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라도 용기 내 사과한 후배와 넓은 마음으로 잘못을 용서한 캡틴. 결국 한팀으로 다시 축구장에 모였다. 손흥민은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고 있었지만,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며 환하게 웃었다.
축구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선수 공식 훈련에 앞서 취재진들 앞에 섰다. 전날인 19일 환한 미소로 입국장에 들어왔던 이강인은 이날 언론 앞에서 긴장한 듯이 굳은 표정을 보였다. 이강인은 20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축구 팬들에게 간단하게 말을 전했다. 약 1분 43초 분량의 '대국민사과'였다.
긴장한 듯이 입술을 꾹 다물고 있었던 이강인은 "일단 이렇게 많이 찾아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먼저 이번에 이렇게 기회를 주신 황선홍 감독님께 감사 인사드린다"고 운을 뗐다.
이강인은 "아시안컵 기간 너무 많은 사랑, 관심, 그리고 너무 많은 응원을 해주셨는데 그만큼 보답해 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일단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저도 이번 기회로 너무 많이 배우는 기간, 모든 분들의 쓴소리가 저한테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많은 반성을 하고 있는 기간인 거 같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앞으로는 좋은 축구선수뿐만이 아니라 더 좋은 사람, 그리고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더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그런 사람이, 그런 선수가 될 테니까 앞으로도 이 대한민국 축구 많은 관심, 응원 부탁드리겠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미소를 지으며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강인이가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며 "사과를 하는 용기 있는 자세를 보여줘서 선수들이 그 마음을 잘 받아줬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전날인 19일 모든 선수가 다 같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이 모든 선수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뭘 잘못했는지 말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이라며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강인이 영국 런던으로 찾아와 사과한 것에 대해서도 "누군가가 먼저 사과를 하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며 "강인이가 그런 용기를 내줘서 한 팀으로 뿌듯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모두가 실수하고 실수를 통해 많은 걸 배운다"며 "어린 선수인만큼 더 단단해지고 대표팀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아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인이가 더 멋진 선수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펼친다. 이후 26일에는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4차전을 치른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