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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4일 18시 08분 KST | 업데이트됨 2020년 12월 15일 14시 41분 KST

일부 자영업자들이 '차라리 거리두기 3단계로 올리는 게 낫다'고 말하는 이유

자영업자들은 고통스럽다.

Kim Hong-Ji / Reuters
사람으로 북적여야 할 서울 시내 한 식당 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 12월8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돌파하는 등 최근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한 논의가 분분하다.

정부는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을 비롯해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 3단계 격상은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일부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확진세가 잡히지 않는 현재 거리두기 단계에서 ‘장기적 고통‘을 겪느니 차라리 3단계 격상이라는 ‘단기적 충격’으로 상황을 극복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14일 서울 종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50대 사장 A씨는 ”이제는 확진자가 줄어드는 것 말고는 우리가 살 길은 없다. 지금이라도 3단계로 격상해 코로나19를 확실하게 잡는게 낫다”며 ”그동안 재난지원금을 준다면 그것만 받고 (영업을 중단하며) 버티겠다”고 말했다.

Chung Sung-Jun via Getty Images
서울의 한 전통시장. 2020년 12월12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사실상 ‘셧다운’에 해당하는 조치다. 병원·약국·주유소·숙박시설 등 필수 시설을 뺀 다중이용시설 대부분이 문을 닫고, 기업에서도 최소 인력을 제외한 사원들의 재택근무가 의무화된다.

음식점·카페 영업 제한 조건은 2.5단계와 크게 다르지 않다. 3단계에서는 8㎡당 1명으로 이용 인원이 제한되고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과 배달만 가능하다. 카페는 테이크아웃과 배달만 할 수 있다.

3단계 격상 시에는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잡힐 가능성이 크지만 음식점이나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돈벌이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이들 사이에서 3단계 격상 목소리가 나오는 건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아야 그나마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작은 기대감 때문이다.

종로구 또다른 고깃집 50대 사장 B씨는 ”솔직히 지금은 영업을 하는 게 안 하는 것만 못한 상황이다. 확진자 수 보면 상황이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전에도 차라리 3단계로 격상했으면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근 설렁탕집 사장 C씨(40대·여)는 ”우리 입장에서는 2.5단계나 3단계나 다를게 없겠지만 (격상하면) 코로나19는 잡히지 않겠느냐”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지금 이 상황이 우리에게 더 큰 고통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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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대문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0년 12월11일.

 

물론 다른 견해를 가진 소상공인도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이 되면 아예 수입이 사라져 희망도 없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종로구에서 짬뽕집을 운영하는 C씨(40대)는 ”지금 장사가 예년에 비해 안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점심장사라도 하니깐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것도 막으면 우리는 무엇으로 먹고 사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정부는 항상 우리에게 희생하라고만 하지 도와주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그동안 방역 조치도 믿으라고 하면서 결국 나아진 것이 없다. 3단계로 격상해도 상황은 바뀌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라도 장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식점처럼 배달영업이라도 할 수 있는 곳은 그나마 다행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용실이나 독서실, PC방 등은 영업이 중단되면 따로 수입을 올릴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3단계로 격상돼 영업을 중단하더라도 임대료나 사업자금 대출금 이자는 똑같이 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온 ”왜 코로나 전쟁에 자영업자만 총알받이로 내몰려야 하나요?”라는 내용의 청원글은 현재 14만명 넘는 사람의 동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