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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빅텐트'가 바른정당과의 '스몰텐트'에 그칠지도 모르겠다

  • 김수빈
  • 입력 2017.01.19 10:14
  • 수정 2017.01.19 10:18
Former UN chief Ban Ki-moon waves to his supporters upon his arrival at the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in Incheon, South Korea, January 12, 2017.  REUTERS/Kim Hong-Ji
Former UN chief Ban Ki-moon waves to his supporters upon his arrival at the 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in Incheon, South Korea, January 12, 2017. REUTERS/Kim Hong-Ji ⓒKim Hong-Ji / Reuters

보무도 당당하게 맨하탄에서 서울로 날아왔지만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캠프 내부에서는 균열까지 발생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제3지대 빅텐트'라는 그의 원대한 꿈도 조금씩 바람이 빠지면서 이제 바른정당 하나 정도나 들어갈 정도의 크기가 된 듯하다. 이미 국민의당은 "정체성, 위기관리 능력, 그분을 싸고 있는 인사들이 국민의당의 정체성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며 선을 그은 상태.

노컷뉴스는 19일 반기문이 바른정당과 '당대당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를 냈다.

반 전 총장 측은 바른정당으로의 합병 대신 '당 대 당' 통합 방식을 선호한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새누리당에서 탈당을 저울질 하고 있는 충청권 의원들과 반 전 총장 측 마포캠프 친이계 인사를 주축으로 정당 규모의 세를 형성한 뒤, 2차로 바른신당과 대등한 조건으로 합치겠다는 시나리오다. 반 전 총장 측은 이 같은 합류 조건으로 바른정당 내 공석인 사무총장 등의 당직을 포함해 캠프 인사들의 지역구 당협위원장 자리 등 '지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컷뉴스 1월 19일)

바른정당은 이제 거의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반기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정당이다. 김성태 바른정당 의원은 1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반기문 총장이 유일하게 본인이 둥지를 틀 수 있는 정당이 바른정당이라고 봐요. 들어와서 남경필, 유승민 등의 대선 주자들과 치열한 몸부림을 쳐야죠."

지난 10년동안 유엔 사무총장을 했던 분께서 이제 '몸부림'까지 쳐야 하는 신세가 되다니... 유엔에 대한 모독 아닙니까?

비록 '반반 무 많이' 반기문이라고 하더라도 바른정당 입장에서는 당세를 확장할 수 있는 호재라고 뉴스1은 설명한다:

새누리당 내 충북 출신 의원들이 반 전 총장을 따라 거취를 정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데다 대전, 충남 지역 의원들도 반 전 총장을 따라 바른정당에 합류할 것으로 점쳐진다. 새누리당 내 충청 지역 의원들은 모두 13명(충북 5명, 충남 5명, 대전 3명)으로 이들 중 정우택 원내대표(충북 청주 상당구)와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 등을 제외한 상당수가 반 전 총장과 행보를 함께할 가능성이 높다. 반 전 총장의 합류를 계기로 나경원, 신상진, 정유섭, 주광덕 등 새누리당 탈당을 미루고 있는 비박, 중도성향 의원들이 바른정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뉴스1 1월 19일)

대선 판도는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이것으로 반기문 태풍이 그대로 잠잠해질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런데 단 일 주일 만에 이렇게 무기력해지는 '빅텐트'라니 순수한 관전자의 입장에서도 김이 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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