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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고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쿠팡 로고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소비자들이 쿠팡에서 물건을 살 때 참고하는 리뷰(상품평) 상당수가 전문 업체가 모집한 아르바이트생들의 ‘작업’ 결과물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한겨레>가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을 통해 확보한 ㅈ 마케팅 업체 내부 문건과 쿠팡 판매 상품에 달린 리뷰를 대조한 결과, 현재 쿠팡서 판매 중인 한 앞치마에 달린 리뷰 200여건 중 최소 50건이 이 업체 손을 거친 ‘가짜 리뷰’로 나타났다. 이 문건엔 ㅈ 업체가 지난 8월29일부터 9월13일까지 약 2주간 ‘알바’를 시켜 쿠팡 입점 5개 품목에 단 리뷰 190건 작업 현황과 구매 대금 환급 내역 등이 담겼다.

이 업체가 작업한 190건의 리뷰는 대부분 각 품목 상품평 최상단에 노출돼 있었다. 업체 쪽에서 사진 갯수와 리뷰 길이 등 상품평 상단에 배치될 수 있는 알고리즘을 분석해 리뷰 작성을 지시한 결과였다. 가족 명의 아이디를 추가로 등록해 두탕 알바를 하거나 총 작성 리뷰 수가 800개가 넘는 ‘파워 리뷰어’도 포착됐다. 조작된 상품 별점과 리뷰로 구매를 유도하는 플랫폼 경제의 허점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쿠팡 본사 건물. 출처 : 뉴스1
쿠팡 본사 건물. 출처 : 뉴스1

리뷰 작성은 알바들이 우선 물건을 주문하고 ㅈ업체가 리뷰 의뢰인한테서 비용을 받은 뒤 진행됐다. 상품 사진 4개 이상을 첨부한 리뷰 작성 사실이 확인되면, ㅈ업체는 의뢰인에게 리뷰 1개당 작성료 3500원을 받아 1000원을 알바에게 건넸다. 경우에 따라서는 돈 받은 뒤 리뷰 작성이 이뤄지기도 한다. ㅈ업체 김아무개 부장은 “짧은 기간에 많은 리뷰가 집중되면 알바로 의심받을 수 있어서 시간을 두고 나눠서 작업을 진행한다”고 했다.

쿠팡의 알고리즘은 작업 리뷰를 상단에 배치하기에 유리했다. 쿠팡 플랫폼에선 ‘최신순’이 아닌 ‘베스트순’으로 리뷰를 정렬하는 게 기본값이다. 리뷰별 글자 수, 작성자의 전체 리뷰 수, 다른 이용자들이 ‘도움이 돼요’를 누른 수 등을 종합해 상위 노출이 결정됐다.

ㅈ업체가 작업한 앞치마 상품평 최상단 노출 리뷰 5건 중 4건 속 이름이 이 업체 내부 문건 속 이름과 일치했다. 출처 : 한겨레
ㅈ업체가 작업한 앞치마 상품평 최상단 노출 리뷰 5건 중 4건 속 이름이 이 업체 내부 문건 속 이름과 일치했다. 출처 : 한겨레

조작 리뷰가 기존의 낮은 평점이나 부정적인 리뷰를 밀어내는 경향성도 확인했다. 실제로 이 업체가 손을 댄 앞치마에 달린 리뷰 254개 가운데 맨 앞 페이지에 뜨는 댓글 5개 중 4개의 작성자 이름이 엑셀파일 속 알바 이름과 일치했다. 맨 위에 노출된 리뷰를 작성한 ‘박*진’씨는 9월5일 투입됐다. 이날 작업용 물건을 주문했다는 뜻이다. 박씨가 리뷰 작성을 마친 것은 9월8일이었다. 박씨는 9월10일 카카오뱅크 계좌로 배송비를 포함한 물건값 7500원을 페이백(환급) 받았다. 모든 절차가 엿새 만에 일사천리로 끝났다. ‘하*주’, ‘김*연’, ‘이*정’ 등 2~5위 리뷰 작성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상위 노출 리뷰 5건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우선 직접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이 다섯 장 이상씩 첨부돼 있었다. ‘원래 쓰던 것이 낡아서’, ‘이사를 하느라’, ‘기분을 내고 싶어서’, ‘문화센터에서 쓰려고’ 등 구매 이유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버클로 목 끈 길이를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주머니가 넉넉하다’, ‘방수 코팅 가공이 되어 있다’ 등 비슷한 특징을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전문업체에 리뷰 작성자 모집을 맡긴 적 있다는 한 쿠팡 입점 화장품회사 판매자는 <한겨레>에 “업체에 의뢰할 때 판매자가 리뷰에 꼭 들어가야 할 키워드를 직접 정해주기도 하고, 업체 쪽에서 ‘폼클렌징 리뷰엔 이런 키워드가 포함되는 게 좋다 ’고 먼저 제안하기도 한다 ”고 말했다.

쿠팡에서 판매 중인 한 앞치마 리뷰 중 가장 위에 노출된 리뷰(위)의 작성자 이름과 ㅈ업체 내부 문건 속 작업 참여자 이름이 일치한다. 출처 : 한겨레 
쿠팡에서 판매 중인 한 앞치마 리뷰 중 가장 위에 노출된 리뷰(위)의 작성자 이름과 ㅈ업체 내부 문건 속 작업 참여자 이름이 일치한다. 출처 : 한겨레 

‘작업 리뷰’를 작성하고 받은 제품들로 의·식·주를 두루 해결하는 게 아닌지 의심이 가는 사례도 있었다. 쿠팡에서 리뷰 작성자 프로필을 클릭하면, 해당 작성자가 남긴 리뷰를 모아 볼 수 있다. 앞치마 리뷰 최상단의 ‘박*진’ 작성자가 2일까지 남긴 리뷰는 모두 236건에 달한다. 10월 1~2일 단 이틀 동안에만 ‘스탠드 액자’, ‘캡슐 세럼’, ‘학생용 삼성전자 휴대전화’, ‘반려동물 습식 식기’, ‘연평도 꽃게’, ‘마스크팩’ 등 6개 품목에 리뷰를 남겼다. 이름 세 글자를 모두 공개해 쿠팡으로부터 ‘실명 리뷰어’ 인증 뱃지를 받은 ‘이*정’ 작성자가 남긴 리뷰는 무려 874건에 달했다.

전문업체에 ‘작업 리뷰’ 작성을 의뢰한 적 있다는 한 쿠팡 입점 건강기능식품 판매자는 “누가 봐도 ‘작업 리뷰’로 도배된 경쟁 상품이 페이지 상단에 노출되는 걸 보면 업체를 쓰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화장품 판매자도 “꼭 순위를 높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경쟁 판매자가 일부러 제품을 구매한 뒤 악성 리뷰를 남기거나 실제 돈을 주고 물건을 산 소비자가 황당한 이유로 악평을 달면, 그런 리뷰를 아래로 내리기 위해서라도 업체를 통해 작업 리뷰를 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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