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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은 갑작스런 복통…” 동물원 탈출해 시내 활보하다 붙잡힌 얼룩말 ‘세로’의 짝꿍 ‘코코’가 4개월 만에 돌연사했다

4개월 만에 '코코'가 돌연 숨졌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얼룩말 ‘세로’와 ‘코코’의 모습. 지난 6월 어린이대공원으로 옮겨온 코코는 지난 16일 새벽 숨졌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제공
서울어린이대공원 얼룩말 ‘세로’와 ‘코코’의 모습. 지난 6월 어린이대공원으로 옮겨온 코코는 지난 16일 새벽 숨졌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제공

부모 얼룩말이 차례로 죽은 뒤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동물원을 탈출했던 얼룩말 ‘세로’의 새 여자친구 ‘코코’가 돌연 숨졌다. 세로의 짝이 돼 서울어린이대공원으로 옮겨온 지 4개월 만이다.

서울어린이대공원은 24일 그랜트얼룩말 코코가 지난 16일 아침 6시10분 갑작스레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광주 우치공원에서 어린이대공원으로 전입된 코코는 지난 3월 탈출했던 세로와 짝꿍이 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코코는 지난 11일 아침 복부가 부풀어 오르고 일어서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어린이대공원 동물원 수의사와 사육사들이 진료와 처치를 하고, 다른 동물원과 말전문병원 등 관계기관의 자문과 협력을 받아 치료를 병행했으나 병세가 호전되지 않아 15일 오후 수술을 결정했다. 이후 16일 새벽 경기 이천의 말전문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코코는 병원 도착 직후 숨을 거두었다고 동물원 쪽은 밝혔다.

지난 16일 돌연 숨진 서울어린이대공원 얼룩말 ‘코코’의 모습. ⓒ서울어린이대공원 제공
지난 16일 돌연 숨진 서울어린이대공원 얼룩말 ‘코코’의 모습. ⓒ서울어린이대공원 제공

부검 결과 코코의 사인은 산통(colic)에 의한 소결장 폐색 및 괴사로 확인됐다. 산통은 위장관 운동의 이상으로 배에 경련이 오는 복통을 뜻한다. 어린이대공원은 “말은 해부학적으로 장을 잡아주는 장간막이 잘 발달되지 않아 장이 쉽게 꼬이거나 움직일 수 있는 예민한 동물이다. 산통은 말에게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라고 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빨리 달려야 하는 특성으로 위가 작고 소화의 대부분이 대결장에서 이루어져 변비 산통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얼룩말은 야생동물의 특성상 말보다 증상 발현이 늦고, 임상 증상을 보이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진단이 쉽지 않다는 게 공원 긴급자문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자문회의에 참석한 이인형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는 “안타깝게도 야생동물 특성상 질병의 진행 정도나 수술 등 예측이 어려워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린이대공원은 “증상이 생기기 전날에도 코코는 이상 징후 없이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한겨레 손지민 기자 /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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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어린이대공원 #얼룩말 세로 #코코 돌연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