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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렴, 내 아가야, 엄마가 미안해

출혈은 일요일에 시작되었다.

많지는 않았다.

임신 첫 3개월 동안의 출혈은 정상일 수 있다는 걸 난 알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피가 옷을 적시고 침대보에까지 묻어 있었다.

라일리가 일찍 퇴근했고 우리는 병원에 갔다.

초음파 검사를 하러 가기 전에 선반 위에 화분이 있는 작은 사무실에서 등록을 했다.

나는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다. 미소를 짓는 여성이 질문을 하는 동안 손가락을 마주 비볐다.

“좋습니다. 진료 예약 기관이 있으신가 봐요?”

“네.”

내 아기를 보여줘요.

“비상 연락처로 남편분이 등록되어 계신데요, 지금도 맞나요?”

“그럼요. 당신은 괜찮아?” 나는 조용한 라일리에게 장난스럽게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의 아기이기도 해요.

“좋습니다. 다른 질문들이 더 있나 볼게요……”

내 아기는 아직 살아 있나요.

“이 정보들이 다 정확하면……”

“맞아요.”

이 아기는 괜찮은 것 같았는데

“...좋습니다. 여기서 좌회전하셔서, 표지판을 따라 긴 복도 끝 초음파실로 가시고, 비상구 직전에서 좌회전, 우회전, 좌회전을 하세요. 아시겠죠? 행운을 빕니다”

너는 운이 좋니 아가야

긴 복도. 나는 비상구로 나가버리고 싶었다. 우리는 좌회전, 우회전, 좌회전을 했다. 책상이 하나 더 있었고, 눕기 전에 서명을 한 번 더 해야 했다.

“바지를 엉덩이 둘레로 내리세요. 배에 젤을 바르시면 됩니다.”

초음파 기술자가 조용히 사진을 찍는다.

내 아기가 보이나요

“이제 방광을 비우셔야 합니다. 화장실은 복도 끝에 있어요. 돌아오시면 허리 아래는 전부 벗고 이 천을 덮으세요. 자리 잡으시면 돌아오겠습니다.”

라일리는 '같이 가줄까' 하고 묻는다. 그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 금방 다녀올게.

화장실에 가서 속옷을 내리자 피가 흐른다. 지금 나오는 피는 진하고 변기에 앉기 전에 내 허벅지 안에 묻는다. 밝은 빨간 색의 엉긴 피다. 작고 새로 생긴 핏덩어리다. 나는 심호흡을 한다.

이게 내 아기인 것 같지는 않아

닦는 데 몇 분이 걸린다. 변기와 화장실 바닥에 떨어진 나의 일부를 닦는다. 검사실로 돌아와 나는 내 몸을 내 안에 잡아두려 애쓴다. 기계에 피가 묻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

다시 눕는다. 라일리는 구석에 앉아 나를 본다. 그가 내 편이라는 건 안다. 하지만 어머니가 된다는 건 – 심지어 그게 몸 밖으로 흘러 나올 때라도 – 비통함과도 같다. 난 그걸 공유하는 법을 결코 익히지 못했다. 나는 천장만 바라본다.

기술자가 헛기침을 한다.

“엉덩이를 들고 양쪽에 두 주먹을 넣을 수 있나요? 똑똑히 보이지가 않아서요.”

나는 그렇게 하지만, 내 안에서 붉은 선 하나가 빠져나와 허벅지로 흐르는 게 느껴진다. 내 안에 잡아둘 수가 없다. 나는 사과를 하지만 그녀가 내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내 아기의 소리가 들리나요

이상한 자세고, 그녀가 초음파 기계를 내 안에서 움직이며 스크린을 보는 동안 팔다리가 떨려온다.

“보실 준비 됐나요?”

그녀는 내 앞에 거울을 들어주고, 엉덩이를 받친 불안정한 두 손 중 하나는 빼도 된다고 한다. 나는 왼손으로 거울을 들고 스크린 쪽을 향하게 한 다음 오른손 만으로 엉덩이 받치기를 유지하려 애쓴다. 쉽지 않다. 이길 수 있을 때 이겨둬야 한다.

빼낸 왼손은 아직도 떨린다.

