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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수준" IT노조가 '집게손=남성혐오'라는 의견 수용하고 젠더 갈등·신상털기 부추긴 넥슨을 강하게 비판했다

"단순한 오해로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키운 건 게임업계"

반쪽 하트를 만드는 손을 '남성 혐오'의 표시인 '집게손'이라는 의견을 수용했던 넥슨이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이하 IT노조)의 규탄을 받았다. 앞서 넥슨 측은 해당 '집게손' 그림에 대해 "여성 페미(페미니스트) 작가가 의도적으로 영상에 남성 혐오의 상징을 넣은 것"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의견을 받아들여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그림을 그린 외주 업체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바 있다.

넥슨코리아 본사 앞, ‘집게 손 모양’을 했다는 이유로 ‘남성 혐오’ 논란이 제기돼 지난 25일 비공개된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버전의 홍보 애니메이션 장면. ⓒ뉴스1, 메이플스토리
넥슨코리아 본사 앞, ‘집게 손 모양’을 했다는 이유로 ‘남성 혐오’ 논란이 제기돼 지난 25일 비공개된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버전의 홍보 애니메이션 장면. ⓒ뉴스1, 메이플스토리

1일 IT노조는 성명을 통해 "단순한 오해로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키운 건 그야말로 게임업계였다"라며 사실확인 없이 허황된 '페미 사상 검증'에 대한 책임만 회피하기 바빴던 넥슨을 비판했다. 노조 측은 "해당 영상의 외주 제작을 담당했다고 알려진 업체 '뿌리'와 협력관계에 있던 게임 및 게임사들이 연달아 사과문을 발표하고, 그 끝에 결국 '뿌리' 측에서 제작 담당 직원의 작업 중단 조치를 포함한 사과문을 발표"하게 된 이번 사태가 "게임업계의 또 하나의 커다란 흑역사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넥슨이 "아무런 문제도 저지르지 않는 일개의 외주 업체를 게임업계 차원에서 희생양을 삼"았음을 꼬집은 IT노조는 "언론은 후속 보도를 통해 해당 영상은 한 개인이 조작하거나 남 모르게 은근슬쩍 끼워넣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공정으로 만들어졌음을 밝혔다", "게임업계가 지목하여 조리돌림하듯 사과문에 언급했던 업체조차 실상 해당 영상의 문제 제기된 부분과 무관한 업체임이 밝혀졌다"라며 비판을 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유출된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홍보영상의 콘티

이번 해프닝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꼬집었다. 노조 측은 "넥슨은 가장 먼저, 가장 깊게 반성해야 한다. 참담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게임업계의 무책임과 무분별을 처음 드러낸 곳이 바로 넥슨이었기 때문이다"라며 "페미니즘 지지 견해를 밝혔다는 이유만으로 게임 성우를 교체한 2016년의 ‘넥슨 성우 교체사건’은 페미니즘을 표적삼은 사상검증의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IT노조는 "무엇보다도 피해 노동자와 피해 업체에 대한 적절한 사과와 회복 조치가 매우 빠르게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 "사실 무근의 문제제기를 분별없이 받아들여 사과를 남발하고, 특정 업체나 노동자를 집단적으로 괴롭히는 데에 급급한 미성숙한 태도는 한국 게임업계, 그 중에서도 넥슨의 규모와 영향력에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문혜준 에디터 / hyejoon.moon@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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