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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3차 담화에 폭발한 여론은 헌정 사상 최대규모 232만명의 집회로 응답했다

  • 원성윤
  • 입력 2016.12.04 05:45
  • 수정 2016.12.04 05:53
People march toward the Presidential Blue House during a protest calling for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to step down in central Seoul, South Korea, December 3, 2016.  REUTERS/Kim Hong-Ji
People march toward the Presidential Blue House during a protest calling for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to step down in central Seoul, South Korea, December 3, 2016. REUTERS/Kim Hong-Ji ⓒKim Hong-Ji / Reuters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6차 주말 촛불집회가 3일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서 열렸다.

박 대통령이 최근 3차 담화에서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에 미루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이에 공분한 여론이 또 다시 전국을 촛불로 뒤덮었다.

주최 측 추산 연인원 232만명, 경찰 추산 순간 최다인원 약 43만명이 전국에서 촛불을 들어 헌정사상 최대 규모 집회로 기록될 전망이다.

청와대와 시위대 간 거리는 또다시 줄어들었다. 참가자들은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지점까지 동·남·서쪽으로 행진해 청와대를 다시 한 번 포위했다.

6주째 매 주말 집회가 이어졌음에도 동력이 전혀 약해지지 않았음이 입증된 만큼 이날 상황을 지켜본 청와대와 여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1천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의 선전포고-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오후 9시30분까지 서울에 모인 연인원(누적인원)을 170만명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일시점 최다 운집인원을 오후 7시10분 기준 32만명으로 봤다.

본 행사 시작 시간대를 전후해 주변 지하철역 등에서 집회 참가 인파가 쏟아져 규모가 급격히 불어났다. 북쪽으로는 율곡로·사직로, 남쪽으로는 서울시청까지 광화문 일대 공간이 촛불로 가득했다.

지난 주말(11월26일) 5차 집회 당시 서울에 모인 인원은 주최 측 추산 연인원 150만명, 경찰 추산 순간 최다인원 27만명이었다.

겨울로 접어들어 날이 추워지는 데다, 10월29일 첫 주말집회 이후 6주째 이어지는 집회로 시민들의 피로감이 쌓이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가 결정해달라고 한 박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명예로운 퇴진'을 박 대통령에게 허락할 수 없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3차 담화의 본질은 자신이 죄가 없고, 명예로운 퇴임을 보장해 달라는 것"이라며 "즉각 퇴진이라는 국민 명령을 거부하고, 국회를 이용해 자신의 범죄행위를 덮으려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경기 평택에서 온 고등학생 김별이(18)양은 "우리는 박 대통령이 명예롭게 내려오는 것을 원하지 않고, 역사상 가장 부끄럽게 모멸감을 느끼며 내려오기 바란다"며 "주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민이라는 40대 직장인 오모씨는 "지난주에도 집회에 나왔지만, 박 대통령의 3차 담화를 보고서는 너무 화가 나서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었다"면서 "여기 있는 사람 모두 같은 마음으로 나왔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본 행사에 앞서 오후 4시부터 청와대를 동·남·서쪽으로 100m까지 에워싸는 집회와 행진이 진행됐다. 시위대가 일제히 소리치면 청와대 본관까지 넉넉히 닿을 만큼 청와대와 근접한 거리다.

이날 법원이 허용한 시위대 진출 한계는 동쪽으로 청와대 춘추관 방면 진입로인 팔판동 126맨션 앞, 남쪽으로 청와대 사랑채 인근 자하문로16길 21, 동쪽으로는 신교동로터리에서 청와대 쪽으로 들어간 효자치안센터 앞이다.

경찰은 애초 이들 구간 행진을 광화문 앞 율곡로 남단까지로 제한하고 집회는 금지했다. 그러나 주최 측이 경찰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전날 법원이 받아들여 오후 5시30분까지 해당 구간에서 집회와 행진이 허용됐다.

매 주말 집회가 거듭될수록 시위대와 청와대 간 거리는 1㎞에서 400m, 200m, 100m로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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