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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나'는 어떻게 나를 더 나은 부모로 만들었나

  • 강병진
  • 입력 2017.01.17 10:45
  • 수정 2017.01.17 10:46

*이 글에는 애니메이션 '모아나'에 관한 스포일러가 아주 많습니다.

지난 주 나는 딸과 친구들을 데리고 디즈니의 '모아나'를 보러 갔다. 디즈니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아주 재미있었지만, 이 이야기는 내겐 특별했다.

(스포일러 주의) 영화가 끝날 무렵 모아나와 반신반인인친구 마우이는 신비한 심장을 테 피티 섬의 여신에게 돌려주려 하다 무서운 용암 괴물을 만난다. 그들은 용암 괴물이 그들의 임무를 마치는 걸 방해하려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맞서 싸워보지만 소용이 없다. 괴물의 분노만 더 커질 뿐이다. 곧 모아나는 무시무시한 괴물이 사실은 테 피티의 여신이라는 걸 깨닫는다. 심장을 잃었기 때문에 무서운 용암 괴물이 된 것이다.

모아나는 직관과는 완전히 반대되지만, 강력하고 효과적인 행동을 한다. 강하고 차분하게, 두려워하지 않으며 괴물에게 "너의 진짜 모습을 안다"고 말한다.

이 친절한 행동은 괴물을 차분하게 만들고, 괴물은 모아나에게 다가와 심장을 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괴물은 테 피티 섬의 여신으로 다시 변신한다.

무서워하는 딸을 다리 위에 안고 영화를 보던 나는 이 마지막 장면이 육아의 완벽한 비유라는 점에 감탄했다. 일상 생활 속에서 아이들은 분노를 터뜨린다. 비이성적이고 사나우며, 가끔은 통제력을 완전히 잃곤 한다. 용암 괴물처럼 되어 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즉 우리의 아이가 '심장을 잃을 때면',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는지가 중요하다. 공포로 대응하는 방법이 있다. 사랑을 주지 않고, 맞서 싸우고, 제정신을 차리게 만들며 아이의 감정적 '용암'을 막으려 헛된 시도를 할 수도 있다. 이런 전략들은 가장 급할 때도, 장기적으로도 먹히지 않는다.

'모아나'에서처럼, 이런 전략을 쓰면 아이들의 '용암'이 더 커지고 격렬해진다. 우리는 패배감과 탈진을 느끼게 되며, 아이들과 공감할 수 도 없게 된다.

아이들의 분노는 도와달라는 요청이라는 걸 이해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모아나처럼 행동해야 한다. 현실을 파악하고 두려워하지 않으며, 사랑과 공감을 가져야 한다.

아이들이 우리에게 상처를 주려고 끔찍한 말을 내뱉고 정신줄을 놓아버릴 때가 우리의 힘과 공감이 가장 필요한 순간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우리는 아이들의 진정한 모습을 믿고, 아이들의 편에 서야 한다.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괴물이 있다. 위협, 피로, 굶주림을 느끼면 괴물이 고개를 든다. 우리는 아이들의 '괴물' 아래의 진짜 모습을 보고, 아이들 내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 아이들이 최악의 행동을 할 때 어쩌면 아이들은 '심장을 잃은'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그 심장을 돌려 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다음 번에 내 딸이 난리를 피울 때면 나는 이 강력한 장면을 기억하고 '모아나라면 어떻게 할까?'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도 안 되면 일단 노래를 들려줄 생각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컨트리뷰터 Dahlia Greenbaum이 쓴 'How ‘Moana’ Made Me A Better Paren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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