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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끓이다 중태 빠진 초등학생 형제는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형제를 응원하는 후원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9.16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9.16 ⓒ뉴스1 / 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

35㎡(10.5평) 남짓한 다세대주택에서 인천 초등학생 형제는 화염과 연기를 피해 안방으로 몸을 숨겼다. 당시 형은 안방 침대 위 놀이용 텐트 안에서, 동생은 안방 책상 밑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현관문 입구 오른쪽에 있는 주방 쪽에서 불이나 가구와 벽지 등을 타고 불길이 거실로 확산하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창문과 연결된 거실에도 가구 등이 놓여 있어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치 파악 어려웠던 이유: ‘주변에 같은 이름 빌라 많아’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인천소방본부로부터 받은 신고전화 녹음내용을 보면, 초등학생인 ㄱ(10)군과 ㄴ(8)군 형제가 119에 불이 났다고 신고한 시간은 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이다. 신고자는 동생이었다. “살려주세요. 빨리 와주세요”를 외치던 ㄴ군은 빌라 이름과 동·호수를 얘기했다. ㄴ군은 신고전화를 한 지 25초가 지나자 연신 기침을 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상황실 소방관이 “밖으로 나갈 수 있겠느냐. 창문 쪽으로 피하세요”라며 대피를 유도했지만 소용없었다.

소방당국은 ㄴ군의 휴대전화 기지국 위치 등을 바탕으로 신고 위치를 파악했으나 같은 이름을 쓰는 빌라가 주변에 여럿 있어 위치를 특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고 2분 뒤인 오전 11시18분에 다른 주민 신고를 받은 뒤에야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출동했다.

형제의 집과 직선거리로 170m가량 떨어진 곳에 미추홀소방서 용현119안전센터가 있었지만, 기지국과 거리가 멀어 1차 출동대로 편성되지 않았다. 용현119안전센터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최초신고 뒤 4분만인 11시21분이었다. 허 의원 쪽은 “어린 나이의 신고자가 주소를 정확히 말하지 못하는 상황에도 신속하게 현장을 찾고 도착해 구조하는 긴급출동 지령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며 “소방당국과 시스템 개선 방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중환자실에 있는 형제, 자가 호흡 힘든 상태

소방당국은 홀어머니(30)가 집을 비운 사이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음식물의 종류 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주방에서 음식물을 조리하던 중 발화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찰이 수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화재로 중화상을 입은 형제는 일주일째 서울 한 화상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형제는 화상뿐 아니라 화재 당시 검은 연기를 많이 흡입해 자가 호흡이 힘든 상태여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형제가 건강을 회복하길 염원하는 응원과 후원 손길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들 형제 가정사와 건강과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보도가 연일 흘러나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불길이 번지자 형이 동생을 감싸 안았다’거나 ‘형제가 의식을 회복했다’는 등의 보도가 줄이었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니거나 현장에 둘만 남아 있던 형제가 아니면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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