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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까이서 본 유가족이 '충격'을 받은 이유

ⓒ뉴스1

"저게 배야? 괴물이잖아. 저 안에서 살려달라던 애들은 어땠겠느냐고"

2일 세월호 선체를 보기위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 희생자 유가족들은 갑판 쪽을 둘러본 후 충격을 금치 못했다.

416가족협의회 유가족 50여명은 이날 오전 머물고 있던 전남 목포신항만 외곽부두 천막숙소에서 출발, 30여분을 걸어 1.5㎞가량 떨어진 한 부두에 도착했다.

가족들은 10여명씩 몇 개조로 나뉘어 해양수산부측에서 제공한 선박을 타고 신항만 부두에 접안해 있는 세월호 선체 쪽으로 다가섰다.

옆으로 누워있는 세월호는 갑판 부분이 바다 쪽으로 향해 있어 부두에 머물던 가족들은 줄곧 선체 바닥부분만 지켜볼 수 있었다.

가족들이 승선한 배와 세월호 선체와의 거리는 약 300m. 멀리서도 볼 수 없던 갑판 부근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가족들은 오열했다.

선체는 한눈에 봐도 훼손이 심각했다. 여기저기 갈가리 찢기고, 찢긴 부분은 넓게 벌어져 커다란 구멍이 난 듯했다. 폭탄을 맞은 듯 잿빛으로 변한 선체는 무엇이든 삼켜버릴 듯한 괴물같은 모습이었다. 손을 대면 곧 바스라질것 같았다.

가족들 중 맨처음 배를 타고 나가 선체 모습을 살피고 온 고(故) 단원고 이영만군 어머니 이미경씨는 "보는 내내 너무나 힘들었다. 가족들 모두 꺼이꺼이 울었다. 너무 잔인했다"는 말로 참담했던 당시 심정을 토해냈다.

이씨는 "증축한 부분이 훼손이 심했다. 많이 찢기고 갈라져 있는데다 녹이 많이 슬어 커다란 구멍이 난 것처럼 보였다"며 "유령선이 따로 없었다. 거대한 괴물같았다"고 표현했다. "펄이 있다보니 새까맣지않나, 빨갛게 녹슨 게 아니라 거무스름하게 바랜 색이었다"고도 했다.

3년 전 아이들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던 이씨는 "배가 육상으로 똑바로 거치가 되면 깨진 유리창이나 다른 모습들이 선명히 보일텐데 그땐 또 한번 더 커다란 충격이 오지 않을까 싶다"며 무너지는 억장을 겨우 부여잡았다.

그는 "아이들이 유리창에 매달려 살려달라고 두드렸다더라. 철문이 휘도록 주먹으로 두드렸다던데 그걸 또 마주하면 얼마나 힘들까 싶다"고 말한 뒤 자리를 쉬 뜨지 못했다.

고 이재욱군 어머니 홍영미씨도 "처참했다"는 한마디로 심정을 대신했다. 그는 "(언론에) 나와있는 사진 그대로였다"며 "상하이샐비지 배도 보이고 배 안에 작업하는 모습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선수 쪽에서도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잘려 나간 부분이 흉물스럽게 나와있었다"며 "예상했던 모습 그대로라 눈으로 확인하면서도 침울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유가족들의 선체 참관은 해수부와 선체조사위와의 협의 끝에 전날 결정됐다.

유가족측이 갑판 쪽을 한번이라도 보고싶다고 요구하자 논의 끝에 이날 한 차례 참관이 허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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