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치매 환자인 이 엘비스 프레슬리 팬은 음악이 병을 치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 김태우
  • 입력 2017.03.22 11:29
  • 수정 2017.03.22 11:30

시드니 서부에 위치한 블랙타운 병원의 치매 병동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랫소리가 가득 울린다.

현재 78세인 존 오말리(*'션'이라고 불리고 싶어 한다.)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팬이다. 아마 그의 놀라운 댄스 실력을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감상했을 수도 있다. 엘비스의 낮은 목소리는 션의 치매 증상을 가라앉히곤 한다.

블랙타운 병원의 간호사인 케이티 콘치아토레는 허핑턴포스트 호주판에 "션이 처음 우리에게 왔을 때, 그는 굉장히 불안해 보였다. 딸이 위험에 빠졌다고 상상하며 매일 병원에서 도망치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딸에게 매일 수차례 전화를 걸어야 했다. 당시 션에게는 채워지지 않은 욕구가 있었다."며 처음 션을 만났던 순간을 회상했다.

콘치아토레는 "음악을 틀었을 때, 션에게는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그는 노래를 계속 들었고, 병원을 돌아다니며 춤을 췄다. 음악이 그를 차분하게 만든 듯하다.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을 가라앉혔다."고 말했다.

오말리는 블랙타운 병원이 시행한 '음악과 기억' 프로그램의 외향적인 성공사례 중 하나다. '음악과 기억'은 의료기관에 환자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아이팟에 가득 담아 선물하는 프로그램이다.

'음악과 기억'은 프로그램 기획자이자 사회복지사인 댄 코헨이 양로원에 아이팟을 가져다주는 영상이 화제가 되며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다.

블랙타운의 치매 병동은 지난해 프로그램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션의 이야기는 음악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의 증거이기도 하다.

음악이 치매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

음악을 세계 공통어로 쓰자는 주장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치매 환자에게 간단한 대화와 사회적 교류 사이의 경계는 옅다. 이때 음악이 힘을 발한다.

시드니 대학교의 심리학과 부교수인 뮈리안 아이리시는 허핑턴포스트 호주판에 "치매는 기억의 영역을 넘어 더욱 원대한 영향력을 미친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불안감, 방향감각 상실, 언어 기능 장애를 겪곤 한다. 이 증상들은 대화 능력과 대인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이리시 교수는 이어 "음악이 어떻게 신체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확인할 수 없지만, 음악 자체가 일종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사용되며, 치매 환자들이 인지력 감퇴에 상관없이 다른 이들과 교류를 할 수 있게 한다는 가설도 제기됐다."며 음악의 치료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음악이 주는 즐거움은 뇌 보수 체계의 활동과 연관됐다. 아이리시에 따르면 뇌 보수 체계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도 상대적으로 온전한 상태로 유지된다.

아이리시는 "음악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주고, 특정 시간이나 과거의 사람을 상기시키는 능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블랙타운 병원의 간병인들은 환자 가족과 환자만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구상한다.

이에 콘치아토레는 "어려운 일이다. 환자가 가장 좋아하는 가수를 정확히 고를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음악 형사'로 변신하곤 한다. 결혼식 때 연주됐던 노래를 기반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때도 있다."고 전했다.

음악은 치매 환자가 과거를 떠올릴 수 있는 매개체다.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높여주기도 한다.

아이리시는 어떤 음악을 선택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많은 연구들이 개별화된 음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환자의 개인 취향을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는 환자의 과거에서 특정 기억을 불러오거나 자아감을 되살리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임상 환경 속 음악 치료

사람을 활동적으로 만들고 진정시키는 음악의 능력은 음악 치료의 기반이 된다. 이 역시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사회가 고령화되면서 치매 환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에 음악 치료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콘치아토레는 "음악 치료는 일상적인 간병에 입지를 구축했다. 아이팟의 가격과 단순함 덕이다. 음악 치료는 정신적인 치료 효과도 있지만, 약물 이행에도 도움을 주고 간호 효과도 높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자가 행복할수록, 간호가 더 쉬워진다. 환자를 기분 좋게 만들수록 약을 복용하게 만드는 일이 더 쉬워진다. 이는 결과를 더 좋게 만들고 입원 기간에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콘치아토레는 이 프로그램이 다른 병동에서도 시행되어야 한다며, "다음 행보가 어떨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허핑턴포스트AU의 'This Elvis Fan With Dementia Is Proof That Music Heal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국제 #미담 #치매 #알츠하이머 #음악 치료 #음악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