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앞에만 서면 숨이 턱 하니 막혀 온다는 초5 아이.
17일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아이가 마음이 너무 힘들다고 표현하는데 어른들이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라며 고모가 직접 사연을 신청한 가족의 모습이 공개된다. 초5인 아이는 가족 앞에만 서면 숨이 턱 막히고, 충분히 화장실을 가릴 수 있는 나이임에도 학교에서까지 실수를 반복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모습일 뿐. 막상 촬영을 시작한 집안 내에서는 금쪽이의 아버지와 할머니가 금쪽이 교육을 두고 충돌하는 모습이 여과 없이 아이에게 전달되고 있었다.
할머니는 ”엄마, 아빠가 가만히 놔두는데 할머니가 뭘 어떻게 하느냐”며 아들을 탓하고 있었고, 아들도 똑같이 ”그래서 어쩌라고요”라고 큰 소리로 맞서는 모습. 서로를 탓하지만 멀리서 보면 붕어빵처럼 서로 닮은 모자의 갈등은 이제 초5밖에 안 된 아이를 불안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공부를 하던 중에도 깜짝 놀라 안절부절못하던 아이는 할머니와 아빠의 사이를 중재해보려 하지만 아이의 힘은 턱없이 부족하다. 무력함을 느낀 아이는 책상 앞에 앉아 결국 눈물을 터뜨렸고, 오은영 박사는 ”제가 봤을 때는 (화장실 실수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라며 어른들에게 원인이 있음을 지적했다.
오은영 박사는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억압을 받았던 아버지가 성인이 되어서도 어머니와 갈등을 빚고 자신의 아이를 대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것에 대해 ”어린 시절 해결되지 못한 갈등은 자녀 양육 시 어려움으로 표현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자녀를 대하며 어려움을 느낄 때는 반드시 나와 부모의 관계를 되짚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 교육에서 출발한 아버지와 할머니의 갈등이 오히려 금쪽이 성장에 큰 해악을 미치고 있는 것을 보고 ”진짜 변화가 한 단계라도 시작돼야 할 때”라며 아이 교육을 위해서라도 가족 갈등이 해소돼야 함을 지적했다.
주된 보호자가 자주 다툴 때, 이는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오은영 박사는 2016년 동아일보 칼럼에서 ”(아이는 부모가 자기 때문에 다툰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부모에게 도리어 미안해한다”라며 ”받지 않아도 될 죄책감과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은영 박사는 대화 끝에 합의를 이루는 모습은 아이에게 중요한 사회적 기술을 알려줄 수 있으나 ”그런 상황(감정적 다툼)이 계속되면 아이는 극도로 불안한 상태가 되고, 결국 건강도 해치게 된다”고 말했다.
곽상아 : sanga.kwak@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