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잼버리 콘서트 출연을 요구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에게 일침을 날렸다.
탁현민 전 비서관은 10일 인스타그램에 "BTS는 누가 데리고 다닌다고 끌려다니는 아티스트가 아니다"며 "실은 어떤 아티스트이든 그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탁 전 비서관은 "성일종 씨는 본인이 연예인 대체복무를 주장했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양인데 BTS는 한 번도 대체 복무를 요청한 적이 없다"며 "내가 알기로 오히려 군 복무를 성실히 수행하려는 의지가 컸고 지금 그렇게 하고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연예인 대체복무에 대해 "연예인 특혜가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병역의무로서 논의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것을 마치 본인이 BTS를 위해 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오히려 BTS를 황당하게 만드는 말일 뿐"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군대 보낼 때는 언제고 또 이러한 잼버리 대회에서 문제가 나오니까 수습을 BTS 보고 하라고 하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섭섭해하시는 것 같다"며 "사실 BTS의 병역면제에 대해서 20대, 21대 법안을 내고 군을 면제하자고 했던 의원이 바로 제가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탁 전 비서관은 "아티스트가 대중 앞에 서기 위해서는 여러 준비가 필요하다"며 "그냥 인원수에 맞춰 마이크 던져주고 국가를 위해서 노래하라! 하면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 스스로가 갖추어야 할 연습과 노력뿐 아니라, 안정된 무대, 충분한 리허설, 세심한 연출, 그리고 헌신적인 스태프들까지 갖추어져야만 그들을 무대로 호명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것을 갖추고 난 이후에야 그들에게 부탁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 정부에서 BTS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다"며 "파리 특별공연, UN 특별영상과 연설, 첫 번째 청년의 날까지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주고 노력해 주었다"고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그 모든 행사들은 사전에 기획되었고, 소속사는 물론 멤버들 각자들과도 충분한 시간을 가지며 논의 되었고, 그들의 의사를 반영해 형태를 결정했고, 여러 전문가들의 헌신과 수고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 모든 준비의 과정을 모르거나 생략한 체 그저 우격다짐으로 출연을 종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폭력"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문화예술과 아티스트들을 어떻게 배려해야 하는지, 어떤 때 부탁해야 하는지,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거든 모쪼록 그냥 놔두길 바란다"며 "차라리 그들을 그냥 놔두는 것이 그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국방부는 BTS가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세계잼버리 대회에서 공연할 수 있게 지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BTS 팬클럽인 아미는 파행 중인 잼버리를 왜 BTS가 수습해야 하냐며 "공권력 갑질"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