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 수많은 작품을 남기며 1970년대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저항시인으로 알려진 김지하 시인이 8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토지문화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쯤 김지하 시인이 강원도 원주 자택에서 타계했다. 김지하 시인은 최근 1년여 간 투병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시인과 함께 살고 있었던 둘째 아들 김세희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내외가 함께 임종을 지켰다. 상태가 안 좋아져서 119를 불렀지만, 결국 별세하셨다”고 전했다.

1941년 전라남도 목포에서 태어난 고인의 본명은 김영일이다. 목포산정초등학교, 중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미학과에서 수학했으며, 1969년 ‘시인’지에 ‘황톳길’ ‘비’ 등의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1970년에는 첫 시집 ‘황토’를 출간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무기징역으로 감형됐으며, 1980년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다. 이후 1973년 소설가 박경리의 딸 김영주와 결혼했고, 1975년 아시아·아프리카작가회의 로터스상과 1981년 국제시인회 위대한 시인상, 브로노 크라이스키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1991년 명지대 학생이었던 강경대 치사 사건 이후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학생 및 청년들의 분신과 투신자살이 이어지자 고인은 조선일보에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해 진보진영의 질타를 받았다. 또한 2012년 대선에서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지지선언하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고인의 대표작으로는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의 시와 산문집 ‘생명’ ‘율려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빈소는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서은혜 프리랜서 기자 huff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