 및 후보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단일화 역시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3. '비문 단일화'는 성사되기 어렵다

중앙일보는 소위 '비문 단일화'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문재인을 뺀 나머지 후보들이 '反문재인'으로 대동단결해 단일화를 추진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던진 것.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반대 : 44.6%

▲ 매우 반대 : 17.7%

▲ 반대하는 편 : 26.9%

찬성 : 34.7%

▲ 매우 찬성 : 11.5%

▲ 찬성하는 편 : 23.2%

모름/무응답 : 20.7%

응답자들의 지지정당 별 찬반 비율은 다음과 같았다.

▲ 자유한국당 : 64.2% (찬성) / 22.8% (반대)

▲ 더불어민주당 : 21.8% (찬) / 59.9% (반)

▲ 국민의당 : 41.7% (찬) / 39.5% (반)

▲ 바른정당 : 57.5% (찬) / 32.0% (반)

이같은 '비문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어느 후보가 적합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63.1%가 안철수를 꼽았다.

다만 이런 '비문 단일화'라는 가상의 구도 역시 현실화되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홍준표는 안철수를 '얼치기 좌파'로 비난하고 있으며, 유승민 역시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완전히 다른" 정당이라며 연대 가능성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과거이긴 하지만, 유승민이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말을 한 적이 있긴 하다.)

결론적으로 홍준표나 유승민 두 후보 모두 (자신들의 패배가 뻔한) 단일화 논의에 참여해 안철수에게 힘을 몰아주려 할 가능성이 낮다는 얘기다.

또 이같은 '비문 단일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높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소위 '반(反)문 연대'는 성사되기 쉽지 않아보인다.

4. 비호감도 1위는 홍준표, 2위는 문재인

중앙일보는 각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를 조사한 결과도 공개했다. '절대 찍지 않을 후보는 누구냐'고 질문한 것.

그 결과 홍준표(38%)에 이어 문재인이 2위(28.1%)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다른 후보들의 비호감도는 한 자릿수였다"며 "무소속 김종인(5.7%), 국민의당 안철수(4.6%), 정의당 심상정(2.4%), 바른정단 유승민(2.3%) 후보 등"이라고 전했다.

홍준표에 대한 비호감도는 호남(58.1%)과 서울(42.2%) 등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현직 경남도지사임에도 부산·경남에서 비호감도는 38.7%나 됐다.

문재인에 대한 비호감도는 대구·경북(37.6%)과 대전·충청(33.2%)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의 고향인 부산·경남에서도 비호감도는 31.8%나 됐다.

또 60대 이상의 44.8%, 50대의 34.3%가 절대 문재인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안철수 후보의 비호감도(4.6%)는 문재인 후보의 5분의 1 수준이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특히 안철수는 제주도(17.8%)를 뺀 나머지 모든 지역에서 비호감도가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달 한국갤럽이 조사한 후보별 호감도 조사와도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다.

당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안희정(56%), 문재인(47%), 이재명(39%), 안철수(38%), 심상정(31%), 황교안(24%), 유승민(22%), 홍준표(12%) 순으로 나타났다. 문재인이 안철수보다 앞섰던 것.

다만 문재인에 대한 비호감도의 연령별 분포는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당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문재인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60대 이상에서 16%, 50대에서 40%에 그쳤다. 또 문재인은 자유한국당 지지층의 99%, 국민의당 지지층의 62%로부터 '비호감'이라는 응답을 기록했다.

결국, 문재인 측의 입장에서는 이 '확장성'에 대한 고민을 진지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한편 중앙일보 여론조사의 조사방법은 다음과 같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4~5일 지역·성·연령 기준 할당추출법에 따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유선 478명, 무선 1022명)에게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전화면접 조사했다. 응답률은 29.4%(유선 24.1%, 무선 32.8%)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2.5%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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