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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7월 09일 10시 05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07월 09일 10시 23분 KST

김도환이 "도저히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뒤늦게 최숙현 선수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김도환 선수는 감독과 주장의 최숙현 선수 폭행 사실을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뉴스1
경주시청 철인3종팀 김규봉 감독(왼쪽부터)과 장윤정 선수, 김도환 선수가 5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2020.7.6

고 최숙현 선수 폭행 의혹을 받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도환 선수가 자신의 폭행을 인정하고, 김아무개 감독과 장아무개 주장의 폭행 사실도 폭로했다.

김도환 선수는 8일 대구에서 한겨레와 만나 “고 최숙현 선수를 폭행한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의혹을 부인한 이유에 대해선 “도저히 말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용기가 나질 않았다. 선배의 잘못을 들추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후배 선수들이 국회까지 가서 증언하는 모습을 보며 부끄러움을 느껴 용기를 냈다. 최숙현 선수에게 미안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김 선수는 최숙현 선수가 가해자로 지목한 4명 중 1명이다. 지금까지 트레이너를 제외한 김 감독과 선수 2명은 모두 의혹을 부인해왔다. 김 선수의 양심 고백이 나오면서 관련 조사와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숙현 선수는 고소장 등을 통해 김 선수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는 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감독과 주장의 폭행 사실을 증언하기도 했다. 김 선수는 “2016년 2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 남자 선수 3명이 방 안에 있는데, 감독이 우리를 불러냈다. 나가 보니 감독은 술을 마시고 있었고, 숙현이가 폭행을 당한 뒤 열중쉬어 자세를 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너희가 선배니까 (너희도) 맞자’면서 우리도 때렸다”고 말했다. 그는 “장 선수가 훈련장 등에서 최숙현 선수를 폭행하는 것도 적어도 한 달에 3, 4번은 봤다”고 덧붙였다. 또 “팀 선후배 관계가 빡빡했고, 선배가 후배를 때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한겨레
고 최숙현 선수 폭행 의혹을 받는 김도환 선수가 8일 대구에서 한겨레와 만나 자신의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감독과 주장 선수의 폭행도 사실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김 선수 본인도 중학생 때부터 김 감독으로부터 맞았다고 한다. 폭행은 주로 ‘훈육’을 이유로 이뤄졌다고 그는 말했다. 앞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직 선수 ㄹ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도환 선수도 15살 때부터 김 감독 밑에서 훈련했는데, 그때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그는 앞으로 모든 조사에서 관련 사실을 성실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그에게 자격 정지 10년 징계를 내린 바 있다.

한겨레는 김 감독과 장 선수의 해명을 들으려 전화를 걸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두 사람의 전화기는 꺼져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