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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패션위크 : 코로나19로 패션쇼가 사라졌고, 관련 업계가 위기에 내몰렸다

상당수 브랜드는 현장 행사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 허완
  • 입력 2020.09.28 15:25
프랑스인 모델 티파니 푸르니에가 폴란드 브랜드 'La Metamorphose'의 2021 S/S 컬렉션 디지털 발표회를 위한 촬영 작업에 임하고 있다. 파리, 프랑스. 2020년 9월26일. 
프랑스인 모델 티파니 푸르니에가 폴란드 브랜드 'La Metamorphose'의 2021 S/S 컬렉션 디지털 발표회를 위한 촬영 작업에 임하고 있다. 파리, 프랑스. 2020년 9월26일.  ⓒCharles Platiau / Reuters

파리 (로이터) - 스웨덴 패션브랜드 아크네 스튜디오는 지난 1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마지막으로 패션쇼를 개최했을 때 카페 주인이자 케이터링 사업을 하는 펄린 리씨에게 모델과 스텝들이 먹을 비건 라이스보울을 주문했다.

이제 그런 주문은 전부 씨가 말라버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럭셔리 브랜드들이 파티와 발표회 등을 취소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일부 세계적인 유명 브랜드들이 28일부터 시작되는 파리 패션위크로 복귀했지만, 현장 행사를 계획하고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명 전문가들, 케이터링 업체들, 그밖에도 패션 생태계의 수많은 업체들에게는 큰 타격이다. 

″기본적으로 케이터링은 사라져버렸다. 언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겨우 지난해에 주방을 확장했다는 리씨가 말했다.

(자료사진) 지난해 2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디올(Dior) 2019-2020 F/W 여성복 컬렉션이 소개되고 있다. 파리, 프랑스. 2019년 2월26일. 
(자료사진) 지난해 2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디자이너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디올(Dior) 2019-2020 F/W 여성복 컬렉션이 소개되고 있다. 파리, 프랑스. 2019년 2월26일.  ⓒStephane Mahe / Reuters

 

28일부터 시작되는 파리 패션위크에는 85개 브랜드가 참여해 여성복 컬렉션을 선보인다. 그 중 샤넬과 LVMH 소유의 크리스찬디올, 루이비통 등 고작 19개 브랜드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된 ‘프론트 로’와 함께 현장 행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다른 브랜드들은 예약을 통한 소규모 발표 행사를 갖거나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행사를 진행한다.

프로덕션 회사 ‘메피스토펠레스’의 세바스티엥 비엥은 신인 디자이너들은 극소수의 관객들을 위해 큰 행사장을 빌리거나 직전 취소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처지가 못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단골 고객사 14곳 중에서 온전한 행사를 개최하는 곳은 전무하다. 평소였다면 하나당 최소 3만에서 4만유로의 비용이 소요됐을 행사들이다.

″하루에 네 개의 쇼를 개최하고는 했다. 우리 전체 예산이 이런 행사들에서 나온다.” 비엥씨가 로이터에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브랜드들이 온라인으로 고객들을 만나려고 시도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매출이 다시 회복될 것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인 모델 티파니 푸르니에가 폴란드 브랜드 'La Metamorphose'의 2021 S/S 컬렉션 디지털 발표회를 위한 촬영 작업에 임하고 있다. 파리, 프랑스. 2020년 9월26일. 
프랑스인 모델 티파니 푸르니에가 폴란드 브랜드 'La Metamorphose'의 2021 S/S 컬렉션 디지털 발표회를 위한 촬영 작업에 임하고 있다. 파리, 프랑스. 2020년 9월26일.  ⓒCharles Platiau / Reuters

 

그가 운영하는 업체는 관중이 있는 전통적인 쇼 대신 19세기에 지어진 ‘르 마루아 호텔’에서 폴란드 브랜드 ‘La Metamorphose’를 위한 패션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이 으리으리한 호텔 측은 화려하게 장식된 공간에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행사를 개최하고자 하는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사이트 매니저 발레리 탈리브는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고 집합 제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소규모 파티를 개최하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

탈리브는 ”이 위기 동안 패션 섹터와 이벤트 업계는 잊혀졌다”고 말했다. 그의 팀원 20여명은 파트타임으로 겨우 일터에 복귀했으며, 여전히 국가의 실업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르 마루아 호텔’ 촬영장에서 만난 모델 티파니 푸르니에(25)는 잡지와 광고 등이 여전히 들어오고 있긴 하지만 자신의 일감 역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2월부터 지금까지 캣워크 쇼가 없었다.” 그의 말이다.

프랑스인 모델 티파니 푸르니에가 폴란드 브랜드 'La Metamorphose'의 2021 S/S 컬렉션 디지털 발표회를 위한 촬영 작업에 앞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다. 파리, 프랑스. 2020년 9월26일.
프랑스인 모델 티파니 푸르니에가 폴란드 브랜드 'La Metamorphose'의 2021 S/S 컬렉션 디지털 발표회를 위한 촬영 작업에 앞서 메이크업을 받고 있다. 파리, 프랑스. 2020년 9월26일. ⓒCharles Platiau / Reuters

 

몇몇 대형 브랜드들은 가능한 물리적 쇼 개최를 밀어부치려고 했다. 공급업체를 비롯한 다른 업체들을 지원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또한 디자이너들은 프로페셔널 바이어들과 미디어와의 접촉을 계속 이어가고 싶어한다.

″(현장 쇼에는) 에너지가 있고, 환희가 있고, 음악이 있고, 첫 번째 모델이 캣워크에 등장하고, 쇼의 맨 끝에 박수가 있다.” 프랑스 브랜드 AMI의 크리에이터 알렉상드르 마티우스시가 말했다. ”디지털 포맷에서는 그것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AMI는 평소의 600~700명 대신 150명이 채 되지 않는 관객을 초청해 10월3일에 쇼를 개최할 계획이다.

″(규모가 너무 작아서) 아주 근사한 결혼식 같을 거다.”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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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프랑스 #패션 #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