내 아기가 안 보여

“저기 아직 주머니가 있어요. 안에는 아주 작은 태아가 있어요. 하지만 평균 보다 2주 정도 덜 자랐어요. 심장 박동이 있다면 느린 것 같은데, 박동이 있는지 말하기 어렵습니다. 지금으로선… 아직 임신 상태입니다.”

아기가 괜찮을까?

아무도 모른다. 의사에게 물어보라. 테스트를 더하자. 내일 와라.

나올 때 보니 검사 테이블에 피가 묻어있다. 나는 부끄럽다.

그 뒤 이틀 동안엔 희망이 있었다.

난 널 지키려 애쓰고 있어 아가야

그러나 결국 피는 더 빨리 나오고 통증은 더 깊어진다. 나는 화장실에서 미래가 내 밖으로 빠져 나오는 동안 흐느꼈다. 닦는 데 몇 분이 걸린다. 변기와 바닥에 떨어진 너와 나의 일부를 닦는다.

이 일이 있었을 때, 아이들이 학교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아가야 미안해 널 찾을 수 없어

나는 여성들이 왜 유산에 대해 그토록 조용한지 늘 궁금했다. 잘못된 수치라고 생각하곤 했다. 조금은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어머니가 된다는 건 비통함이다. 공유할 수 없다. 나는 구석에 앉아 나를 안정시켜주려 하는 두 눈을 바라볼 수가 없다. 하지만 그 눈이 나를 바라보는 게 느껴진다. 그 눈이 나를 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걸로 충분하다.

오늘은 하루 종일 TV를 봤다. 라일리는 일찍 퇴근했다. 딸들을 데리고 도넛을 먹으러 갔다. 친구가 ‘그릇은 돌려주지 않아도 돼’라는 쪽지와 함께 두고 간 저녁을 먹었다. 최고의 쪽지다.

유산 이후 임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걸 알고 있었는가?

한 번 유산을 해도 두 번째 유산 가능성이 높아지지는 않는다는건?

유산 이후 3개월 안에 다시 임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았는가?

혈액 중 임신 호르몬 수치가 0이 되면 곧바로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건?

유산이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걸 알았는가?

내가 태아에 영혼이 있다고는 믿지 않고, 그러니까 이 모든 슬픔은 사라진 희망 때문이지 현실 때문은 아니므로 고통이 덜해져야 마땅하다는 걸 알았는가?

12주 전에 강하게 일어나는 유산을 막을 방법은 없다는 걸 알았는가?

더 많은 여성들이 유산에 대해 이야기할수록 도움은 더 많이 받고 오명은 줄어들 거라는 걸 알았는가? 도움은 희망, 사랑, 이해를 의미한다는 걸 알았는가?

희망과 사랑과 이해가 힘이 된다는 걸 알았는가?

당신의 몸은 놀라운 기계고, 태아는 놀라운 기계고, 이 태아는 염색체 이상 때문에 오래 살 수 없다는 걸 두 기계 모두 깨달았을 확률이 제일 높다는 걸 알았는가?

즉 유산은 일반적으로 오류가 아니라, 모든 게 잘 작동한 것의 결과라는 걸 알았는가?

오늘 나는 그런 사실들을 알았다.

하지만 오늘밤 라일리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서 나는 난간에 매달려야 했다.

이 아기. 5월 12일에 태어날 예정이던 이 아기. 딸들이 그림을 그리고 저녁을 먹을 때 이름을 고르던 아기. (“엄마, 나랑 동물원에 가는 아기 그림이야.” “헤이즐은 어때?”) 내 막내가 될 예정이던 아기. 첫 아이만큼이나 새롭게 느껴졌던 아기. 나중에 올 아기가 아니라 바로 이 아기. 내가 갖지 못할 아기. 이 아기가 느껴진다. 내 피부에, 내 이 사이에서 느껴진다. 이 아기 때문에 욕지기가 느껴지고 이 아기가 사라져서 어지럽다.

아가야

나는 멈춰서서 콧속에서 아기의 냄새를 몰아내고, 내 머리카락 속에서 아기의 손을 들어내야 했다.

아가야 안녕

라일리가 계단 위에 서서 내려다 보고 있다. 그는 지금도 나를 걱정한다. 나는 내가 그를 걱정할 수 없어서 마음이 좋지 않다.

“올라와서 잘 거지, 메기? 괜찮아?”

괜찮다. 그리고 아직 안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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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핑턴포스트US의 블로그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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