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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17일 14시 15분 KST

임신중지(낙태) 약물 '미프진' 등을 허용하는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의사 개인 신념에 따른 진료 거부도 인정한다.

뉴스1
모두의 페미니즘 소속 '낙태죄는 역사속으로 TF팀'이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 앞 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경고: 낙태죄 전면 폐지 집회'에서 행진하고 있다.

앞으로 의사의 수술뿐만 아니라 ‘미프진(미페프리스톤)’과 같은 약물을 사용해 임신중지를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단, 여성계가 문제를 제기해 온 의사 개인 신념에 따라 인공 임신중절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은 그대로 남았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이런 내용을 담은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내년에 시행한다. 이번 개정안 의결은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임신 초기 낙태까지 처벌하도록 한 형법상 ‘낙태죄’가 임부의 자기 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헌재는 당시 올해 연말까지 관련 법 조항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개정안을 보면, 앞으로는 의사의 수술뿐만 아니라 약물을 사용해 인공 임신중절 시술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국내 수입 불가 약품인 미프진을 수입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

의사는 반복적인 인공 임신중절을 예방하기 위해 피임 방법, 계획 임신 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또 환자가 자기 결정에 따라 인공 임신중절을 한다는 서면 동의 규정도 마련됐다.

임신에 대한 사회적 상담을 지원하기 위해 보건소에 종합상담기관도 설치된다. 성범죄 등과 관련해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이 상담기관의 상담원이 될 수 없고, 상담원은 상담의 목적을 벗어나 임신한 여성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미성년자의 경우 인공 임신중절을 하려면 보호자의 동의를 필요로하는 조항도 생겼다. 임신한 여성이 만 19살 미만이면 의사는 그 여성과 법정대리인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서면 동의를 받아 시술할 수 있다.

만 19살 미만이면서 법정대리인이 없거나 폭행·협박 등 학대를 받아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을 경우 이를 입증할 공적 자료와 상담 사실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한 만 16살 이상~19살 미만 여성이 법정대리인 동의를 거부하고 종합상담기관의 상담 사실 확인서를 제출하면 역시 시술이 가능하다.

다만 이번 개정안에는 그동안 여성계가 문제를 제기해 온 ‘독소조항’이 그대로 남았다. 의사의 개인 신념에 따라 인공 임신중절 진료 거부를 인정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응급환자는 예외로 한다. 시술 요청을 거부한 의사는 여성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대신, 임신 출산 종합상담기관을 안내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