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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2월 08일 17시 45분 KST | 업데이트됨 2018년 02월 08일 17시 54분 KST

"국가가 기지촌 성매매 피해 여성에게 배상해야 한다" 서울고법 판결이 나오다

"국가가 기지촌 내 성매매를 방치한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정당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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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주둔지에 조성된 기지촌에서 성매매에 종사한 여성에 대해 정부가 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나왔다. 1심보다 배상 범위와 배상액이 증가했다.

 

서울고법 민사22부(부장판사 이범균)는 8일 이모씨 등 116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의 △불법적인 기지촌 조성과 운영·관리 △조직적·폭력적 성병 관리 △성매매 정당화 조장 등 행위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74명의 피해여성에 대해 국가가 각 7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1심과 달리 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 시행 이후에 격리된 여성들에 대해서도 국가의 책임을 인정해 피해여성 43명에게 각 3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의 일반적 보호의무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정부의 기지촌 운영·관리 과정에서 성매매를 조장하거나 정당화하는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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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청구소송 관련 기자회견에 주한미군 기지촌 성매매 피해 여성들이 손팻말을 든 채 참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당시 담당 공무원 등은 자치조직을 통해 기지촌 위안부에게 이른바 ‘애국교육’을 실시해 성매매업소 포주가 지시할 만한 사항을 직접 교육했다”며 ”국가는 기지촌 내 성매매를 방치한 것을 넘어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정당화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국가는 피해여성들의 성적 자기결정권, 나아가 인격 자체를 국가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삼았다며 ”피해여성들은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심에서는 전염병 예방법 시행규칙 시행 이전 일부 원고들에 대해서만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며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시행 규칙이 시행된 이후에도 속칭 컨택(접촉자 추적조사)으로 격리 수용하거나 페니실린을 강제로 투약한 것 역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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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숙 새움터 대표가 2015년 1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 국가손해배상청구소송 2차 변론기일 기자회견'에서 증거설명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국가가 한국전쟁 발발 후인 1950년경 부산, 마산 등에 연합군 위안소 5개소를 허가해 관리했으며 이후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 위안소를 설치했다며 한국 내 기지촌 미군 위안부문제를 국가가 법적 책임을 지고 피해자들에게 사죄 및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피해여성 박모씨는 선고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처음 소송을 냈을때 떳떳한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재판이 시작된 지 3년7개월 만에 오늘의 판결을 얻었다. 그러나 우리의 투쟁은 이제 시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씨는 ”우리와 함께 착취에서 벗어나지 못한 기지촌 동료들과 언니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며 ”고통의 나날을 보상받고 동료들의 아픔이 치유되고 사과받는 그날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여성 측 대리인 하주희 변호사는 ”국가가 사실상 포주 노릇을 했다는 주장이 받아들여 진 것은 의미 있다” ”또 피해 여성들이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게 한 국가의 조직적·폭력적 성병관리까지 인정됐다. 사실상 재판에서 주장해온 국가의 책임을 모두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씨 등은 1957년부터 1990년대까지 국내 미군기지 근처에 있던 기지촌에서 위안부로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에 종사했다. 이들은 정부가 기지촌을 조성하고 관리하면서 성매매를 조장하고 조직적인 성병관리 업무로 불법 격리 수용치료를 해 신체적·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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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연합 회원이 2015년 5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한국 내 기지촌 미군위안부 국가손해배상소송 변론을 앞두고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1심은 원고 중 57명에 대해서만 ”각각 5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1심은 ”중대한 인권침해”라면서도 정부가 기지촌을 설치하고 환경개선정책 등을 시행한 것은 불법행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개인의 성매매업 종사를 강요하거나 촉진·고양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성병 감염자들을 격리해야 한다는 법규가 마련되기 전에 성병에 걸린 여성들을 격리 수용한 부분은 ”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행위”라고 인정했다.

이런 1심 결과와 비교하면, 항소심은 국가의 책임을 더 넓게 인정한 것이다.(연합뉴스 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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