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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묘 찾은 이한열 어머니 "종철아, 이번엔 촛불 결실..."

“해마다 내년에는 좋은 소식을 가져와야지 하고 마음먹었는데… 이번만큼은 광화문 200만 촛불이 결실을 맺어서 정말 노동자, 농민, 우리 국민들이 마음 놓고 편히 살 수 있는 나라가 돼줬으면 소원이 없겄다. 고맙네 정말.”

스물 한 살의 앳된 얼굴로 사진에 담긴 박종철 열사를 응시하며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30년, 1987년 1월14일 박종철 열사를 먼저 떠나보내고 꼬박 한 세대를 지나온 열사의 선후배와 추모객들은, 배씨의 추모사를 들으며 숙연해했다.

14일 오전 추모객 200여명은 박종철 열사의 30주기를 기리며 경기 남양주시 마석모란공원에 마련된 그의 묘역을 참배했다. 민주열사박종철기념사업회(박종철기념사업회), 서울대민주동문회 등이 ‘박종철은 살아있다!’라는 이름으로 준비한 이날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 일정의 들머리다. 묘역 기온은 영하 10도까지 내렸다.

추모객들은 최순실 국정개입 사건으로 촉발된 촛불혁명을 보며, 30년 전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열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세균 박종철기념사업회장은 “오늘 촛불시위 시민혁명을 통해서 박종철 열사의 행동하는 저항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뱍종철과 함께 끝까지 나아가자”고 외쳤다.

박종철 열사와 서른 한 학번 차이 나는 서울대 인문대학 15학번 학생 김희지(21)씨는 “우리가 발 디딘 이곳, 이 땅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신음하고 피 흘리며 숭고한 희생을 치렀는지 생각해보면 아득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대에 세워진 박종철 열사 추모비 문구를 인용해 “박종철 선배의 의지를 따라 희망의 넓이와 깊이를 고민하고 그렇게 찰나의 광경에 동참하겠다”고 다짐했다.

묘역 참배를 마친 이들은 박종철 열사가 목숨을 잃은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 마당에서 30주기 추모제를 연다. 이후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해 촛불시민들과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와 민주승리 국민대회’를 함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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