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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라더니 벌써부터 시원찮은 반기문에게 과연 희망은 있을까

  • 김수빈
  • 입력 2017.01.20 11:33
  • 수정 2017.01.20 11:36
NEW YORK, UNITED STATES - DECEMBER 30: United Nations Secretary General Ban Ki-moon greets staff during his last day on his duty at UN Headquarters in New York, USA on December 30, 2016. (Photo by Volkan Furuncu/Anadolu Agency/Getty Images)
NEW YORK, UNITED STATES - DECEMBER 30: United Nations Secretary General Ban Ki-moon greets staff during his last day on his duty at UN Headquarters in New York, USA on December 30, 2016. (Photo by Volkan Furuncu/Anadolu Agency/Getty Images)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흔히들 반기문 전 10년 유엔 사무총장을 두고 '기름장어'라고 부른다. "까다로운 질문이나 복잡한 상황을 매끄럽게 잘 피해간다"는 의미로 붙었다는 별명이다.

처음에는 꽤 그럴싸하게 들렸던 이 별명은 실상 하나도 들어맞지 않는다.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계속되는 기자들의 질문에 반기문은 "나쁜놈들"이라고 격앙하면서 "앞으로 언론이 얘기해도 답변하지 않겠다"고 전혀 매끄럽지 않은 선언을 해버렸다.

그렇다고 '장어'처럼 기운찬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시차적응도 주말도 잊은 강행군을 하는 체력은 대단하다 할 만하지만 지지도 추이나 캠프 운영은 연일 김이 빠지고 있다.

이미 19일 기사 '반기문이 벌써 흔들린다'에서 캠프의 두 축인 외교관계와 MB계 사이에서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했다. 20일에는 정책 담당으로 반기문 캠프에 합류했던 곽승준 고려대 교수가 캠프를 떠났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곽 교수는 20일 경향신문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저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존경하고 개인적 친분이 있어 귀국 준비를 도왔다. 이제 귀국이 마무리되고 역할이 끝나 저는 원래의 일상 생활로 다시 돌아간다”고 밝혔다. (중략) 최근 캠프 내에서 외교관 그룹과 친이계 인사들 사이에 갈등이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곽 교수는 “(일상 생활로 다시 돌아가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 정치적 확대 해석은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경향신문 1월 20일)

곽 교수의 바람과는 달리, 모든 정황이 '정치적 확대 해석'으로 연결된다. 반기문에게 남은 길은 결국 바른정당+새누리당 추가 탈당파의 '스몰텐트' 밖에 없는 것 같다:

반 전 총장의 보수 결집 방안으로는 설 직후 새누리당 추가 탈당파와 바른정당을 묶어 60~70석 규모의 새로운 보수정당을 만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반 전 총장을 외곽에서 돕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으로 갈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설 전후 충청·수도권의 새누리당 의원 30~40명이 추가 탈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새로운 모멘텀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1월 20일)

'대선후보' 반기문의 처참한 현 성적표에 대해 가장 훌륭한 분석을 보여주는 이는 바로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이다. 1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정두언은 이렇게 말했다:

"선거는 명망가들이 치르는 게 아닙니다. 그건 겉으로 보이는 보여주기죠. 실제로는 실무역량 전략가들이 치르는 거거든요. (중략)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명망가들을 쭉 세워놓고 무슨 캠프라 그러는데 그거 사실 다 엉터리에요. 그 사람들 선거 치르는 것 아닙니다. 실무역량으로 치르는 거죠. 그러니까 반기문 후보가 그건 모르는 거예요. 지금 제가 볼 때에는 캠프가 난맥상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 이대로 가면 선거 치르기 힘들 겁니다."

정두언은 어쩔 수 없이 바른정당으로 가게 된 상황이 반기문의 가장 큰 패착이라 지적했다:

"지금 반 총장이 가장 실수를 많이 했지만 이건 실수가 아니라 가장 큰 패착이 뭐냐면 운이 없어서 정당으로 가야 된다 이것은 정말 첫 단추를 엄청나게 잘못 끼운 겁니다. 스스로를 완전히 왜소화 시켜버렸어요. (중략) 그런데 갈 데라곤 바른정당 밖에 없는데 바른정당이 지금 '새누리당 시즌2'잖아요. (중략) 스스로가 지금 말은 정치교체한다고 하고는 정권교체 프레임에 들어가고 있는 거예요."

한때는 누구나 기를 쓰고 모셔가려 했지만 이제는 바른정당에서도 "들어와서 남경필, 유승민 등과 함께 치열한 몸부림을 쳐야 한다"는 말을 하는 반기문. 이제는 정말로 대선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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