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에 이렇게 재밌는 역사가 담겨있다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무슨 막말을 했는지 모른다"
과거에도 여러 괴문서가 돌았다
공정하지 않은 계약
아름다움은 곧 자신과 세계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파악의 깊이다. 빈약한 사유를 가리는 미사여구를 구사하는 것, 기발한 표현과 문장을 창안하는 것, 독특한 비유법과 상징법을 사용하는 것이 아름다움의 몸체가 아니다. 물론 그런 것들도 포함된다. 말을 갖고 노는 재주는 시의 중요한 구성요소다. 그러나 이런 '언어적 장치'들은 아름다움의 곁가지다. 아름다움은 곧 깊은 앎의 문제다. 미당시는 그런 아름다움에 이르는가. 그렇지 못하다. 나는 한국문학의 큰 공백으로 (문학적) 지성의 빈곤을 지적해왔는데, 미당시도 예외는 아니다. 참된 아름다움은 깊은 지성의 다른 표현이다.
인터넷과 SNS가 정보와 지식의 매체로서만이 아니라 생활의 조건이자 인간관계의 양식(樣式)이 되어가고 있는 시대에 문예지가 그에 걸맞은 소통의 형식과 언어를 개발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겠다. 이제 성정치를 누락하거나 외면하고 한국문학의 인간탐구를 이어나갈 수도 없다. 그 누구보다 먼저 작가, 시인들이 이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문예지의 출현이나 문예지의 혁신은 그런 면에서 불가피하다.
바라던 대로 김기춘이 구속되었다. 그의 구속 소식을 접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이 있었다. 강기훈씨였다. 1991년 이른바 '유서 대필 사건'으로 3년의 징역을 살았던 그 사람. 분신자살한 친구 김기설의 유서를 대필해 줬다는, 다시 말하면 유서를 대필하면서까지 친구의 분신자살을 교사 내지 방조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썼던 사람. 감옥에 있던 시간은 3년이지만 재심 끝에 2015년에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기까지 무려 24년 동안을 보이지 않는 감옥 속에서 살아야 했던 사람. 이제는 침묵 속에서 간암이라는 병마와 싸우고 있는 사람. 당시 법무부장관이 김기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