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정치와 데이터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2016년은 어쩔 수 없이 ‘정치 과잉’의 해다. 4월에 치른 국회의원 총선거가 멀게 느껴질 만큼 그 후 수많은 정치적 이슈들이 제기되었다. 여기서 압도적인 역할을 한 것은 데이터들이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확산되는 각종 데이터들은 그대로, 혹은 재가공되어 강력한 힘을 발휘하곤 했다. 대중의 힘을 무시해도 정치하는데 전혀 지장 없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치를 외면해서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다. 정치의 미래와 인터넷, 그리고 데이터는 어떠한 상관 관계가 있을까? 그것에 대해 분석해 놓은 좋은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1. 참여는 구성원의 자존감을 높이고 공동체 통합을 가져온다.

“헤로도토스의 표현대로 (페르시아와 아테네 사이의) 그 전쟁은 “동방의 전제주의에 대한 그리스의 시민적 자유의 승리”였다. 다리우스 1세라는 한 사람이 정치의 주인인 페르시아와 시민 모두가 정치의 주인인 아테네의 전쟁. 그 전쟁에서 아테네가 승리한 것이다. 승리의 원동력은 공동체의 통합을 만들어준 아테네 정치의 원형이었다. 동방의 신민들처럼 노예 상태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시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아테네인들은 기꺼이 전쟁에 참여했고 승리했다. 당연히 용병이나 황제의 군대와는 전쟁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랐으리라. 당시 아테네인은 자신들이 강국 페르시아의 대군을 물리쳤다는 사실에 대해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의 정치체제인 민주주의에 대해 더욱 커다란 신뢰를 갖게 되었다.” (책 ‘정치의 미래와 인터넷 소셜의지”, 예병일 저)

개인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역사 속 페르시아 전쟁이 그것을 입증한다. 전제 군주의 지도 하에 역대 최고 숫자를 자랑하던 페르시아 군대가 적은 숫자의 아테네 군대에게 패했다. 억지로 끌려온 군인들이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스스로 자신의 국가를 지키겠다는 시민들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자발적인 참여는 이렇듯 구성원의 자존감을 높이고 공동체 통합을 가져오는 법이다.

2. 집단 지성은 공존과 책임의 정치를 가능하게 만든다.

“정치의 미래와 관련,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서 우선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다수자는 비록 그 중 한 명 한 명은 훌륭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함께 모였을 때는 개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전체로서 소수자인 가장 훌륭한 사람들보다 더 훌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마치 여러 사람이 비용을 갹출한 잔치가 한 사람의 비용으로 제공되는 잔치보다 더 나은 것과 같다. 그들은 다수고, 각자는 나름대로 탁월함과 지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이 사람은 이 부분을, 저 사람은 저 부분을 이해함으로써 모두를 합치면 전체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집단의 판단은 현명하기 때문에, 최고권력은 소수가 아니라 대중 전체가 갖는 것이 정당하고 또한 좋다고 생각했다. 이처럼 우리는 스마트 소셜 시대, 웹 2.0시대의 집단지성의 단초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 현실적으로는 고대 아테네에서처럼 인간의 ‘말’을 통한 집단지성의 실현은 쉬운 일은 아니다.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의 규모도 작을 수밖에 없고, 사람들의 수많은 연설들에서 집단지성의 결론을 추출해내는 것도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스마트 소셜과 빅데이터가 플랫폼이 되는 정치의 미래에서는 이런 어려움은 해소될 수 있다. 인간의 말이 아니라 ‘데이터’를 통한 집단지성이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책 ‘정치의 미래와 인터넷 소셜의지”, 예병일 저)

다수의 사람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통치하는 모습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이상적인 정치에 가깝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집단으로 지성을 모아야 한다. 과거에는 광장에 모여 자유롭게 의견을 밝히고 토론을 벌이며 지성을 모았다. 지금은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고 SNS를 이용하면 손쉬워진다. 어느 누구든 한 집단의 운명을 좌우할 수 없을 때, 그리고 많은 사람의 의견을 모을 수 있을 때 정치 체제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다소 효율을 떨어질지 몰라도, 바람직한 형태가 된다.

3. 소셜 정치 플랫폼은 상시 책임 정치를 가능하게 한다.

“소셜 스마트 시대의 상시책임 정치는 이론적인 측면에서 소셜 신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우리가 앞에서 보았듯이 존 로크는 ‘통치론’에서 정부를 단순한 수탁자(신탁관리자)로 간주했다. 만일 정부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주권자인 국민은 언제든지 그 신탁을 철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로크의 신탁이론은 현실정치에서는 잘 작동하지 못했다. …. 현재의 한국정체에서도 4년이나 5년 만에 시행되는 정기적인 선거 때 외에는 국민이 신탁을 철회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다. 그러나 스마트 소셜 정치 플랫폼에서 국민은 이론적으로 정치인, 정당과 소셜 신탁 계약을 맺는다. 그리고 정치인과 정당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 그 신탁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힘, 즉 ‘수단’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이는 국민의 신탁계약 철회의사를 하나의 ‘지수(index)’로 측정해 보여줄 수 있는 기술 발전과, 실제로 철회를 실현해낼 수 있는 국민 개개인의 힘의 증강으로 가능해질 것이다.” (책 ‘정치의 미래와 인터넷 소셜의지”, 예병일 저)

국민들이 투표를 하고 어떤 사람을 대표자로 뽑고 나면, 다음 선거 때까지 이들에 대한 나의 위임을 물릴 방법이 전혀 없다. 그래서 정치인들은 선거 때만 유권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것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소셜 정치 플랫폼을 제시한다. 사람들의 관심과 변화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서 지수로 볼 수 있게 하고, 실제 정책에 얼마나 반영할지, 정부 구성과 교체 기준으로 활용할지 등이 정해지면 상당 부분 정치인들이 책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정치인들이 국민에게 상시 책임질 수 있는 그런 시절이 빨리 오길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허프북스 #데이터 기반 민주정치 #참여 #공동체 #집단지성 #소셜 정치 플랫폼 #상시 책임 정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