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에 7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 수용돼 있었습니다. 12일 첫 증상자가 있었는데 자체 격리만 한 것으로 보입니다.”
25일 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대전 아이엠(IM·International Mission) 선교회(대표 마이클 조 선교사)가 운영하는 비인가 교육시설인 대전 아이이엠(IEM)국제학교 코로나19 집단 발생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2010년 문을 연 이 학교는 대전 중구의 네개 건물에 분산돼 있다. 본관은 지하1, 지상 5층 규모로, 지하에 식당, 2층에 예배당, 3~5층에 숙소가 있으며 강의시설은 주변 건물 2~3층 등에 나뉘어 있다.
7~20명 한방 생활
이 학교의 학생은 지난 11~15일 사이 전국에서 입교한 신입생 51명과 겨울방학을 보내고 지난 4일 들어온 재학생 69명 등 모두 120명이다. 교직원 38명을 합하면 총원은 158명이다. 만15~18살인 학생들은 성별로 층을 달리해 수용됐으며, 일부 방은 2층 침대와 화장실이 별도로 갖춰져 있었다. 그러나 다른 방들은 장판 바닥에 간단한 사물수납 시설이 있었고 공동 화장실·샤워실을 사용하는 구조다.
신입생들은 지난달 29일 이 학교가 연 입시설명회를 거쳐 입학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학생들은 입학금 300만원과 기숙사비·식비·교육비 명목으로 95만원을 냈다. 학생들은 유학반, 수능대비반, 검정고시반 등 수준별 학급에 배치됐다. 이에 앞서 이들은 이 학교가 입학 조건으로 한차례 이상 참가를 해야 한다고 했던 캠프에 참석했다.
방역당국의 1차 역학조사 결과를 보면, 학생들 사이에 코로나19 증상이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지난 12일 경남에서 입학한 학생이 두통 등을 호소하면서부터다. 학교 쪽은 증상을 보인 학생들을 격리했다고 한다.
12일 첫 증상에도 자체 격리만
이 학교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이로부터 열이틀이 지난 뒤였다. 이 학교 소속 학생 두 명은 지난 24일 각각 순천과 포항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학교의 연락을 받고 온 학부모들은 아이를 승용차에 태우고 주소지 인근 선별검사소로 직행했다.
방역당국은 “학부모들의 행적을 보면 학생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학교 쪽도 이런 정황을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학교 쪽이 격리 외에 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밝혔다. 정해교 국장은 “첫 증상을 보인 경남 학생은 지표환자(첫 확진자)가 아닌 것으로 추정한다. 입교 전 감염됐다면 연고지에서 발생한 다른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검사받았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다른 학생 가운데 감염자가 있었거나 출퇴근하는 교직원 5명 가운데 감염자가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하고 있다. 또 시설이 밀집, 밀폐, 밀접 등 ‘3밀’ 조건 속에서 집단생활을 해 최악의 감염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